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도쿄역은 하루 평균 100만 명이 넘는 인파로 북적인다. 도쿄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마루노우치, 오테마치, 니혼바시 일대에는 일본 굴지의 대기업과 금융기관, 정부기관들이 밀집해 있어 이 지역 전체가 일본의 심장부라 불릴 만하다. 도쿄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 지구는 단순한 업무지구를 넘어 일본 전체를 좌우하는 국가중심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수많은 인파와 보이지 않는 권력의 흐름이 교차하는 이 일대는 도쿄를 넘어 일본 자체를 상징하는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에스 비고를 둘러싼 마루노우치, 오테마치,
2023년 3월, 미쓰이부동산은 도쿄역 동남쪽에 ‘도쿄미드타운 야에스’라는 거대한 복합시설을 개장했다. 이는 도쿄에 세 번째로 문을 연 ‘도쿄미드타운’ 브랜드의 신규 프로젝트다. 도쿄미드타운 야에스는 단순한 상업시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초대형 복합빌딩에는 상점과 레스토랑, 사무실, 호텔은 물론 버스터미널, 초등학교, 비즈니스 교류시설, 에너지센터, 어린이 정원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이를 통해 도쿄 도심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근본 취지이다.
자족적인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하나의 도시 같은 도쿄미드타운 야에스는 도쿄 중심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업무, 주거, 문화, 교육 등 삶의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도쿄미드타운 야에스의 등장으로, 도쿄 도심부는 한층 풍요로운 도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도쿄미드타운 야에스는 야에스가 시작되는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미쓰이부동산이 내세운 ‘도쿄미드타운’ 브랜드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공간을 창조해 왔다. 롯폰기 지구에서는 ‘문화와 예술’에 초점을 맞추었고, 히비야 지역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기능을 강조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쿄미드타운인 야에스에서는 ‘교통’에 초점을 맞추었다.
야에스 지구의 이 거대 복합단지는 지하 버스터미널을 도입해 주목을 끈다. 이전에 도쿄역 인근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속버스 정류소들을 하나의 터미널로 통합한 것이다. 이곳 지하 버스터미널에서는 물론 지상 버스승강장에서도 일본 전역을 오가는 버스 노선들을 갖추고 있어 장거리 교통의 대형 환승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JR 도쿄역 야에스 지하 출구, 마루노우치선 도쿄역, 그리고 신칸센 고속철도역까지 직통 연결이 가능해 전국 어디로든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요충지가 되었다. 나아가 나리타공항과 하네다공항에 이르기까지 최단 거리 노선을 확보해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탁월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
야에스퍼블릭과 도쿄미드타운 야에스 지하1층의 버스터미널
도쿄미드타운 야에스가 자리한 이 일대는 교통요지라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분주한 공간이다. 이러한 지역특성을 반영해 미쓰이부동산은 야에스 2층에 ‘야에스 퍼블릭’이라는 개방형 공유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단지 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도쿄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나 이 지역을 방문하는 행인들 모두에게 열려있는 야에스 퍼블릭은 만남과 휴식,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쿄미드타운 야에스 2층의 야에스 퍼블릭은 250평 규모의 공간에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이곳은 전통 있는 요코초(가로수 골목길)를 연상케 하는 공간 구성과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도라노몬요코초나 시부야요코초처럼 왁자지껄함은 없다. 대신 야에스 퍼블릭에는 도회적이면서도 차분한 정취가 넘실거린다. 낮 시간에는 도쿄 출장이나 업무 때문에 이 일대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들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잠시 휴식을 취하곤 한다.
해가 저물면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이곳에 들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맥주 한잔과 함께 동료나 친구와 수다를 나누거나, 혼자 노트북 작업에 몰두하기도 한다. 일부는 도쿄역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 잡고 바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한다. 이처럼 야에스 퍼블릭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상업시설이라기보다는 마치 공원 같은 자유로운 공간이자, 바쁜 도쿄 라이프 속에서 잠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심 속 아지트다. 방문객과 근무자, 거주민 모두에게 야에스 퍼블릭은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자 쉼터로 자리 잡았다.
믹스와 충돌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
도쿄역 야에스와 붙어있는 니혼바시. 에도시대의 중심지이던 니혼바시는 이제 도쿄 오피스지구의 중심이다.
도쿄역 주변 일대는 마루노우치에서 니혼바시에 이르기까지 대기업, 정부기관, 금융가 등이 밀집한 전형적인 비즈니스 구역이다. 게다가 도쿄역은 신칸센을 비롯한 주요 교통로와 직결되어 있어, 이 지역의 이미지는 대개 업무 공간 또는 관광객들로 넘치는 역세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미쓰이부동산은 이러한 이미지를 걷어내는데 집중했다.
그들은 고민했다.‘도쿄역 근처에서 유연한 공간을 만들 수 없을까? 어떻게 해야 도쿄역 근처에 ‘유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열린 공간을 만들까?’ 빌딩이면서도 공공성을 가진 공간. 미쓰이부동산은 도쿄미드타운 야에스를 만들면서 이것을 고민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야에스 지구에서는 ‘~다움’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지역은 너무나 비즈니스적이고 관료적인 이미지가 강해 ‘자유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바시역은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한잔하는거리 이미지가 강하다. 이 덕분에 신바시는 소위 요식업의 경연장이라는 말도 있다
도쿄의 각 지역들은 고유한 정체성과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신바시는 ‘퇴근 후 한잔 하는 거리’라는 인식이 강해 요식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시부야는 젊음의 거리이자 동시에 스타트업이 많다 보니 비트밸리라고도 불린다. 시모키타자와는 빈티지 천국으로 통한다. 이처럼 확고한 지역 정체성이 있기에 방문객은 직관적으로 그 장소의 분위기와 특색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도쿄역 인근 야에스 지구만은 그렇지 못했다. 야에스라고 하면 대부분 ‘오피스 밀집지역’과 ‘버스터미널’ 정도만 연상될 뿐,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이미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피스 단지라고는 해도 도쿄에는 이미 오테마치나 니혼바시 등 비즈니스 구역이 다수 존재했기에, 야에스 지구 역시 그에 가려 정작 ‘야에스다움’이라는 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 내리기 어려웠다. 이는 단순히 이미지 문제가 아니었다.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차별화된 특색과 개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사실 야에스는 교통중심지, 오피스지구, 쇼핑시설이 애매하게 겹치는 모호한 지역이다.
미쓰이부동산은 야에스 지구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해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각을 취했다. 그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야에스다움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지역특성을 재해석해보기로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야에스는 다소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야에스는 마루노우치나 긴자 지역만큼 고급스럽지도, 신바시만큼 서민적이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미쓰이 부동산은 바로 이 애매함이 야에스만의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따라서 그들은 야에스의 이런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그러면서도 독특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공간을 조성해야 했다. 이에 미쓰이부동산은 야에스 지구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음식과 음료’를 꼽았다.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지역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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