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자료조사는 꼭 필요하다

2024-07-03

여행을 브랜드 관점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자료조사는 필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인사이트가 우리에게 쏟아지는 일은 없다.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든 생각들이 흩어지지 않게 축적시키는 연습이 꾸준히 되어있어야한다. 여행은 이렇게 축적한 생각들을 기반으로 하나씩 느끼는 거다. 즉, 씨앗을 뿌리고 추수하는 것과 같다.

사전조사란 여행을 가기 전, 방문할 브랜드 공간에 대해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과정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다는 점. 이게 핵심이다. 잡지,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포스팅,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면 된다. 

나같은 경우 타임아웃, 펜매거진, 하나코, PRTIMES, 앤드프리미엄을 비롯한 잡지사 홈페이지와 구글 검색, 인스타그램 포스팅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자료를 정리한다. 전문적인 자료로는 기업 IR자료가 좋다. IR자료에서 예상치 못한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루이그룹은 IR자료에서 이포스카드에서는 캐릭터일러스트를 카드 커스텀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okos라는 계열사에서는 케이팝과 한국화장품을 새로운 사업으로 개척하고 있다. 만일서브컬쳐를 집객과 고객서비스에 적극활용하는 마루이의 방향을 모른다면, 마루이가 만든 공간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아주 적을 수 밖에 없다. 가령 마루이그룹이 시부야에서 운영중인 시부야모디안에 HMV&BOOKS가 있는 이유와 그 안에서 케이팝과 한국화장품을 봐도 감흥이 없을수밖에 없다. 자료조사의 유무는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의 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게다가 일본은 잡지 산업이 한국보다 상세하므로 잡지도 참고해야 한다. 이는 아날로그가 강한 일본의 특성 때문이다. 물론 GPT와 클로드같은 생성AI도 있으나,자료소스의 정확성을 따진다면 구글 제미나이 혹은 퍼플렉시티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을 보면 사람들이 브랜드를 어떻게 소비하고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엔지의 빈티지 샵들은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가게 홍보에 많이 활용한다. 심지허 슈프림처럼 인스타그램에 가게 신상품 안내(이걸 드랍이라고 한다)를 하는경우도 있다. 

인스타그램으로 본 코엔지의 의류가게인 키이치고

실제로 본 키이치고. 오픈런 줄이 50m가 넘었다. 키이치고는 사후조사이기는 하지만, 조사와 현실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엄연히 보여준다

실제로 코엔지에서본 키이치고라는 브랜드는 신상품 발매당일에 사람들이 50M이상 줄을 서고 있었다. 다이마루 백화점이 만든 아스미세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를 통해서도 관련 분야 브랜드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나만의 방식일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사전조사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나의 방식을 참고하여 조금씩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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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전조사는 어디까지나 사전조사에 불과하다. 현지에 가면 이러한 사전조사 내용이 철저히 깨질 확률이 크다. 더욱이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전혀 와닿지 않는 곳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백화점의 디저트 코너는 일본의 선물 문화인 오미야게(お土産)를 이해해야 기획의도와 공간설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식품/특산부티크다. 이곳 바로 앞은 JR도쿄역과 신칸센 탑승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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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실제 방문해보면 생각보다 별로인 곳도 있게 마련이다. 사전조사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분들이 현장에서 드러난 셈이다. 이것은 사전조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없이 알려준다. 예를 들어, 소니긴자파크 미니는 당혹스러웠다. 긴자소니파크미니 같은 경우, 긴자소니파크가 내 책에 수록되어 있기때문에 관련 내용을 많이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코로나기간에도 꾸준히 업로드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가본 긴자소니파크 미니는 정말로 ‘미니’ 그 자체였다. 공간 그 자체로는 글과 영상으로도 분량이 적을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자료조사와 현실간의 간극은 이런 식이다. 오히려 이럴때 대처를 잘해야한다.그렇기에 현지에 직접 가보아야만 비로소 브랜드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진다. 계획과 다른 상황에 맞닥뜨리거나 현지 정서를 제대로 꿰뚫지 못했을 때 겪는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사전조사는 현장 체험을 위한 길잡이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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