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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이마트가 공개한 통계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과일은 딸기와 포도였다. 2019년까지는 사과와 감귤이 1, 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2020년부터 딸기와 포도 매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에는 아예 1, 2위로 급부상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유가 뭘까? 이마트는 귀차니즘 때문이라고 보았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껍질을 칼로 깎거나 손으로 벗겨 먹어야 하는 사과와 감귤 소비가 줄고 상대적으로 먹기 편한 딸기와 포도가 이 자리를 대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인머스캣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껍질과 씨를 뱉어내야 하는 전통 품종인 거봉, 캠벨, 머루는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중이다.
여기에 딸기와 포도가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신품종이 잇따라 출시된 점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게 이마트의 분석이다.
딸기는 가장 대중적인 품종인 설향 외에도 금실, 킹스베리, 장희 등 프리미엄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프리미엄 품종 비중이 37%까지 뛰었다. 그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 분석에 상당부분 동의한다.
사실 무조건 귀찮아서 과일 매출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귀찮음도 큰 역할을 했겠지만, 이렇게 편리함을 추구하며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봐야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면 스스로를 위한 여력이 늘어난다. 시간적 여력도, 마음의 여력도 늘어날 수 있다. 그러니 충분히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개념을 우리는 “편리미엄” 이라고 지칭한다. 편리함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대다. 그만큼 스스로를 위해 여력을 확보하려면, 당연하게도 편리함이 필요하다. 즉, 이런 추세는 계속해서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뜻이다.
프리미엄 품종 역시 스스로를 위한 소비의 연장선으로 보면 좋다. 기존보다 더 나은 선택지를 소비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마음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합리적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이 개념을 바탕으로 적성선에서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르는 게 기준이 되고 있다.
과일의 지형도 변화는 아마도 “스스로를 위한 소비”, 즉 미코노미와 큰 연관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도 대중들이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소비의 중심이 될테니 말이다.
사진/이마트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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