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에 도전하는 네이버웹툰, 유일하거나 혹은 애매하거나

넷플릭스와 유튜브 그 사이 어딘가의 새로운 BM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2024-06-14

나스닥으로 향하는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나스닥 상장을 본격화하였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상장 도전은 큰 의미를 가지는데요. 국내 빅테크기업이 만든 글로벌 서비스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까지 아우르는 첫 성공 사례가 되느냐는 물론, 무엇보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수 있을 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주로 후자의 의미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려 하고요.

 혹시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한 기업들 하면 어디가 떠오르시나요? 아무래도 가장 먼저 기억나는 곳은 역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들을 비롯하여 최근 큰 족적을 남긴 콘텐츠 비즈니스들은 대부분 영상이라는 매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웹소설이라는 기존에 없던 아예 새로운 장르를 앞세우고 있는 데다가, 이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방식 역시 주간 연재와 미리 보기 결제라는 전혀 다른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합니다. 그렇기에 ‘글로벌 스토리텔링 기술 플랫폼’이라는 네이버웹툰의 비전이 과연 정말 실현될 수 있을지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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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넷플릭스, 그 사이 어딘가

 사실 가장 성공한 콘텐츠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들은 공통점은 창작자와 소비자, 그리고 광고주까지, 무려 3가지 측면의 다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동시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여, 창작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한다는 것도 동일한데요. 이런 식으로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여 소비자들을 모으고,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플라이 휠을 통해 이들은 성장해 왔습니다.

 다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유튜브는 콘텐츠 퀄리티는 다소 포기하더라도, 엄청난 모수의 아마추어 창작자들을 모아, 거대한 셀렉션을 만드는 것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가 메인 수익 모델이고,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상품은 이를 보조하는 형태이지요. 반면에 넷플릭스는 비교적 소수의 프로덕션들과 협업하며 철저하게 콘텐츠 제작과 공급을 통제합니다. 그래서 돈을 벌 때도 아직은 구독료가 중심이며, 광고는 서브 수익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를 커머스에 비유하자면 유튜브는 마켓플레이스, 넷플릭스는 직매입 구조라 볼 수 있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이 매우 뚜렷합니다. 유튜브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지만요. 독점적인 콘텐츠를 가진 것이 아니다 보니,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대안 채널이 생기면, 이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더욱이 IP가 없다 보니, 이를 가지고 사업 확장을 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고요. 반대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충성 고객을 유지할만한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별 콘텐츠 흥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며, 특히 취향이 파편화되는 시기에는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셀렉션을 유지하는 비용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높은 비용 구조를 감당하기 위해 광고 요금제도 출시하고, IP를 가지고 이것저것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겁니다.

네이버웹툰은 마치 유튜브처럼 창작자 커뮤니티를 만들고, 넷플릭스처럼 콘텐츠를 관리하려 합니다

 그리고 네이버웹툰의 증권신고서를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이들이 추구하는 플랫폼은 기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이들은 유튜브처럼 거대한 아마추어 창작자 풀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발견한 원석들을 전문 창작자들로 육성하고요. 이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를 매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특히 영상 대비 웹툰이나 웹소설의 생산 리소스가 적게 든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여, 파편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경쟁력이라 볼 수 있고요. 이러한 주간 연재 방식은, 콘텐츠 생산 과정에서 피드백을 통해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팬덤 형성을 더 용이하기 만들기도 하며, 더불어 고객 리텐션을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미리 보기 결제라는 수익 모델은 서비스 외연 확장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한데요. 구독 상품은 결제 전환까지 만들기가 매우 어려우며, 광고 판매는 외부 요인에 의한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을 가집니다. 그런데 무료로 볼 수 있는 회차로 고객 외연을 확장하고, 순차적인 접근을 통해 미리 보기 결제로 유도하는 것은 보다 효과적인 방법인 데다가요. 일단 한번 결제를 시작한 고객은 거의 구독 고객만큼이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애매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늘 그렇듯, 네이버웹툰의 로드맵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나, 동시에 두 모델의 단점 만이 부각될 리스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커머스에서도 마켓플레이스와 직매입의 장점 만을 취하고자 했던 시도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과거 티몬이 추구했던 MMP(관리형 마켓플레이스, Management Market Place) 전략은 적은 비용 투자로, 직매입 상품의 신뢰도와 마켓플레이스의 구색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겠다는 의도는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신뢰도나 서비스 품질은 쿠팡 로켓배송 대비 너무 낮았고, 구색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비 뒤떨어져서, 결국 실패한 접근으로 남았습니다.

 우선 네이버웹툰이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등용문이 되려면, 현재의 유튜브처럼 압도적인 시장 내 지배적 사업자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이고요. 더욱이 이들을 프로 작가로 육성시키고 관리하겠다는 것 역시, 영상 제작보다는 적지만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면에서, 적절한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적자만 불어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선, 일단 광고 사업 활성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해 내고, 이론을 현실에서도 구현하려면,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웹툰과 웹소설이 생소한 매체라는 불리한 조건 가운데서도, 네이버웹툰의 사용자와 매출은 꾸준한 성장성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다만 문제는 매출원가가 너무 높다는 건데요. 특히 작가에게 지불하는 비용 외에도, 추가로 내야 하는 앱스토어 수수료가 너무 크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낮은 마진율은 결국 비용 통제로 이어져서, 마케팅 재투자를 억제하여 압도적 시장 지위 장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무엇보다 10% 내외에 불과한 광고 매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광고 사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및 투자 재원 마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웹툰이 설사 이번에 성공적으로 상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웹툰과 웹소설 시장은 초기 단계이고, 네이버웹툰이 진출할 국가와 지역도 많이 남아 있거든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확실한 실탄 확보는 물론, 사업 구조도 효율적으로 재편하여,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주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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