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어싱’이 트렌드가 되어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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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싱(Earthing)에 대해 아시나요? 

지구를 뜻하는 earth에서 유래된 어싱은 맨발 걷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아마 평소에 등산을 하던 분들은 어싱이란 단어는 몰랐어도 어싱에 대해 아셨을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등산을 하다 보면, 산을 맨발로 오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일부 사람에 한정되었던 어싱이 지금 핫한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어싱에 대한 언급량이 2023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검색량에 대해 알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봐도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출처 : 썸트렌드(2020.11 ~ 2023.09)

그렇다면 왜 ‘어싱’이 이렇게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등산 트렌드의 여파.

2020년에 등장한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실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에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고립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평생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실외에서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할 수 있는 활동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표적인 운동이 골프, 테니스 그리고 등산이었습니다. 실제로 아래의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이 등산에 대한 언급량이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만 따로 비교하면 2019년 대비 무려 약 4배가 증가했죠. 

검색어 : 등산

앞서 말씀드렸듯이 등산을 할 때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어싱’이었습니다. 등산을 처음 시작 할 때는 어싱을 할 생각을 못합니다. 하지만 점차 산을 타는데 익숙해지고, 지속적으로 맨발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어싱에 대한 이해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등산을 통해 높아진 어싱에 대한 인지도가 뒤에 말씀드린 2가지 요인과 결합하며 어싱의 유행을 만들게 됩니다. 

두 번째. 고물가 시대의 여파

코로나 19가 끝나고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고물가 시대가 왔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 것이죠.

실제로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1년까지 잠잠했던 고물가에 대한 언급량이 2022년 6월부터 급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색어 : 고물가

물가가 낮고 돈이 많았을 때는 비싼 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골프였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가성비 운동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어싱이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표를 보면 어싱에 대한 언급량이 증가한 시기가 고물가에 대한 언급량이 증가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2022년 6월 이후죠. 맨발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어싱에 대한 언급량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2023년에 따뜻한 봄이 오자 바로 2022년 언급량을 회복하였습니다. 

등산은 아무래도 ‘산’을 가야 하고 골프에 비해 싸다고 하지만 등산복, 등산화 등 최소한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싱은 신발이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산에 갈 필요가 없죠.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것입니다.

출처 : 썸트렌드

그래서 썸트렌드에 따르면 어싱에 대한 연관어 순위에 장소 관련 최상위 연관어로 공원이 등장합니다. 언제나 가벼운 마음으로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나가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어싱이라는 것이죠.

세 번째. 고령화 사회가 되며 갈수록 중요해지는 ‘건강의 가치’

처음에 봤듯이, 맨발로 걷는 어싱이 데이터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등산’과 비교하면 아직 굉장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등산에 대한 언급량은 52,421인데 반면, 어싱은 1,471에 불과합니다. 등산이 35배 더 많이 언급되었죠. 약 3%입니다.

그런데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 검색량을 알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입니다. 데이터랩에 따르면 어싱에 대한 검색량은 갈수록 상승하더니, 현재 등산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난 것일까요?

소셜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는 대부분 젊은 MZ세대입니다. 반면 네이버에 검색을 하는 사람들은 전 연령층입니다. 요즘 MZ세대들이 검색을 유튜브, 인스타, 틱톡 등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아무래도 소셜 빅데이터는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하고 상대적으로 네이버 데이터랩은 기성세대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어싱을 주로 하는 연령대는 50대 이상인 것입니다. 왜 기성세대가 맨발 걷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건강 때문입니다. 

어싱이 처음에 주목받은 이유도 건강에 대한 효능이었습니다. 그러다 어싱을 하며 좋은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의 입소문과 후기가 퍼지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게 된 것이죠.

인구학적인 변화도 어싱의 유행을 불렀습니다. 1960년대 전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가운데, 앞으로 최소 20~30년을 건강수명으로 행복하게 보내려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좋다는 어싱이 높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앞으로 어싱은 어떻게 될까요?

일단 데이터적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겨울이 되면 맨발 걷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연말에는 어싱을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어싱을 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입니다. 장기적인 저성장 추세로 인해 경제는 쉽게 나아지지 않으며, 갈수록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여 대대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정비가 된다면 더욱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싱을 하고 계시나요? 자기 자신이 아니더라도 어싱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시면, 어싱이 유행을 넘어 트렌드로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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