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노트폴리오에서 29cm BX 디자이너 무물보 세미나를 듣고 후기(시니어 마케팅 디자이너가 본 29cm BX 디자인)를 썼는데, 이번에는 여기어때 BX 디자이너 두 분을 모시고 무물보를 진행한다 하길래 바로 신청해서 들었다. 회사에서 의도치 않게 초과근무를 하는 바람에 급하게 집으로 이동해서 듣긴 했지만….ㅎㅎㅎ 오래간만에 다른 회사의 디자인 부서 이야기를 들으니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진행방식은 이전의 29cm 무물보 세미나와 같았다. 먼저 각 팀의 소개 -> 대표 프로젝트 소개 -> 사전질문 답변 -> 현장질문 답변으로 진행되었다. 두 번째 무물보 세미나를 들어서 그런지 이전보다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도 했는데, 29cm 무물보 세미나에 비해서 마케팅 디자인 관련 내용이 많아서 괜히 내용을 더 들여다보게 된달까.
이전 후기에서는 29cm 디자이너들이 말한 내용들을 내 주관적인 시선으로 한번 더 생각해 봤다면, 이번에는 [다른 회사 마케팅 디자인 부서는 어떻게 일할까?]에 초점을 맞춰서 들었다. 그래서 이번 후기도 이 부분 위주로 써보려고 한다.
– 해당 글 대문에서 사용된 이미지는 노트폴리오 세미나 상세페이지의 이미지입니다. (출처 : https://notefolio.net/service/seminar/211)
– 브런치 글에 있는 장표 이미지는 실제 라이브에서 사용된 장표를 캡처한 이미지이며, 저작권은 여기어때, 노트폴리오 및 해당 장표를 만든 디자이너에게 있습니다.
– 해당 이미지 문제 시 댓글로 알려주시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효율적인, 그리고 일관된 디자인 리소스 관리

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당 세미나는 BXD 1팀, BXD 2팀의 디자인 리드 분이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 두 팀의 차이점이라면 1,2팀이 맡은 업무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이다. 이전의 29cm 디자인 부서는 여러 개의 BX디자인팀 내에 마케팅 디자인 담당 부서가 있는 반면, 여기어때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BX,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는 1팀과 마케팅 디자인을 진행하는 2팀으로 나뉘어 있었다. 확실히 회사 내에서 마케팅 디자인과 BX를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서 조직 구조 및 담당 업무의 규모가 다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무래도 담당 업무가 비슷한 BXD 2팀의 프로젝트 설명을 유심히 듣게 되었는데, 주요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프로모션 템플릿과 운영 프로세스 개발] 부분을 들었을 때, “이 회사도 마케팅 디자인의 효율화를 고민하는구나” 생각했다. 이번 무물보 세미나에서 유난히 동질감을 많이 느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여기어때에서 주로 고민하는 [효율화], [템플릿화]는 업무의 효율화도 있겠지만, 주로 [누가 작업해도 일관되고 사용성 좋은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효율화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페이지와 배너별로 너무 많은 컬러를 사용해서 오히려 CTA 버튼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지 배경과 CTA 컬러 가이드를 제공한다든지. 또는 위의 배너 템플릿처럼 가독성과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배너 디자인을 훨씬 간소화한다든지 등등.(물론 빠른 작업을 위해 디자인을 변경한 것도 있었다)
물론 질의응답 중 기획자와 디자인을 가지고 핑퐁이 생길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대답에서, 가이드를 벗어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달라고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팔로우한다고도 한다는 지점에서 눈물 흘릴 뻔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내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에 ㅠㅠ 디자인 가이드를 배포하고 이를 마케터들에게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가 보다.
예전에는 다양하고 비주얼 퍼포먼스가 좋은 마케팅 디자인을 선호했다면, 요즘에는 확실히 간소화되고 운영하기 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물론 디자인 퀄리티는 좋아야 한다) 다른 회사의 마케팅 디자인 부서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점점 많아지는 업무를 일관된 디자인으로 쉽고 빠르게 만들려는 움직임은 어느 회사에서나 조금씩 보이나 보다.
마케팅 디자인과 BX 디자인의 최고의 고민거리,
성과의 정량화
그리고 이 [디자인 가이드화, 템플릿화]에 이어서 여기서 확실히 “이 분들도 우리랑 같은 생각과 고민을 안고 있구나!”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만든 디자인에 대한 데이터 수집, 즉 성과를 정량화하는 부분이었다.

