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는 성장이 멈추는 건 딱 질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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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케팅 지출이 말도 안 됩니다

 테무의 마케팅 지출이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전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라는 미국 프로미식축구 리그 결승전 ‘슈퍼볼’ 경기 1회에만 약 565억 원가량을 쓴 걸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테무는 온라인 광고 비용에만 무려 17억 달러(약 2조 2,700억 원)를 지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광고 단가가 올라간 것은 물론, 메타의 주가마저 상승세로 돌아섰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매체 광고비만큼 무서운 건 할인 공세입니다. 테무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하는데요. 주문 한 건당 평균 7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초저가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비용 지출을 감수하고 있는 건데요.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매체 비용과 할인 비용을 통틀어서 테무의 작년 총 마케팅 비용은 5조 원을 초과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테무의 과도한 지출 뒤에는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선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의 거래액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고요. 공급 과잉 상태가 되면서, 제조사들 역시 절실하게 새로운 판매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테무는 이를 영리하게 활용하여 더 매력적인 가격을 만들어 내고 있고요.

결국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까지 테무와 중국 제조사들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진심인 건, ‘계획된 적자’를 통해 시장을 장악한 후 이익을 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테무의 적자 전략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나오고 있었고요.

하지만 믿는 구석이 다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20일에 있었던 핀둬둬의 실적 발표 이후 테무가 왜 이렇게나 폭주할 수 있었는지 비밀이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4분기 기준으로 핀둬둬의 총매출은 123%, 영업 이익은 146%나 전년 대비 증가하였고요. 순이익률도 무려 26.2%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리테일에서는 정말 쉽게 나오기 어려운 수준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작년 연간 순이익 규모 역시 무려 11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본체인 핀둬둬에서 이렇게나 안정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만들고 있으니, 테무가 아무리 돈을 써도 문제가 없었던 거고요.

 따라서 핀둬둬는 앞으로도 테무의 ‘계획된 적자’를 지속시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핀둬둬의 흑자 전환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습니다. 우선 물류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판매 중개만 하면서 비용 구조를 가볍게 가져갔고요. 여기에 농산물에 집중 투자하며 마진은 최대한 키웠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이 커져갈수록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지출은 줄일 수 있었고요. 여기에 할인율만 적당히 조절하면 지금처럼 막대한 이익률을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의 테무가 하고 있는 마케팅 투자 역시 일종의 마중물일 뿐, 수년 후 막대한 이익으로 다시 되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있을 거고요. 현재의 핀둬둬라면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냥 돈을 계속 더 쓸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핀둬둬의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2022년 4분기 테무 출시를 기점으로 확실히 수수료 매출의 성장세는 다시 가팔라지고 있었거든요.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생각보다 테무의 여정이 장기 레이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테무가 빠르게 성장 중이나, 미국 내 점유율은 1% 남짓으로 40%에 달하는 아마존에 비하면 정말 작고도 작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핀둬둬의 테무는 계획대로 순항 중이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위험신호가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 테무에 대한 관심도는 정점을 이미 다다르고 서서히 하락하는 듯하고요. 최근 미국에서는 낮은 품질에 대한 실망 때문에 테무의 재구매율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저가로 만족한 고객이 새로운 신규 고객을 데려오면서 서서히 마케팅 지출을 줄이고요. 이후 마진을 적절히 조정해 가면서, 이윤을 만드는 것이 전략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답이 없습니다.

 결국 테무는 돈을 더 쓸 수밖에 없습니다. 배송도 더 신경 쓰고,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품질도 더 올리는 식으로요. 주머니는 어차피 두둑하니,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투자를 늘리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거죠. 분명 어느 정도 효과도 있을 거고요. 다만 과연 돈으로 어디까지 성장을 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또한 이처럼 미국에서의 성장이 정체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도 유탄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국내는 중국과 가까워서 배송 비용도 적게 들고, 큰 부담 없이 노려볼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테무는 알리익스프레스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진 않은데요. 북미 시장 성적에 따라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으니, 계속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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