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회의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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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대기업은 20대는 줄고 50대 이상은 줄지 않는 고령화 추세가 뚜렷합니다. 이렇게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조직문화에도 새로운 과제가 부여되고 있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세대 간의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구성원들이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평등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묻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죠. 그런데 이런 세대가 구분되는 현상은 스타트업에서도 빈번합니다.

미드필더가 절실한 한국 조직문화

중간관리자는 축구의 미드필더 역할을 하는 조직의 척추입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모두 역량 있는 중간관리자의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 조직구조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젠 AI의 등장도 고려해야 하죠.

생성 인공지능의 등장과 업무 자동화로 속도와 효율은 높아졌지만, 인간적인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우선 고질적인 회의실 문화부터 투명하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회의를 토론 중심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내가 옳다는 것을 내려놓는 습관을 키우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다른 세대의 생각을 공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문화가 평등한 조직의 시작입니다. AI와의 대화도 토론이 본질이죠.

회의실을 떠나 열린 소통 만들기

조직의 워크숍도 혁신의 대상입니다. 외국은 워크숍을 ‘리트릿(Corporate Retreat)이라고 부릅니다. 리트릿은 구성원들이 사무실을 떠나 편안한 환경에서 서로 교류하고, 무거운 업무보다는 공통 목표에 대해 논의하는 활동입니다. 가을은 리트릿에 어울리는 계절이죠.

리트릿은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얻는데 탁월한 활동입니다. 특히 본연의 업무와 전혀 다른 지역과 공간을 방문해서 서로 몰랐던 생각을 공유하고, 평소 떠오르지 않았던 업무의 영감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죠. 예술, 여행, 취미 등과 연결된 리트릿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사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회식과 워크숍에 부정적입니다. 일방적인 회의와 술자리 위주의 대화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회사 차원에서도 비효율적이죠. 사실 경영진 처지에서 1박 2일로 떠나는 워크숍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얼마 전, 저는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거꾸로 캠퍼스에서 배운 인사이트

지난 4월~7월, 대학로 거꾸로 캠퍼스라는 대안학교에서 마케팅 랩을 진행했습니다. 총 45회의 수업에서 18세의 학생들은 대학에서 배울 수준의 마케팅 지식과 실무를 대부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첫 번째 이유는 거캠의 특별한 조직문화입니다.

거캠에는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대신 학생과 선생 모두 2글자로 별명을 지어 부르죠. 저의 별명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캠은 학교지만, 학생 자치회가 캠퍼스의 문화와 복지를 스스로 책임집니다. 그리고 거캠에는 숙제가 없습니다. 수업에서 모두 해결하죠.

거캠에서 진행했던 9시간의 마케팅 해커톤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영화 홍보를 위한 소셜미디어 채널과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서, 단 하루 만에 250만의 조회 수를 만들어냈죠. 성과를 떠나 평등한 조직문화의 거대한 힘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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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
글쓴이

김우정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기획자 & OTT 미디어랩 수석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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