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 ] 사람입니다.” 이 문장을 당신은 쉽게 채울 수 있는가?
요즘 사회는 자신을 분명하고 매력적으로 정의하길 요구한다. 소개팅에서도, 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닌 사람이라면, 자신을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친한 친구와 있을 때의 나, 직장 후배로서의 나, 가족 안에서의 나, 후배를 이끄는 선배로서의 나,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는 나,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나.
상황에 따라 꺼내 드는 나의 얼굴은 수없이 많다. 특히나 나는 상대방에 따라 그 페르소나가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사람마다 나에 대한 이미지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모습을 혼란스럽다고 느끼기 쉽지만, 오히려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페르소나를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질문에 단 하나의 대답만 필요하진 않다. 중요한 건, 어떤 페르소나들이 내 안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야근이 잦았던 지난 주, 동료와 같이 퇴근하는 중 이런 말을 했다. “숲 속에서 견고하고 곧게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나무 같아요. 그래서 가장 의지되는 사람이에요.” 그 말에 다른 동료는 동의하면서 너무 곧아 빈틈이 보이지 않는 모습에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어느 날 선배에게 동료들이 보는 나의 이미지를 말했는데 그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너만큼 편하고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어딨어?”
또 1년에 5번도 채 못 만나는 친구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사람, 자주 만나고 싶은 친구. 이렇듯 사람마다, 상황마다, 나라는 사람은 다르게 보인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떠올리는 롤모델도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가정 안에서는 따뜻한 사람을, 일터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을, 관계 안에서는 여유로운 사람을 닮고 싶다. 하나의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꺼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각 페르소나의 부족한 점을 다듬고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은 게임 캐릭터의 능력치를 키우는 일과 닮아 있다. 체력을 키우고, 방어력을 높이고,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며 레벨업하는 것처럼, 나도 매일의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내 안의 다양한 페르소나들을 인지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꺼내는 일.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고 흥미로운 여정이다.
[ 오늘의 사유하기 ]
독자는 어떤 페르소나들을 가지고 있는 가?
아직 빛내지 못한 페르소나가 있다면 숨기지 말고 꺼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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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p 님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항상 일관적이지 못함은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