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에서 장사의 신을 발견하다.
아, 그 매운맛 장사의 신이 아닌, 제가 지나가다 발견한 리얼 핵고수 장사의 신입니다.
며칠 전 을지로3가역 3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러 가는 길에 한 빵집을 발견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공유드려요.
(일부 내용은 이 가게 직원분과 잡담을 나누며 얻은 정보에요)
1️⃣ 지리적 위치를 활용한 타임 마케팅 : 런치
👉 보통 지하철 지하 점포는 출근길 고객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아침 메뉴를 구성하거나, 아침에만 반짝 영업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빵집은 ‘런치세트’를 구성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 이 가게 위치는 지하철 2-3호선 환승 통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주 고객은 없다고 봐야 할 아주 열악한 곳이에요. 모두 뛰어가기 바쁘거든요.
👉 그래서 이 가게는 점심 고객을 타겟팅합니다. 출퇴근 고객은 어차피 지나가고 말테니,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점심 고객을 대상으로 한거죠.
👉 그리고 여기는 을지로3가역 아니겠어요? 점심 때 외부 미팅으로 이동하는 직장인들이 꽤나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런치’라는 시간대를 잡았다고 하네요.
2️⃣ 팔릴 수밖에 없는 메뉴 구성 : 단짠과 건강
👉 보통 빵집의 런치세트는 대부분 샌드위치와 음료, 샐러드와 음료처럼 두 가지 조합을 갖고 있어요.
👉 그런데 사실 잘 팔리는 세트 메뉴를 보면 3개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햄버거 + 감자튀김 + 음료’나 ‘떡튀순’ 이렇게 말이죠.
👉 이 빵집은 그 조합을 기가 막히게 구현했습니다.
– 샌드위치 + 팥빵 + 두유
– 주먹밥 + 크루아상 + 두유
– 김밥 + 파이 + 두유
👉 이걸 자세히 보면 맛의 조합도 깔 데가 없습니다. 단짠구성에 건강까지 잡은 조합이죠. 환승 통로에서 뭘 고를 시간이 없을 때 최적의 메뉴 조합입니다.
3️⃣ 순환을 빨리 가져가는 가격의 마법 : 5천 원
👉 마지막으로 가격은 왜 5천 원일까요?
👉 이 메뉴가 ‘런치 세트’라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직장인에게 ‘점심 한 끼 5천 원’은 마법과 같은 가격이죠. 김밥 한 줄에 6천 원, 햄버거 하나도 7천 원인 시대니까요.
👉 어설프게 4,900원이 아닌 이유도 물어봤습니다. 그 답은 ‘속도’에 있더라구요. 세트 가격에 봉투 값 100원을 미리 포함시켰고, 손님이 세트를 고르면 미리 포장된 봉투를 주는 구조였습니다.
👉 그럼 “4,900원이에요. 봉투드릴까요?”와 같은 대화가 필요 없다는 거였습니다. 환승 중인 손님이 빠르게 결제할 수 있게 한 가격 구조인 거죠.
이 정도면 리얼 장사의 신 아닌가요?
여기는 을지로3가역 ‘을지쌀빵’입니다.
소상공인분들 존경합니다. 응원합니다.
😊더 많은 인사이트 구경가기 : 민병운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