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차 마케터에서 이젠 1년차 프리랜서가 되었다. 얼마 후면 2년차가 되는데 ‘나는 잘 성장하고 있는 걸까?’ 걱정과 고민이 많아지며 나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다소 무기력해진 내 눈에 들어온 어느 인턴십 프로그램. 어떤 직무인지, JD도 없이 ‘라이프스타일 단기 프로젝트 인턴십’이라는 문구가 인상깊었다. 직급, 직무에 대한 무게감이 없어서 그럴까 나도 모르게 홀려 지원을 했다. 사회초년생 사이에서 무사히 입사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갖고 25년 또 새로운 길에 들어셨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이곳에서 나는 많은 에너지를 얻으며 사람에 대해 관찰하고 있다. 그래서 3년차 마케터가 직무와 연관없는 인턴십을 통해 느낀 것들은 뭐가 있을까?
나의 능력 재확인

능력이란, 상대적이다. 사람마다, 회사마다, 업무마다 기준이 다르다. 마케터로서, 에디터로서, 기획자로서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나는 새로운 이곳에서 다재다능한 육각형 인간으로 불리고 있었다. 팀장님도, 동료들도 저의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어 오히려 놀라웠다. 지난 주 워크숍에서는 타 부서 대리님께서는 영상 제작 솜씨가 남다르다고 스카웃 제안을 주셨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능력을 재평가 받을 수 있다. 만약 나의 능력이 의심스럽다면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검증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확장된 자아 발견

어느 날 누군가 물었다. ”모딥님은 내향인이라고 하셨는데 아닌 거 같아요. 오히려 먼저 다가와 주시고, 조언도 잘해 주시고, 말도 침착하게 잘하시는데 사회 생활을 하며 만들어진 성격인가요?” 질문을 곱씹어보다 머리를 한 대 띵! 맞은 느낌이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향인라 하기엔 지금 이곳에서 전혀 그렇지 않는 모습이였기 때문. 사회생활로 인해 사회적 E 성격이 조금 있다고 했지만 말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나는 가면을 쓴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진짜 나다워진 걸 라는 걸.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 안의 자아가 사회까지 확장되었고, 이곳에서 내 진정한 본모습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성 자아는 없었다. 내 안의 자아가 확장 (생성)되어 사회까지 나온 것일 뿐이다.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행동들, 멋있게 보던 사회 선배들의 행동들을 잘 흡수했던 것 같다. 사회에서도 우리는 새롭게 또는 더 확장한 나를 만들어 간다.
함께 성장하는 동료들

퇴근 후, 나는 프리랜서 외주 업무나 개인 콘텐츠 작업을 위해 사무실에 남곤 한다. 흥미로운 건, 늘 몇몇의 동료들도 함께 남아 있다는 것이다. 각자 자기계발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하루를 회고하며 차분한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서로 재능 기부를 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특히 금요일 저녁, 동료들이 환하게 웃으며 묻는다. “모딥님, 오늘도 남아서 일하시죠?” 그 물음이 행복하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곳을 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든다.
사람마다 일의 가치관이 다르다. 나는 내가 얼마나 어떻게 성장하며 일하는냐 보다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럼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modip 님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