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와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일 중 하나가 캠페인이다. 캠페인의 정의는 매우 모호하지만, 마케팅 분야에서의 캠페인은 특정 제품 출시, 시즈널 제품 판매 촉진, 기업 브랜딩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해 진행하는 브랜드 활동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활동하는기업들은 매월 각기 다른 이유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마케팅의 기본이 좋은 레퍼런스를 보는 것이니, 올해부터는 매월 주목할 만한 캠페인을 소개하는 아티클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1. 스픽: 틀려라 트일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UiBH24iYR4
영어 학습 앱 기업 ‘스픽’에서 진행한 광고 캠페인이다. 24년 연초에 이효리를 모델로 진행한 캠페인에 이어, 올해는 같은 메시지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24년 캠페인이 이효리 특유의 쿨한 감성을 활용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올해는 故 신해철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내레이션으로 활용했다.
신해철의 목소리를 사용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한 전략이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신해철이 가진 ‘위로의 지식인’ 이미지를 활용해 혼란스러운 세상 속 위로를 전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점이다. 두 번째는, 스픽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AI 음성 인식 기술을 신해철 목소리 복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어필한 점이다.
스픽은 신해철뿐만 아니라 문상훈, 슈카, 원지, 밀라논나 등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할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브랜딩 필름을 제작하고, 브랜디드 콘텐츠를 활용해 효과적인 메시지 노출을 이뤄냈다.
2. 드리미 로봇청소기: 로봇실격
https://www.youtube.com/watch?v=cOVn5GAcyrM
샤오미 산하 청소기 브랜드 드리미가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진행한 광고다. 보통 청소기 광고는 제품 성능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과거 스틱 청소기 시절에는 무게, 소음, 흡입력을 강조했다면, 로봇청소기 시대에는 얼마나 똑똑한지를 강조하는 광고가 많아졌다.
드리미의 로봇청소기 광고는 스마트한 기능을 ‘로봇실격’이라는 네 글자로 압축해 표현했다. 로봇청소기를 실제로 사용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극복한 드리미 로봇청소기의 기능을 보여주며, ‘이 정도도 못 하면 로봇실격’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3. 농심 짜파게티: 묻어있다 시리즈
https://www.youtube.com/watch?v=9jJuutJ78UU
농심 광고는 대체로 올드한 느낌이 강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농심 광고에서 강조하던 행복한 감정 표현이 이제는 과거의 산물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짜파게티 광고는 제품을 먹으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묻어있다’라는 표현으로 자연스럽게 상기시켰다.
짜파게티를 먹으면 보통 입에 양념이 많이 묻는다. 짜파게티의 역사가 수십 년이 된 만큼, 소비자들에게는 이 행위가 익숙하고 당연하다. 농심은 이를 활용해 ‘짜파게티를 먹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소중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상대방의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했다.
브랜드 헤리티지와 소비자 경험을 활용해,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잘 연결한 캠페인 필름이라고 생각한다.
4. 코웨이 더블케어 비데2: 비데위원장 드라마
https://www.youtube.com/watch?v=O2HFI1a-xAc
마지막으로 소개할 캠페인은 코웨이 더블케어 비데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웹드라마다. 이번 웹드라마에는 김희애, 이규형, 최대훈, 최영준 등 연기파 배우들을 대거 섭외했다. 정치권에서 익숙한 ‘비상대책위원장’의 줄임말 ‘비대위원장’을 ‘비데위원장’으로 패러디해, 정치 드라마 형식을 갖춘 광고를 제작했다.
드라마는 총 3편으로 구성됐다. 각 3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로, 제품의 주요 기능을 스토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특히 김희애는 광고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B급 각본도 진지하게 보이게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 광고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먼저, 이런 광고를 좋아할 법한 2030 세대는 비데를 구매할 기회가 거의 없다. 반면, 실제 비데를 구매하는 40대 이상 연령층에게는 이 광고가 다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전체 드라마를 모두 봐야 제품의 기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시리즈형 광고의 한계로 보인다.
이렇게 보니 요즘 한국 TVC 제작 퀄리티가 상당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