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CES는 기술 발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이벤트이다.
한 번의 CES만 집중해서 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CES의 발전에 대해서 알아보면 기술 발전의 흐름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럼 2025의 CES는 어떤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CES 2025 핵심 슬로건과 키노트
2024년의 슬로건은 ALL ON이었고 2025년은 Dive IN이었다.
작년이나 올해나 핵심은 A.I. 다.
인공지능이 모든 곳에 쓰이기 시작해 ON 되는 게 2024년이었다면 올해는 조금 더 몰입해 보자로도 볼 수 있다.
올해 주요 키워드로 디지털 헬스, 첨단 모빌리티, 지속 가능성, 확장현실, 로봇, 스마트홈, 라이프 스타일 테크, 스페이스 테크, ESG, 양자컴퓨팅을 꼽았다.
이 키워드가 중요한 이유는 키노트에서 발표할 연사들의 이야기와 전시하는 기업들의 테마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키노트 중에서 꼭 기억해야 할 3가지를 정리해 보자.
Ⅱ. 엔비디아 젠슨 황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에 주목해야 한다. 코스못, AI의 궁극적인 미래를 피지컬 AI로 정의하며 이를 위한 개발 플랫폼을 이야기했다.
피지컬 AI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인공지능에게 몸이 생겼다는 걸 뜻한다.
인공지능이 현실세계에서 움직이기 위한 몸은 로봇 외에 자동차도 해당된다.
이에 대해 로봇공학의 챗 GPT 순간이 오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 피규어의 피규어 02등 2024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부분의 로봇 14종을 소개했다.
뜻하는 건 하나다. 앞으로 진행될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 이 시대 역시 엔비디아가 이끌겠다는 뜻이다.
이미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CUDA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밍 모델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전략이 코스모스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코스모스를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게 되면 엔비디아의 플랫폼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Ⅲ. 델타 A.I 의 옷을 입다.
델타의 키노트 역시 흥미로웠다.
델타 항공은 2019년 평행현실을 보여준 이후 오랜만에 키노트를 진행했는데, 라스베이거스의 명물로 자리 잡은 스피어를 택했다.
100년의 역사를 돌아봤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으며, eVTOL의 선두주자인 조비 에비에이션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A.I 델타가 A.I의 옷을 입었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 중심의 여행 경험을 강조했는데, 음성만으로 고객의 여행 과정 예약, 증강 현실을 통한 수화물 추적 등이 관심받았다.
한마디로 델타는 그동안 해왔던 영역에 인공지능을 도입해서 더 확실한 고객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Ⅳ. 도요타 – 스마트 시티를 시작하다.
가장 놀랍고 기대되는 연설 중 하나는 도요타였다.
우븐시티 발표 – 도요타가 발표했던 스마트시티 우븐시티는 잊힌 계획처럼 보였다.
2019년 발표한 이후 거의 6년 만에 도요타는 차분히 진행해 오던 우븐시티의 입주를 2025년 가을, 도요타 직원과 그들의 가족을 포함해 총 36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의문은 남는다. 왜 도요타가? 기업의 목적은 생존이다.
과연 우븐시티가 수익이 될 수 있는 모델인가? 이에 대한 멋진 답이 이어졌다.
이 도시가 돈을 벌어주지는 못해도 글로벌 시민으로서는 괜찮다.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비전을 이야기하는 회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금 더해서 생각하면 지금은 돈을 벌어주지는 못해도 앞으로는 가능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자율주행에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휴머노이드 로봇들까지.
제대로 이들과 함께 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인간들에게 맞춰져 있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설계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우븐시티는 최고의 실험 도시이며 충분한 수익 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Ⅴ. 오시코시 : 매일의 영웅을 위한 기업
오시코시 부스에서 처음 만나는 거대한 트럭은 전기로 움직이는 청소차량 ZFL이다.
ZSL의 후속작인데 ZSL은 측면으로 쓰레기통을 감지해서 수거하고 ZFL은 전면의 로봇 팔로 상업용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을 한다.
