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브랜드’는 있어도 ‘최애 여행사’는?🤔

우리는 좋아하는 옷 브랜드의 신상을 기다리고, 단골 카페의 커피 맛을 즐기며, 특정 IT 기기 브랜드에 열광합니다. 이른바 ‘팬덤’이죠. 그런데 혹시, 여러분의 ‘최애 여행사’는 어디인가요? 아마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대부분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할 때, 수많은 OTA와 가격 비교 사이트 중 그저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을 선택할 뿐이니까요. 가격과 편리함이 전부인 듯한 이 시장에서, 왜 유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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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좋아하는 옷 브랜드의 신상을 기다리고, 단골 카페의 커피 맛을 즐기며, 특정 IT 기기 브랜드에 열광합니다. 이른바 ‘팬덤’이죠. 그런데 혹시, 여러분의 ‘최애 여행사’는 어디인가요?

아마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대부분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할 때, 수많은 OTA와 가격 비교 사이트 중 그저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을 선택할 뿐이니까요. 가격과 편리함이 전부인 듯한 이 시장에서, 왜 유독 여행사 브랜드는 우리의 ‘찐팬’ 리스트에 오르지 못하는 걸까요?


🧳 여행 열기 속, ‘이름 없는 조력자’가 된 브랜드

여행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해외 출국자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유튜브에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폭발적인 여행 열기 속에서, 정작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여행사’ 브랜드는 이상하리만치 희미합니다. 사람들은 다음 여행지를 꿈꾸지만, 특정 여행사를 ‘나의 단골’로 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처럼 자연스럽게 재방문하거나 구독하는 충성도 높은 관계는 찾아보기 어렵고, 결국 여행사는 가격과 조건에 따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로 남을 뿐입니다.


👟 나이키는 되고, 여행사는 왜 안 될까? 브랜드 경험의 결정적 차이

우리는 나이키 운동화를 사면서 브랜드를 신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브랜드를 마십니다. 익숙한 브랜드 로고와 감성은 자연스럽게 우리 경험의 일부가 되고, 반복될수록 애착은 깊어집니다.

그런데 여행은 어떨까요? 여행의 감동은 그 무엇보다 강렬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감동의 기억 속에는 ‘여행사’의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어디를 갔는지”는 기억해도, “어느 여행사를 통해 갔는지”는 희미합니다. 사람들의 기억은 “얼마였는지”, “호텔은 어땠는지”와 같은 상품의 속성에 머무릅니다. 여정을 설계하고 가능하게 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는 고객의 기억에서 소외됩니다. 이는 여행사가 브랜드로서 고객의 감정에 가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감정적 연결이 없는 상태에서 고객은 다양한 선택지를 냉정하게 비교할 뿐입니다. 가장 저렴하거나 조건이 좋은 곳이 선택될 뿐,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호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결국 여행사는 일회적인 선택지, 스쳐 지나가는 정보 제공자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 여행사 브랜드 팬덤 구축의 근본적 어려움

1️⃣ 일관되지 못한 서비스 경험

여행사는 상담부터 사후 관리까지 고객 여정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접점을 갖지만, 서비스 품질의 편차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은 ‘운에 맡기는’ 상황에 익숙해지고, 감동은 일회성으로 휘발되어 브랜드에 대한 꾸준한 신뢰를 쌓기 어렵습니다. 이는 팬덤 형성의 기반인 감정적 유대를 약화시킵니다.

2️⃣ 단기적 성과 위주의 구조

대다수 여행사는 장기적인 고객 관계 구축보다 시즌 특가와 한정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객은 일회성 혜택에만 반응하고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은 깊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고객 맞춤형 제안이나 CRM(고객 관계 관리) 활동 부족은 반복적인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해, 팬덤에 필요한 신뢰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3️⃣ 차별화가 본질적으로 어려운 상품 (★)

여행지는 본질적으로 누구나 활용 가능한 공공재적 성격을 지닙니다. 파리의 에펠탑, 다낭 해변 등 대표 관광지는 유한한 공유 자원이기에, 이를 활용한 상품의 핵심 구성(항공, 호텔, 일정)은 필연적으로 유사해지기 쉽습니다. 이 구조 속에서 소비자는 “어차피 비슷하다”고 느끼며 가격 비교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여행사가 ‘자원을 연결하는 중계자’로 그치고 있다는 점에 원인을 둡니다. 고객은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지만, 여행사는 여전히 항공, 숙소, 일정을 엮는 역할에 그치고 있습니다. 팬덤은 단순한 연결이 아닌, 의미 있는 경험 설계에서 시작됩니다.


