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미니멀리즘은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복잡한 시대 상황 속 단순함에 대한 갈망이 미니멀리즘에 대한 소비로 이어져 발생한 현상이다.
미니멀리즘 시대가 도래한 후 단순한 글을 요청하는 광고주가 늘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창작자도 광고주도 단순함(Simplicity)과 쉬움(Ease)을 혼동하는 사례가 많아 컴플레인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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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콘텐츠를 창작할 때는 정교한 기획이 필수다. 광고주가 원하는 단순함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하고 핵심만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거나 혼돈스러운 작업물은 단순한 콘텐츠가 될 수 없다.
보도자료, 칼럼, 블로그 등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에서도 마찬가지다. 글짓기는 집 짓기와 같다. 제반 작업을 소홀히 하면 아무리 좋은 문장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단순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층 더 치밀한 기획이 필요하다. 단순한 글은 짧거나 쉬운 글이 아니다. 미사여구는 모두 버리고 핵심에 집중해 전달력을 극대화한 글이다.
기획,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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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기획하기에 앞서서는 글의 종류와 분량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집을 설계하기 이전에 토지의 용도와 면적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본격적인 기획 과정에 착수했다면 대주제를 설정하고 문단별 주제를 잡아나가야 한다. 집 짓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대주제는 집의 주콘셉트, 문단별 주제는 공간별 콘셉트에 해당한다.
공간별 콘셉트는 목적이나 기능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그러나, 주콘셉트를 실체화하기 위해서는 집을 구성하는 모든 공간들이 연결성과 일체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문단별로 담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다를지라도 각 문단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필요하고 각 문단의 주제는 대주제와 이어져 있어야 한다. 문단별 주제를 기획할 때 대주제와 관계없는 내용을 포함했다면 결과물은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문단별 주제를 정한 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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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을 때 공간을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글을 쓸 때도 각 문단의 짜임새를 생각해야 한다. 문단을 촘촘하게 구성하기 위해서는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나열해 두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핵심에서 벗어난 문장을 ’왜‘에 대한 대답으로 대체해 나가면 글의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말했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Simplic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이라고.
단순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간혹 단순하게 써달라는 요청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동료들이 있는데, 잊지 말자. 단순한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기획이 필수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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