바로 옆에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굉장한 속도로 쓰레기 통을 잡고 털어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자율주행 방식으로 쓰레기차들이 이동해서 정확하게 쓰레기를 수거해 올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수많은 환경 미화원분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다.
심야에 차량이 이동하는 걸 보면 위험하게 뒤에서 매달려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일자리의 위험성이 다시 언급될 수는 있지만 안전의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할 기술이다.
자율주행 트럭이 아니라 아예 쓰레기통이 집 앞까지 오면 어떨까?
이 고민에서 출발한 로봇이 바로 HARR-E이다.
이 로봇은 마치 식당의 서빙 로봇을 닮았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해서 집 앞까지 오면 쓰레기통이 열리고 쓰레기를 담고 버튼을 누리면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걸 만든 이유는 장애인들이나 노인분들 등 쓰레기를 길에 내놓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한 건 오시코시만은 아니다. 국내기업 로보티즈 역시 자율주행 분리수거 로봇을 만들었고 2024년 10월부터 양천구에서 테스트를 해오고 있다.
Ⅵ. 혼다 – 세련된 전기차를 발표하다.
혼다는 이번 CES에서 2가지 포인트를 볼 수 있다. 첫째 아시모 OS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휴머노이드 로봇 중 하나는 혼다의 Asimo다.
이 이름을 본뜬 차량용 운영 OS 아시모가 발표됐다.
결국 AI가 장착된 자동차는 또 하나의 로봇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콘셉트카 0 Saloon과 0 SUV다. 둘 다 콘셉트이기 때문에 실제로 출시될 때의 디자인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둘 모두 Thin, Light, and Wise의 디자인 철학이 적용되어 굉장히 세련되고 날렵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둘 모두 2026년 상반기 북미 시장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혼다의 고민을 짐작해 볼 수 있다. 2026년에는 소니와 합작해서 만든 아필라가 출시된다.
게다가 전기차는 조금 있으면 포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회사들이 출시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다음은 더 좋은 성능이 아닌 좋은 성능은 기본에 낮은 가격이 승부처가 된다.
아니면 아예 프리미엄으로 가야 하는데 혼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후자일 가능성이 있다.
2026년 출시라면 2025년 하반기에는 실제 판매 가능한 차가 나와야 하기에 위의 콘셉트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는 않다.
[ 글을 마치며 ]
CES의 흐름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로봇 그리고 온디바이스 AI로 요약되는 것처럼 보인다.
유튜브의 발달로 인해서 CES와 관련된 영상을 다양하게 시청해 볼 수 있었는데 현장감이 없어서 부족했지만 변화에 대해서 충분히 미뤄 짐작해 볼만했다.
크게 세 가지의 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사용성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2024년에는 다양한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보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챗 GPT이다.
챗 GPT를 활용해서 우리는 좀 더 편한 검색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계획을 세울 수도 있게 되었다.
나아가 텍스트, 이미지, 영상으로의 멀티 모달로서의 활용성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사용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수준이 점점 더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공간에서의 인공지능의 사용이 아닌 온 디바이스로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데이터의 보안성과 사용성 나아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온 디바이스 AI는 점점 더 기술적인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에서의 온바이스의 활용성이 높아지겠지만 그 외에도 더 많은 기기들이 연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받고 있는 기기는 자동차로 자율주행을 하는 자동차가 바로 새로운 인공지능이 접목되는 디바이스라고 생각이 된다.
마지막으로 종착역은 로봇을 활용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을 대신해서 청소를 해주고 요리를 해주고 옷을 다려주고 세탁이나 물건을 날라주는 등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을 유용하게 해 줄 수도 있지만 더 크게 본다면 우주여행이나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을 어떤 기업이 어떤 형태로 주도하게 될 것인지를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
참고 도서 : CES 2025 핵심을 읽다 ( 이임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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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븐 시티라는 계획이 있는 건 처음 알았는데.. 한번쯤 살아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