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광고, 배너 광고, 바이럴, 콘텐츠 거기다가 TVCF도 살짝 경험해 봤고.. 이제 마케팅 물 좀 마셨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3년 차 주니어 마케터였던 저는 조금 용감했어요. 용감함은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고 소곤소곤 주변 사람들이 말리던 신규 사업에 손을 들고 지원을 했답니다. 왜냐고요? 심심했거든요.
들어가기 전
이 글을 쓰는 23년 10월. 벌써 7년 차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저는 개발자 취업 플랫폼 [점핏]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담당을 넘어 조금 더 묵직한 단어를 사용하자면 마케팅을 리딩하고 있습니다. 3년 차 주니어 시절, 겁 없이 신규 서비스를 담당해 보겠다고 지원을 했는데. 벌써 그때의 경력이었던 3년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게 되었습니다.
신규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고, 아무 이미지가 없던 서비스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유저에게 알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이미 모든 프로세스(예를 들면, 앱 푸시/ 메일 발송 솔루션 등)가 다 갖춰져 있는 환경에서 소재와 타겟 고민만 하다가 이러한 기틀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한다는 건… 마치 삽 없이 맨 손으로 땅을 파헤치는 강도의 노동으로 다가왔답니다. 그러한 순간들을 이겨내고 계속 나아갈 수 있던 건 함께하는 팀원들. 그리고 마케팅 전략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방문자, 회원가입자 수와 같은 지표의 변화였던 것 같아요. ‘내일은 또 무엇을 해볼까’와 같은 열정을 넘어 ‘야근을 하더라도 내일 메일 하나 더 세팅하면 방문자가 증가하니가 버텨볼까!’ 하는 쾌락의 경지랄까요!
그런데 요즘 문득 ‘아.. 허무하다…’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요.
정말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또 많은 것을 고민했는데, 이런 나의 흔적을 아무 곳에도 남기지 못했다는 사실과 내 머리에 있는 그 순간들 또한 휘발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3년 5개월이 지난 시점이기에 답답하고 울컥했던 그 순간의 감정까지는 담을 수 없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밝은 결과를 느끼고 있기에 무덤덤하게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것슴돠!! (롸이크 눌러주세효)
이제 밥벌이 좀 하는 것 같은데?!
취준생 시절, ‘신입은 1년 차까지는 밥벌이도 못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는 이렇게 취업도 하기 힘든데, 제일 괜찮은 애를 뽑는다고 기업에서 여러 개의 평가 과정을 만들어 놓고 밥벌이도 못한다고?! 하면서 속으로 욕을 한 기억이 있어요. 근데 ㅋㅋㅋㅋ 못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밥. 벌. 이 ㅋㅋㅋㅋㅋ
자기 객관화가 좀 잘되는 편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
마케터가 되고 나서 사실 월급 받는 게 조금 부끄러웠어요. 키워드 광고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 것인지, Google Analytics는 무엇인지, UTM은 어떤 식으로 트래킹을 도와주는 건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었거든요. 회사에 출근하면 대리님, 과장님께 한 시간씩 수업(?)을 받고 과제하고 ㅋㅋㅋㅋㅋ 팀장님이랑 파트장님이 추천한 책도 읽고. (출퇴근 왕복 3시간이라 책 1권 초집중으로 돌파하던 시절 ㅋㅋ) 1년이라는 시간이 나도 모르게 지나고 보니, 이제 조금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2년 차, 3년 차에는 나름의 담당 업무가 생겨서 ‘네이버 블로그 마케팅 전략’이라 하면서 기획서도 쓰고, 공식 블로그를 만들어야 합니다! 실시간 검색어를 공략해 볼게요!! 이쪽에서 유입이랑 전환이 많아요!!라고 의견도 어필하는 밥벌이 좀 하는 마케터가 되었어요.
또, 팀장님이 문제해결방법을 던져주기보다는 문제를 주고 해결방법을 탐구하도록 이끌어주신 분이라 그 시절 하나만 붙잡고 고민할 시간도 많았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키워드 광고의 전환 기여도를 터치 포인트 순서에 따라 분석하며, 키워드 광고의 효율성을 판단하기도 했답니다.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ㅋㅋㅋ 이때도 일이 아니라 학습을 하고 있었던것…같..ㅋㅋㅋ)
팀장님이 대표님이…!! 지루한 일상..
그렇게 3년 차가 되어 뭐 좀 하고 있구나 스스로 덜 부끄러울 시점에, 신입 때부터 함께 했던 팀장님이 해외 법인으로 나가게 되셨어요(멋지다.. 법인장님이라니…대표라니..!). 팀장님이 대표님이 되어 나가신 이후, 회사에서의 업무가 조금 단조로워졌어요. 고민할 포인트를 던져주는 사람이 부재하게 되었고, 광고 매체의 효율화 증대를 위한 루틴 한 업무만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일을 찾고 만드는 방법을 몰랐네..?)
그러다가 갑자기 본부 전체 미팅을 하게 되었어요. 기획팀, 디자인팀, 마케팅팀 등등이 모여서 신규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과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지원하고 싶은 사람은 본부장님께 메일을 보내면 된다고 하시는 거예요… (솔깃)
근데 사실 그 시점에 신규 서비스 팀을 운영하는 조직이 좋지 않은 결말로 해체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팀에 일부는 퇴사를 하거나, 일부는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팀원들이랑 ‘너 갈래?’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혹시 그런 결말을 마주하면 어쩌지.. 하며 모두가 조심씩 고민을 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시절의 저는 ‘이렇게 심심하고 루틴 한 생활을 하느니, 힘들어 볼래!!’ 하며 태생의 지루함을 못 견디는 성향이 갑자기 강화되어 버렸답니다. 근데 사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었어요. 3년 차 주니어였고, 아직 아무런 실체가 없는 서비스의 TFT 조직에 마케터가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당시에는 사내에서 서비스 기능이 배포되기 직전에 마케팅 조직에 기능이 소개되어 마케팅 전략을 짜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기에,, 더더욱… “너 가면 뭐 하는 건데..?!” 하는 의문이 가득했답니다.
그러나 웬걸…!?!?
저 신규 TFT로 발령을 받았어요 !
(발령받은 이후 실체 없는 서비스의 실체를 만드는 1년 동안 한 일을 적어볼게요. 다음 주에 읽어주셔야하니..라잌과 구독을 눌러주시면 띵똥~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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