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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할 때였다.
A브랜드의 빅 프로젝트(Big Project: 당시 회사에서는 1년 마케팅 예산이 50억 원이 넘으면 빅 프로젝트라고 불렀다)를 앞두고 관계부서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디자이너, MD(Merchandiser: 상품화 계획 혹은 상품 기획 전문가), 소싱(Sourcing: 상품 공급 관련 전문가) 팀 관계자들이 모여 계획과 실행 안에 대해서 차례차례 이야기를 했다. 마치 대학교 전공강의를 듣듯 모두들 조용히 집중해서 들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팀의 차례가 왔다. 그런데 그전까지는 가만히 듣기만 하던 사람들이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 시작했다. 순간 모두가 본인의 직분을 버리고 마케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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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부분의 마케터는 이런 일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마케팅은 단소가 아닌 리코더와 같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단소는 어느 정도 연습을 한 사람만이 소리를 낼 수 있지만 리코더는 누구라도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이니 모두가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것이 듣기 싫은 소리인지는 모른 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케터의 전문성은 끊임없는 증명의 영역에 속한다. 즉 리코더로 압도적인 소리를 들려주어야만 그냥 소리만 낼 수 있는 일반인과 구분이 될 수 있고 비로소 전문가로 인정받는 것이다.
마케팅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필립 코틀러의 말을 빌려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고객의 가치를 탐구/창출/전달하는 활동
마케터가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람(고객)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철학적 사고, 가치의 변화를 캐치하는 트렌드 세터적 감각, 활동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증명할 수 있는 수학자의 숫자 감각으로 본인의 전문성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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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케터의 자격증은 다름 아닌 본인이 증명한 결과이고, 증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마케터가 전문가인지 물어본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할 것 같다.
마케터는 끊임없이 증명하는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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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선생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