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만나면 간혹 나의 질문을 시험하고, 상대가 어떻게 답을 하는지 살펴본다. 가볍게 던진 질문을 진지하게 긴 시간을 답을 하는 가 하면, 그에 맞게 적절하게 답한다. 어떤 이는 다시 나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좋은 대화는 질문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한쪽에서만 질문을 하면 취조받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담스러운, 혹은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는 이들도 있다. 상대에 대해서 잘 안다면 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면 굳이 그걸 물을 이유가 없지만,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한다.
좋은 대화 친구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게 없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싫은 소리 해서 욕을 먹느니 안 하거나 좋은 말로 마무리를 저버린다. 그런 관계는 밋밋할 수밖에 없다.
좋은 질문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그 사람이 말하고 싶은 것, 상대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물어주는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오랜 시간 관계를 맺어 온 사람에 대한 질문은 달라야 한다. 생각을 열게 하고 우호적으로 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격적인 질문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다. 세게 보인다고 거친 질문을 해서 오히려 분위기를 망친다.
삶을 재구성하는 관계의 법칙, <사람을 남기는 사람>을 쓴 작가 정지우는 질문이 사람의 마음을 열고 자기의 이야기를 전달하게 한다고 한다. 몇 가지 질문 만으로도 관계를 이어가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 나쁜 질문은 다시 보고 싶지 않게 만든다.
정지우 작가가 말하는 질문에 대해 들어보자.
“질문은 상대가 가진 방어기제를 무너뜨리면서 상대가 말하게 한다. 흔히 이런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 누구도 나의 이런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말해봐야 지루학히만 하고 타박만 받을 것이다,라고 여기는 말들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말을 하다가도 그만두고 멈추는 지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들어주고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일이란 그렇게 상대가 멈춘 지점을 알아채고 그에 관해 물어보는 것이다. 그저 몇 가지 질문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자기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달한다. 물론 때로는 나의 질문이 무례가 될 위험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에 닿기 위한 몇 가지 질문은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110쪽, <사람을 남기는 사람> 중에서
무례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던진 질문은 상대에게 무례로 비칠 수 있다. 서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나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의 기준에 대해 존중하고, 사과를 한다면 그러한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좋은 질문은 질문을 하는 동안 하나하나 쌓여간다. 질문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반듯하게 세우는 일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을 친구로 두었다면 그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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