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다이아몬드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 희소성과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 가격을 낮추면 매출은 늘겠지만,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이 상식. 타겟을 넓혀 매출을 높이면서도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유지할 수는 없을까? 광고가 답을 찾았다.
1947년, 광고대행사 N.W. Ayer & Son은 다이아몬드를 약혼선물로 포지셔닝하는 광고 캠페인을 런칭했다. 다이아몬드의 변하지 않는 강도와 아름다움이 캠페인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졌다. 로맨틱한 분위기와 현실적 욕망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이 카피의 성공으로 시장이 움직였다. 3년 후 다이아몬드 판매가 55% 성장했다.* 이 캠페인이 시작된 1940년대에 다이아몬드를 받은 예비신부는 전체의 10% 정도였다고 한다. 그 비율은 1990년에 이르러 80%에 육박했다.** 다이아몬드는 결혼을 약속하는 상징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 캠페인의 성공과 더불어 드 비어스는 다이아몬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 명문을 뽑아낸 미혼의 여성 카피라이터 프란시스 게러티는 광고계의 전설이 됐다. 광고전문지 Ad Age는 이 카피를 20세기 최고의 슬로건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그것을 주고 받으며 약속한 많은 이들의 사랑은 영원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광고나 마케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영원히.
카피라이터 프란시스 게러티와 초기의 드 비어스 광고 이미지
* 로라 리스, 소비자를 사로잡는 슬로건, 한울, 2018
** Eleonor Picciotto, De Beers’ most famous ad campaign marked the entire diamond industry, The Eye of Jewelry, 2020년 4월22일
*** https://adage.com/article/special-report-the-advertising-century/ad-age-advertising-century-top-10-slogans/14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