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것의 목록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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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어떻게 인풋하는가였는데, 저는 특별히 인풋하지 않습니다. 그냥 살아가는 것뿐이라는 말씀밖에는 드릴 수가 없겠네요. 그런데 살면서 우연히 마주치는 ‘왠지 잘 삼켜 넘길 수 없는 것’을 저장하는 노력을 저는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알을 만나면 두근두근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저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의 목록을 길게 만들 여유가 있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의 목록도 아이 때부터 길게 만들어 두라고요. 그것이 나중까지, 오래오래 즐거운 법입니다.”-71쪽, 우치다 다쓰루의 <무지의 즐거움> 중에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관점을 바꾸라는 말도 한다. 다르게 보면 보이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고들 한다. 말을 바꾸고 단어의 위치를 바꾸면 다른 관점이 생긴다. 카피 쓰기의 기본은 다르게 보기다. 단어를 바꿔 놓는 것도 방법이다. 


삶도 그렇다. 질문을 바꾸면 지루했던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조말선의 <이해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라는 책이 등장을 했다. 상대방에게 이 책을 선물로 줬다. 내용은 둘째치고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드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고치도록 재촉하는 게 먼저이다. 시집 어디에 그런 시가 있나 해서 찾아봤다. 


이 시집에 실린 마지막 시의 마지막 문장에 들어 있는 문장이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동물이 되었다가 식물이 되기도 한다. 전체가 되기도 했다가 일부가 되기도 한다. 사실 정직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복잡하고 난해한 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가 마주한 책이 우치다 다쓰루의 <무지의 즐거움>이다. 국내에 저자가 쓴 책이 40여 권 넘게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우치다 다쓰루가 한 말이 조말선의 말과 겹쳤다. 


우리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과 어울리고 그들을 만나 즐거워한다. 그렇지만 그게 나를 두근거리게 하지 않는다. 낯선 것, 경험해보지 못한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과 마주할 때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어려서 부터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목록을 만드는 아이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개인의 ‘인생처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두근두근 한 마음을 가져본 게 언제 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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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웅
글쓴이

길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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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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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514

    이해할 수 없는 것의 목록. 뭔가 벌써 불편함이 느껴지지만 이 글을 읽으니 나를 더 먼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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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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