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25년 04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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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된 콘텐츠입니다
성장해야 생존하는 시대입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2024년 실적이 공개된 후, 시장의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거래액 2조 5천억 원, 매출 3,3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한편으로는 다시 적자로 전환된 부분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죠.
일단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실적의 주체는 ‘에이블리’가 아닌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라는 점인데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대표 서비스인 ‘에이블리’를 비롯해 남성 패션 플랫폼 ‘4910’, 일본 현지 서비스 ‘아무드’까지 총 3개의 플랫폼을 운영 중입니다. 실제로 핵심 사업인 에이블리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번에 발생한 적자는 신사업인 4910과 아무드에 대한 전략적 투자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여전히 있을 순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업의 성과를 흑자나 적자 여부만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내는 것만큼이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제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국내 이커머스 산업 전반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당장의 수익성에만 집중하다 보면 외형 축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고객이 언제든 자유롭게 플랫폼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발생한 격차가 다시 돌이키기 어려워질 수 있죠. 바로 이 지점에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작년 실적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23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당시 에이블리는 브랜드 패션을 강화하고 비패션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서비스 매출을 크게 늘렸고요. 광고선전비 역시 전년도 437억 원에서 230억 원으로 효율화하면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었죠.
그런데 2024년 들어서 광고선전비가 다시 423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다시 크게 증가한 셈인데요. 2023년 에이블리의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 비율)는 1,133%, 2024년엔 790%를 기록합니다.
2년 연속으로 뛰어난 효율을 이어갔지만요. 이는 확실히 작년에는 성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베팅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특히 신사업인 4910이나 아무드는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라 아직 광고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아끼지 않고 마케팅 투자를 집행한 겁니다.
다만 고객만 늘린다고 커머스 서비스가 성장하진 않습니다. 입점 셀러 확보도 함께 이루어져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데요. 인지도가 낮은 신규 서비스일수록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에이블리는 4910과 아무드의 셀러 성장을 위해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셀러가 프로모션 비용의 5%만 부담하면, 나머지를 회사가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고요.
이 영향으로 지급수수료 지출도 함께 늘었습니다. 전년 대비 57.4% 증가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28.8%)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이러한 증가에는 앞서 언급한 셀러 지원 정책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물론 거래액이 늘면 지급 수수료 내 서버 운영비나 결제 수수료도 함께 증가하긴 하지만, 이를 넘어선 투자를 했다는 거죠.
결론적으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2024년의 적자 전환은 판매관리비 증가, 특히 고객(광고선전비)과 셀러(지급수수료)에 대한 선제적 투자에 따른 결과였던 겁니다.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았습니다
사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처음부터 상품 사입부터 물류, 고객 서비스(CS)까지 전방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었는데요.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탄생한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현재 성공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교적 최근까지는 수평적 확장에 주력했죠. 동대문 패션을 넘어 브랜드 패션, 뷰티, 식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에이블리는 작년 연간 거래액 2조 원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와 같은 전략의 변화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겠죠. 특정 타깃과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는 필연적으로 성장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랜 기간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왔습니다. 대부분은 기존 고객을 기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자체 브랜드(PB)를 만들거나, 물류 등으로 사업을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하곤 했죠.
그런데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선제적인 투자로 기존 버티컬 커머스들과는 다른 성장 방식을 선택했고, 현재 그것이 옳았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거래액 증가 속도마저 빨라지게 만든 건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여성 패션을 둘러싼 경쟁은 워낙 치열했고, 에이블리는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존의 성공 공식을 넘어 더 다양한 고객을 만나는 길이었죠. 그 결과 남성 패션 플랫폼인 ‘4910’을 성공적으로 키워냈고,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1분기 대비 560%나 성장했습니다. 또 일본 현지에서 누적 다운로드 560만 회를 돌파한 ‘아무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덕분에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전사 기준의 거래액 증가율은 작년에 오히려 더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증가율은 이에 따라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이를 반전시킨 겁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해외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만약 일본에서도 에이블리의 성공 공식을 꾸준히 확장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국가로도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입니다.
체질도 개선되는 중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25년 1분기 다시 전사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이미 증명하고 있는 중이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때로는 당장의 흑자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해서는 결국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특히 남성(4910) 및 해외 시장(아무드)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내부에서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게 필수적입니다.
다행히도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도 빠르게 개선 중입니다. 우선 상품 매출의 매출총이익률(GPM)이 2023년 39.5%에서 2024년 44.5%로 뚜렷하게 좋아졌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초창기 성장을 이끈 것이 바로 에이블리 파트너스였고, 최근 일본 진출한 아무드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처럼 운영 효율이 계속 개선된다면 전체적인 수익성도 더욱 올라갈 수 있겠죠.
또 하나, 에이블리의 광고 사업 성장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리테일 미디어’가 바로 에이블리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입점 셀러나 브랜드뿐 아니라 외부 기업들도 에이블리 앱 안에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앱 바깥의 다른 웹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광고(아웃링크)까지 허용하면서 안정적인 추가 수익을 만들고 있는 거죠.
물론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시장 환경이 어려운 만큼, 4910과 아무드의 성장 속도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다행히 초기 성장만 보면, 에이블리보다 거래액과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더 빠르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두 서비스가 지금의 에이블리처럼 안정적인 단계로 조기에 진입한다면,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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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전략이 인상 깊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