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다들 가슴 한켠에 사표 한장씩은 품고 있다. 일이 내 적성에 안 맞거나, 회사의 미래가 불분명하거나 혹은 상사 및 주변 동료와의 불화 등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가슴 속에 담아둔 사표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그만두면 뭐해 먹고 살지?
퇴사를 하면 당장 유일한 수입원이 끊기기에 기분 내키는데로 사표를 던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회사라는 조직은 계속해서 나를 고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회사와의 고용관계는 유한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회사가 아닌 나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는 직업의 영역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직업인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내가 뛰어들 시장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 시장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수 있다. 내 경험과 적성을 살려서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겠으나 내 실생활 속에서 찾아낼 수도 있다.
미국의 「Swoop Scoop」의 대표인 윌리엄 밀리켄은 월 3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수익원은 남들이이 꺼려하는 개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사업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현실적인 거리감은 있으나 새로운 영역의 직업인으로 정의내려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제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맥머니)의 영상을 바탕으로, 인터뷰 형식으로 각색하였습니다.)
Q)「Swoop Scoop」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Swoop Scoop」은 각 가정의 개 배설물을 정기적으로 수거하고 처리해주는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기르는 개의 수, 방문 주기 등에 따라서 정기적인 결제를 통하여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현재는 약 2천명의 정기 구독 고객을 확보해서 월 평균 3억의 매출을 만들어내는 단계입니다.
Q)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저 역시도 개를 기르는 데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개 배설물 치워주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가 너무 불편해서 이를 개선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내에는 6500만 가구에서 개를 기르고 있기에, 그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한 것이었죠.
Q) 사업초기 들어간 비용은 얼마인가요?
A) 사업을 시작할 때 들어간 비용은 단돈 174달러 였습니다. 고객의 마당에 있는 개 배설물을 치우기 위한 갈퀴와 담을 수 있는 바구니만 있으면 되었죠.
Q)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점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단순합니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첫째, 기존 서비스에서 고객들은 서비스 신청 및 견적을 받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구축했습니다. 간단히 개의 수, 방문 주기 등을 선택하면 바로 견적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둘째, 기존 업체에서는 고객에게 방문시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하지만 저희 업체는 방문 1시간전에 고객에게 안내를 한 후 방문을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교육 및 핸드북 메뉴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셋째, 고객은 서비스를 이용 후 잘 마무리 되었는지와 문이 잘 잠겼는지를 알고 싶어했습니다. 문단속을 잘 안하면 개가 집 밖으로 나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 서비스 종료 후 모습과 문을 잠근 사진을 찍은 후 고객 메일로 자동 안내가 이루어집니다.
Q) 직원수 및 현재의 사업 규모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와 같은 사소한 차별성으로 사업개시 3개월 만에 350명의 고객을 확보하였고, 현재는 2천명의 정기 구독 고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비수기 때는 약 20명이고, 봄철인 성수기 때는 30명 수준입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의 서비스 지역에서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반려견 수 및 주택밀집도 등을 감안하여 시애틀로 사업을 확장 예정입니다.
2050년이 되면 노동력 인구의 70%는 긱이코노미의 상황으로 변한다고 한다. 회사라는 조직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직업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사전에 대응해야 합니다. 기존의 관점과 마인드를 전환해야 한다.
더군다나 4050세대에게 있어서 퇴사라는 현실은 먼 미래가 아니다. 자신의 직업을 만들고 퇴사라는 현실을 대비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퇴직금을 갖고 누구나 하는 치킨집이나 커피숍을 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우리나라 자영업의 대부분은 3년을 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큰 위험에 전 재산을 투입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
남들이 꺼려하는 시장에서 불편한 점을 찾고 자신감의 차별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러한 기피업종은 경쟁이 적기에 리스크를 줄이면서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가령, 노령화 추세를 감안한 노년층의 약배달 정기 구독 서비스 및 고독사 청소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구독서비스 혹은 청소 서비스에서 몇 단계로 시장을 쪼개고 들어가서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그 안에서 고객이 불편해하는 요소를 정의내리고 개선할 수 있는 요소로 차별화 해야 한다.
자신의 불편해서 시장을 쪼개세요. 그리고 최대한 작게 시작해 보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바란다. 그래야 사업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직업인으로서 스몰브랜드의 시작이다.
김우찬 님의 다른 글이 더 궁금하시다면?
👉 브런치 주소(유통쟁이 김우찬) : https://brunch.co.kr/@mook555#info
남들이 피하는 일에 기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