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그런 멍청한 질문이 어디 있냐?”
멍청한 질문이 세상을 바꿉니다. 상식적인 질문조차도 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질문이 오히려 역사를 다르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받을 수 있는, 우습게 여길 수 있는 질문이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 시작에는 당시 대변인의 발표에 ‘언제부터 규정이 발효되는지’를 물은 한 기자의 질문도 있었다고 봅니다. 발표를 듣고도 기자들이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떤 상황에 있을까요?
어떤 질문이라도 무시하면 기회는 없습니다. 발언할 기회가 자유롭다면 멍청한 질문도 나옵니다. 사람이 멍청해서 멍청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던지고, 그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들, 서비스나 제품에 적용 가능한 것들을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질문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곳이 있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기회를 주고 질문에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곳이 있습니다. 기자회견은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자리입니다. 일방적으로 질문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가는 행위는 언론을 전달 수단만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AIST는 실패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핀란드의 한 대학 창업동아리 제안으로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세계 실패의 날’이 10월 13일에 만들어졌습니다. 정답만이 대우받는 세상에서 당당하게 실패할 권리를 갖자는 것입니다. 실패가 쌓여 성공의 기회를 만듭니다. 실패하지 않고서는 성공의 길에 올라설 수 없습니다.
질문은 성공과 실패의 화살입니다. 말이 안 되는 질문, 멍청한 질문, ‘지나가던 소가 웃을 수 있는’ 질문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질문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떤 미래를 만들지 상상하지 못합니다.
세상에 멍청한 질문은 없습니다. 아마존은 질문의 중요성을 다른 기업 못지않게 강조합니다. 내가 오래 다닐 직장인지, 아니면 잠시 머물다가 떠날 곳인지는 대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중 격의 없는 질문이 얼마나 이루어지는지를 보세요. 남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좋고, 직접 던져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존중해주는지, 아니면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눈치를 주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질문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하는 도구입니다. 이런 중요한 도구를 왜 쓰지 않고, 쓰지 못하도록 막는지, 설마 그런 곳이 있을까요?
<아마존의 팀장 수업>을 쓴 김태강은 회의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질문의 효과를 설명합니다. 회의란 단지 일의 추진방향을 결정하는 것일지라도, 결국 참가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자리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질문을 하기 어려운 상황보다는 질문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도록 주최자는 회의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석자 또한 자신이 회의에 참가한 것이 단지 주최자의 설명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말하고, 질문하기 위해 모인 것임을 잊지 말라고 말합니다. 잘 굴러가는 조직은 회의 문화에 달려 있습니다.
“뻔한 질문은 뻔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입사 후 처음으로 근무했던 디렉터는 뻔한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회의에서 복잡한 용어가 언급되면 잠시 논의를 멈추고 ‘미안하지만 멍청한 질문을 좀 해도 될까?’라고 말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을 이야기하면, 본인을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103쪽, <아마존의 팀장 수업> 중에서
질문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하다 보면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이 되는지를 알게 됩니다. 질문 단속을 스스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어떤 질문이라도 좋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질문이 좋은 질문을 만들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질문에서 비롯됩니다.
스스로 질문 주간을 만들어보고, 질문을 실천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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