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소비자, 어려워지는 마케팅, 소비자는 어디로?

Adam Lee

2024-09-07

똑똑, 한 소비자 왔어요.

똑똑한 소비자들이 광고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아요.

아래 예시들을 볼까요?

1. 오픈마켓의 할인 꼼수. 할인가가 기존가보다 높아(출처 : 연합뉴스)

2. 검색광고(PPC) 클릭률도 떨어지는데, 가격은 비싸지네

검색광고의 클릭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12년 이상 SEO 컨설팅을 제공하는 Firstpagesage에 따르면 24년도에 들어서 일반적인 검색 결과 화면에서 검색 광고의 클릭률은 전체 유저의 단 3%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출처)

아래는 구글의 13년도부터 21년도 까지의 검색 광고 가격 추이입니다. 해당 자료는 전체 공개용으로 가려졌지만, 그래프에 보이는 바와 같이 2배 이상 비싸졌다고 합니다. (출처)

이외에도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의 광고 지면 효율이 떨어진 걸 마케팅 업계에 계신 분들은 모두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제가 운영하는 소비재 관련 메타 광고 관리자 계정은 동일 소재로 운영하는데 2022년도 대비 2023년도 ROAS가 반토막이 난 적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는걸까요?

늘어난 탐색과 구매로 바로 이동하는 소비자

무분별하고 진위를 판별하기 광고가 범람하며 새로운 형태의 퍼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광고가 넘쳐나며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브랜드의 범위는 그림처럼 좌우로 길어지고 얕아졌습니다. 국내 시장의 코딩 부트캠프를 예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학부 시절에 코딩 공부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좀 하는 친구들은 유데미 강좌를 듣고, 학교에서 똘똘 뭉쳐 공부를 하는 친구들은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을 거쳐 개발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부트캠프를 통해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탄생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개발 능력을 기르기 위해 ‘코딩 부트캠프’를 검색한 유저에게 보여질 화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검색 결과 화면에 나오는 모든 결과가 ‘Sponsored’ 즉, 광고 화면임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시절의 학생이라면 인지도가 가장 높고 당시에 비영리단체였던 ‘멋쟁이사자처럼’을 클릭할 테지만, 요즘 새롭게 코딩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이라면 검색 화면부터 4가지 브랜드에 압도되고 맙니다.

엘리스, 스파르타, 코드잇, 멋쟁이사자처럼….

이처럼 인지 과정에서 인식해야 할 대안들이 많아져 소비자의 탐색 기간은 위에서 그려진 현재의 온라인 퍼널처럼 길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위 광고에서 노출된 부트캠프 광고를 클릭한 유저는 픽셀과 SDK로 이루어진 감옥에 갇혀 끝없는 코딩 부트캠프 광고에 타게팅 되게 될겁니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소비자의 해결책은?

1. 직접 탐색의 숲으로 숨는다.

무분별한 광고에 타게팅된 유저는 ‘직접 탐색의 숲’에 숨어버립니다. 1차원적인 정보가 아닌 2차원적인 정보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코딩 부트캠프 후기’ 를 검색해 보기도 하고, (여기도 모두 광고로 도배되어 있더군요) 실제 부트캠프 수료생이 어느 기업에 취직 했나 찾아보기도 합니다.

구글에 ‘@@@ 부트캠프 취업 후기’ 와 같은 글을 검색하여 실제로 홍보에 쓰인 ‘네카라쿠배’에 취직한 사례가 있나 살펴보고, 수업의 질은 어떠했는지 수강생들의 평을 면밀하게 살펴보기도 합니다.

2. 제 3자 정보 제공자를 활용한다.

탐색단계에서 대체제가 많아지면 소비자는 투명한 정보 제공자를 찾아나섭니다. 아래 사진은 국내 부트캠프 정보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부트탠트 라는 사이트입니다. 소비자는 이와 같이 판매자와 직접 연관이 없는 제 3자로부터 정보를 얻어 탐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커머스에서도 동일한 형태가 발생합니다. 만약 할인 정보를 믿을 수 없다면, 상품 가격의 변동을 정확히 보여주는 똑소와 같은 사이트를 참고해 현재 사는 상품의 가격이 합리적인지 확인하고 구매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최저가’, ‘블랙 프라이데이’ 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그 동안 가짜 광고에 너무나 많이 노출되고, 정보 탐색 과정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정보가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똑소 서비스는 온라인 상품의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그래프로 보여줘 현재 가격이 진짜 할인가인가를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또 가격이 떨어지면 할인 알림을 보내줘 리텐션을 유지하고 기존의 커머스와 다르게 리텐션을 올리기 위해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런 서비스를 찾는 이유는, 해당 서비스들이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닌 정보제공만을 하는 제 3자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3. 믿음직한 정보 제공자가 판매하는 서비스를 ‘직접’ 구매한다.

위와 다르게 믿음직한 정보 제공자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인플루언서가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나, 신뢰를 쌓은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40만의 구독자를 가진 실력 있는 유튜버가 직접 코딩 강의를 판매한다면 소비자의 탐색과정은 극단적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강의 후기에 대한 탐색은 있겠지만, 이는 대체재와 비교가 아닌 강의 퀄리티의 보장 여부를 묻는 탐색과정이 됩니다. 비슷한 경로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상황은 인플루언서의 공동구매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삼성과 애플이 제공하는 부트캠프가 있습니다. 물론 무료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별다른 홍보 없이도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손쉽게 전환으로 연결됩니다.

해결방법은?

‘유료 마케팅은 효과가 없다’는 말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사실 몇 분 만에 그린 위의 3단계 구매 과정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정의내릴 수도 없습니다. 이 글을 통해 광고 대행을 따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 마켓피디아는 광고 대행을 맡지 않거든요. 사실 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출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요.

‘인바운드가 중요하다!’나 ‘풀 퍼널 마케팅이 답이다!’ 라며 현란한 소비자행동론을 인용하며 해결 방법을 모색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아닌거 같습니다.

근래, ‘신뢰받지 못하는 신생 기업은 어떻게 판매를 하라는 거야?’ 고민이 생각을 지배하고 있을때 친한 대표님과 얘기를 하던 중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