대표 프로젝트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결과물이 실제로 어떤 유의미한 성과를 냈는지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확실히 브랜드 디자인보다는 좀 더 수치값으로 말하는 성과가 많았다. (실제 주문전환율, CTA버튼 클릭률, DAU 등등) 아무래도 모바일 플랫폼의 마케팅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결과는 [매출 증대]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여기어때도,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성과의 정량화]에 대한 고민은 여기어때 디자이너들도 현재진행형이었다. 실제로 질문에서 [콘텐츠 디자인의 정량적 지표, 성과 측정 방법]을 물어봤을 때 디자이너 분들도 이 부분은 현재도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라고 하더라.
여기어때 디자인 부서 내에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으려 하지만, 이들 역시 [이 디자인으로 냈기 때문에 이 지표가 나왔다]고 단정 짓기에는 영향을 받을만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실질적으로는 디자인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워했다. 단, 같은 프로모션을 다른 기획 또는 디자인으로 내보냈을 때의 전환율을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듯했다. 그리고 프로모션 노출보다는 마케팅 소재(CRM 등)가 좀 더 직관적으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같은 고민을 하는 나로서는 이 주제로 하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피그마를 이을 대항마, 프레이머

마지막으로 “이거 써볼 만 한데?”라고 생각했던 지점은 바로 BXD 1팀 프로젝트 중 여기어때 룸서비스 제작 과정을 얘기할 때 프레이머(framer)를 얘기할 때였다.
사실 몇 년 전, 아마도 프레이머가 생겼을 때 초기였던 것 같다. 그때의 프레이머는 코드를 모르면 쓸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보다는 개발에 치중된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사내 개발자에게 프레이머를 배웠었는데, 이 코드의 장벽에 모든 디자이너가 무너져 버렸다. 그만큼 그때에는 프레이머가 너무 어려운 툴(tool)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들 피그마를 쓸 줄 알면 바로 배울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많이 발전했나 보다.
여기어때 디자이너 분들은 사내 디자인 자산을 모으고 관리하는 웹사이트 룸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이 프레이머를 사용했다 한다. 여기서 이 프레이머로 개발자와 퍼블리셔 없이 웹사이트 하나를 뚝딱 만들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툴을 배워서 바로 실무에 적용한 추진력도 놀라웠지만, 이 프레이머라는 툴의 어마무시한 장점(디자이너 혼자서 웹사이트 하나 만들 수 있음)에 놀랐다.
이 프레이머로 웹사이트 하나를 만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제로 비슷한 사례를 얘기해 준 디자이너가 생각났다. 얼마 전 프레이머로 대형 캠페인 페이지 하나 뚝딱 만들었다는 29cm의 아티클도 떠올랐다. 어쩌면 피그마 다음 툴(tool)은 프레이머일지도 모른다. 아직은 프레이머가 디자이너-개발자 협업 툴, 또는 디자이너 혼자서 퍼블리싱할 수 있는 웹사이트 제작 툴 성격이 강하지만, 언젠간 우리도 마케팅 디자인을 진행하는 데에 이 프레이머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번 29cm BX디자이너 무물보와 비슷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회사마다 하나의 분야를 가지고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지, 그리고 이 업무를 운영하는 조직은 어떤지 등이 달랐다. 그래서 같은 BX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각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생각하는 바가 달라서 새로웠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번 여기어때 무물보에서는 [다른 회사의 마케팅 디자인 업무 방식 및 업무 방향성]을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무물보에서 나온 질문처럼, 현재 BX 디자인과 마케팅(콘텐츠) 디자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서 2가지의 이야기를 한 번에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아쉬운 점은 BX 디자인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데, 개인적으로 이번에 마케팅 디자인 업무에 대한 얘기를 비중 있게 들을 수 있어서 재밌게 본 세미나였다.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이다음 무물보는 어느 회사 디자이너들이 진행할까 기대하게 된다.
HYO의 더 많은 글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designer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