🌱 팬덤의 시작: ‘상품 판매’에서 ‘여정 설계’로의 전환

여행사 브랜드가 팬덤을 얻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역할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상품(항공, 호텔)을 나열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시간과 기대를 의미 있는 ‘여정’으로 설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합니다.

최근 하나투어의 ‘밍글링 투어’나 여기어때의 ‘버킷팩’처럼, 참가자 간의 교류나 특정 테마 몰입 등 특별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 기획들이 좋은 예시입니다. 이들은 단순 관광지 방문을 넘어, 관계 형성과 기억에 남을 순간을 디자인함으로써 고객에게 깊은 감정적 만족감을 제공하고 브랜드 유대감을 강화합니다.

결국 팬덤은 ‘잊지 못할 경험을 설계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만드는 역량’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과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깊이 있는 여정 큐레이션: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읽어 ‘나만을 위한 여정’을 제안하는 신뢰받는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 개인화된 경험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형성합니다.)

✔️ 매력적인 브랜드 콘텐츠: 여행 전 설렘을 고조시키고 여행 후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감도 높은 스토리와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긍정적 기억을 강화하여 재방문을 유도합니다.)

✔️ 철학이 담긴 여행 기획: ‘왜 이 여행을 기획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브랜드 철학과 진정성 있는 의도를 전달해야 합니다. (→ 가치 공유를 통해 단순 고객을 넘어 정서적으로 연결된 팬으로 만듭니다.)

이처럼 고객의 여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세심하게 설계할 때, 비로소 여행사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강력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고정 팬을 가진 브랜드와의 협업, 새로운 가능성일까?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이키나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색깔을 담아 여행 상품을 기획하면 어떨까요? 이미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와 감성적 연결을 구축한 브랜드이기에, 그들의 취향과 철학이 담긴 여행은 훨씬 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 속 장소를 여행하는 ‘스크린 투어’처럼, 브랜딩이 완성된 기업의 여행 기획은 고객에게 단순한 선택지를 넘어 ‘기다림과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객은 그 브랜드와 함께하는 여행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여행사가 이러한 브랜드와 손을 잡는다면, 고객은 ‘정보 검색’ 모드에서 벗어나 ‘스토리 참여’ 모드로 여행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여행은 상품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의 자연스러운 확장이 됩니다. 이때 여행사는 브랜드 팬덤에 편승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 ‘핵심 실행자’ 역할을 맡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협업은 팬덤에 기대는 전략이 아니라, 팬덤 커뮤니티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경험 전달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기회입니다. 이는 여행사 자체의 브랜딩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정의 기억이 브랜드를 만드는 지금, 여행업계는 근본적인 정체성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자원 연결의 효율성을 넘어, 고객의 기억과 감정을 창조하는 ‘경험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진정한 여행의 가치는 ‘얼마나 싸게’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게’ 경험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고객의 기억 속에 가격 대신 그 브랜드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감동과 스토리를 남겨야 합니다. 스토리가 살아 숨 쉬는 여정을 통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더 이상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의 총체’를 갈망합니다. 따라서 여행사는 치열한 가격 경쟁의 과거에서 벗어나,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한 ‘경험의 진정성’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단순 중개 플랫폼에서 고객의 삶에 영감을 주는 ‘경험 창조 브랜드’로의 대전환. 이것이야말로 여행사가 앞으의 강력한 팬덤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약속하는 길이 아닐까요?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하나투어

쥰쓰
글쓴이

쥰쓰

여행은 낭만적이지만, 여행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냉정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관광학적 통찰과 마케팅의 촉을 발휘해 여행산업의 '현실'을 탐구하는 쥰쓰입니다. 여행자의 로망보다는 여행 기획자의 고민을 담아, ‘진짜’ 여행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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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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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최애 브랜드’는 있어도 ‘최애 여행사’는?🤔

  1. 475

    “나이키나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색깔을 담아 여행 상품을 기획하면 어떨까요?” 해당 본문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나이키와 스타벅스 같은 히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 478

      늘 여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오사카하면 도톤보리, 파리하면 에펠탑, 동남아하면 바다”와 같은 관광지에 대한 기억만 브랜딩되는 것 같아요. 여행사도 관광지의 경험을 넘어,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이야기를 브랜드로 풀어낸다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485

    뼈를 때리는 질문이었던 것 같아서 댓글 남겨요.
    정말 최애 여행사는? 했을 때 없었거든요.
    항공사에 이어 이젠 여행사가 나설 차례인가봐요. 어쩐지 요즘 팸투어 같은게 많이 생기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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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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