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만의 개성과 감도가 강한 도쿄의 공간들

2024-09-11

네온사인, 전통 가옥, 마천루가 이 공존하는 도시인 도쿄. 과거 에도 시대의 흔적부터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끄는 건 크고 작은 브랜드들과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이다. 크기와 상관없이 이들은, 도쿄라는 도시를 단순한 상품 진열장이 아닌, 일본정신과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이곳에서 만난 브랜드들은 ‘와비사비’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일본 특유의 미학을 선보였다. 동시에 글로벌 트렌드를 수용하면서도 고유한 가치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빈티지 숍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했다. 동시에 패션 아이템과 함께 차, 디저트, 심지어 치약까지 진열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이 말이다. 이 예상치 못한 조합은 오히려 브랜드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도 모호해졌다. 매장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온라인 스토리로 연결되고, 온라인에서 본 제품을 매장에서 즉시 체험할 수 있었다. 이 유기적인 연결은 현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이렇게 만난 공간들은 그곳은 마치 브랜드의 철학과 정신이 구현된 작은 우주 같았다. 다채롭고 풍성한 진열,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브랜드의 이야기들. 나는 이 공간에서 쇼핑이 아닌 문화를 경험하고 있었다.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일본의 ‘와비사비’ 정신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불완전함 속의 아름다움, 그리고 변화 속에서 발견하는 영속성. 도쿄의 리테일 공간들은 이 오래된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었다. 이는 다양한 문화가 뒤엉키면서 변하는 서울과는 다른 감도였다.

이번 글에는 이런 경험을 느끼게 하는 도쿄공간들. 브랜드만의 개성과 감도가 강한 공간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도쿄의 독특한 리테일 문화와 그 속에 담긴 일본의 정신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일본의 음료 산업을 대표하던 기업인 산토리는 이제 세계적인 주류 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미국의 버번위스키 브랜드인 ‘짐 빔’ 인수를 거치면서 사명을 ‘짐빔 산토리’로 바꾼 건 산토리가 일본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게다가 재패니즈 위스키의 성장을 통해 주류업계에서 그 자체로 위치가 견고해진 산토리사는 ‘짐빔 산토리’라는 사명을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로 다시 한 번 바꾸었다.

산토리의 포트폴리오는 마치 일본의 다채로운 문화를 반영하듯 폭넓다. 대중적인 가쿠빈에서부터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야마자키, 하쿠슈, 히비키까지, 그들의 위스키는 이제 전 세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산토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야마자키 증류소의 테이스팅룸은 마치 위스키의 성지와도 같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산토리 위스키의 또다른 전진은 하쿠슈 증류소에서 시작되었다.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1973년에 설립된 하쿠슈 증류소는 미나미 알프스의 청정한 자연 환경을 활용해 깔끔한 풍미의 위스키를 생산해왔다. 이곳의 높은 고도, 차가운 기후, 그리고 깨끗한 공기는 위스키 숙성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산토리의 두 번째 블렌더였던 사지 케이조의 비전으로 탄생한 하쿠슈 증류소는 일본 위스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위스키들은 산토리 위스키를 ‘재패니스 위스키’라는 세계 위스키 시장에 확고히 자리잡게 한 토양이 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과 2024년, 산토리는 하쿠슈와 야마자키 증류소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변화된 일본 위스키의 위상을 반영했다. 특히 먼저 리모델링을 마친 하쿠슈 증류소는 단순한 생산 시설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위스키 제조 과정뿐만 아니라, 산토리가 추구하는 장인 정신과 자연환경을 직접 느낄 수 있게되었다.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하쿠슈 증류소의 새로운 모습은 ‘의도된 산만함’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다채롭고 풍성하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산토리위스키에 대한 열정과 철학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동시에 이 공간은 뛰어난 품질의 제품이야말로 브랜드의 근간임을 강조한다. 산토리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주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일본의 문화와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외교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들의 위스키는 병 속에 담긴 액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매 한 모금마다 일본의 장인 정신과 자연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2.STANCE

시부야의 역사적 위치는 현대 도쿄의 상업 지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다. 특히 에도 시대부터 다양한 지역의 문화와 상품이 교류하던 지역이던 시부야는 오늘날 젊음의 활기와 혁신적인 기업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로 진화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시부야에 입점한 수많은 브랜드들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돋보기다.

STANCE

시부야 파르코에 위치한 STANCE는 이러한 시부야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좋은 곳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은 이 브랜드는, 시부야라는 공간을 통해 일본의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STANCE의 브랜딩 전략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캘리포니아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STANCE
STANCE
STANCE

STANCE의 VMD(Visual Merchandising)는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스케이트보드와 서핑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디스플레이,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제품 진열, 그리고 미국 서부 해안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매장 인테리어는 고객들에게 마치 캘리포니아의 한 구석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더불어 STANCE는 MLB, 디즈니, 스타워즈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협업은 매장 내 특별 전시 공간이나 한정판 코너 등을 통해 고객들의 호기심과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STANCE는 양말만이 아닌 속옷, 의류, 마스크 등의 제품도 판매한다. 이는 VMD 측면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는데, 각 제품군별로 특화된 디스플레이 전략은 통해 고객들에게 STANCE만이 가진 유쾌한 브랜드 경험을 전한다.

STANCE

STANCE의 시부야 파르코 매장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지역의 특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 캘리포니아의 자유로운 정신과 시부야의 다문화적 배경이 만나, 현대적이고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리테일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패브릭도쿄

패브릭도쿄

일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아날로그적 감성을 간직한 채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패브릭 도쿄(FABRIC TOKYO)의 등장은 일본 패션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패브릭도쿄
패브릭도쿄
패브릭도쿄

창립자 모리 유이치로는 패션 이벤트 프로듀서에서 시작해 부동산 벤처와 IT 기업을 거쳐 ‘패브릭 도쿄’라는 맞춤 정장 브랜드를 창업했다. “Fit Your Life”라는 패브릭 도쿄의 철학은 이는 고객 개개인의 체형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바쁜 일본 직장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간과 편의성이라는 현대인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방문한 매장은 시부야 모디점이었다. 매장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스타일의 정장과 원단 샘플, 체계적인 측정 시스템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을 전달하는 체험의 장이 되어야한다는 한다는 점. 패브릭 도쿄는 이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패브릭도쿄

현재 패브릭 도쿄는 시부야모디외에도 유라쿠초,니혼바시,오모테산도,신주쿠외에 가나가와,루쿠오카,오사카,아이치에도 매장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하는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이기도하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물리적 접점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의 편의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기도 하다. 또한 패브릭 도쿄의 성장은 시부야모디를 운영하는 마루이그룹이 ‘경험’을 근간으로 하는 공간을 만드는 방향에서도 큰 영향을 주었다.

😊더 많은 인사이트 구경가기 :
경험을전하는남자의 브런치스토리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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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곧 병원이다! #닥터 브랜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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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철학을 전달하는 도쿄의 공간들이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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