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멀티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Decathlon)의 ‘The Breakaway’ 캠페인은 “스포츠의 힘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닿아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가 ‘갇힌’ 경험을 했던 시기, 데카트론은 실제로 자유가 제한된 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자유’와 사회적 연결의 기회를 주고자 했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벨기에 아우데나르더(Oudenaarde)의 최고 보안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들이었는데요.
데카트론은 ‘The Breakaway’ 캠페인을 통해 “운동이 단순히 신체 건강을 넘어서, 자존감·사회성·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운영 과정
1. eCycling 팀의 창설
데카트론은 감옥 내에 Zwift라는 가상 사이클링 플랫폼을 도입했습니다. Zwift는 전 세계 300만 명이 넘는 사이클리스트가 실시간으로 레이스와 그룹 라이드를 즐기는 가상 세계인데요. 데카트론은 재소자들에게 사이클링 장비와 유니폼, 트레이너를 지원했고, 이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익명의 선수’로 외부 세계의 수천 명과 함께 라이딩에 참여하게 됩니다.
2. 사회와의 실시간 연결
가상 라이딩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회와의 실시간 소통의 장이 되었는데요. 재소자들은 Zwift에서 외부 라이더들과 경쟁하고, 그룹 라이딩에 참여하며, 자신이 ‘죄수’가 아닌 ‘선수’로 인정받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특히 2021년 9월, 재소자 팀과 판사·변호사·교도관·법무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Team Justice’가 Zwift에서 라이브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는데요. 이 경기는 데카트론의 페이스북 채널에서 생중계되며, 사회적 대화의 장을 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미디어와 사회적 확산
캠페인은 벨기에와 유럽의 메인스트림 언론, 국제 사이클링 전문 매체, 그리고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데카트론은 팟캐스트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소자들의 변화와 이야기를 기록해, 스포츠가 실제로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4. 제도적 변화로의 확장
캠페인의 성과를 바탕으로, 벨기에 법무부는 The Breakaway 프로젝트를 전국 모든 교도소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제 더 많은 수감자가 eCycling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재활과 재통합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캠페인 성과
이처럼 의미 있는 캠페인은 칸 라이언즈 2022 크리에이티브 전략·PR 부문 그랑프리, D&AD, Creative Belgium Awards 등 세계 주요 광고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전략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는데요.
이보다 더 큰 성과는 바로 벨기에 법무부가 전국 교도소로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스포츠가 교정·재활 정책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데 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재소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완화하고,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포용’이라는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재소자들은 “운동을 통해 다시 사회의 일부가 된 느낌”, “내가 누구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캠페인 인사이트
1. ‘접근성’의 진정한 의미
데카트론은 캠페인을 통해 ‘모두를 위한 스포츠’가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보여주었는데요.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에게도 스포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의 신념과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실현했습니다.
2. 가상과 현실의 경계 허물기
eCycling이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물리적 한계를 넘어 진정한 ‘사회적 연결’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술과 창의성의 결합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3. ‘낙인’이 아닌 ‘가능성’에 주목
재소자를 ‘문제’가 아닌 ‘변화의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이 캠페인의 핵심이었습니다. 익명으로 외부와 경쟁하며, ‘죄수’가 아닌 ‘선수’로 인정받는 경험은 자기효능감과 재활 의지를 크게 높였습니다.
4. 사회적 대화와 정책 변화를 이끈 힘
캠페인은 단순히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마케팅이 사회적 대화와 정책 혁신까지 견인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입니다.
‘The Breakaway’는 스포츠와 기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결합할 때 얼마나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혁신적 캠페인의 좋은 사례입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접근성’과 ‘포용성’이 브랜드의 미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데카트론처럼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까지 아우르는 창의적 마케팅이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니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sun5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