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세계 최강 반도체 기업이 만드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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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시작하기 전에 ]

1993년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엔비디아의 원점은 게임용 그래픽 영상을 그리는 컴퓨팅 기술로, 반도체 칩을 이용해 이러한 기술을 실현하고자 했다.

1995년에는 일본 게임기 업체 세가와 계약을 맺고 첫 번째 칩을 개발했으나 개방형 표준이 아닌 자체 사양을 사용하는 바람에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된다.

그 결과 직원 110명 중 70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은 이쯤에서 포기해 버리는데 젠슨 황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금을 제공했던 벤처캐피털 서터힐의 짐 게이저 역시 처음부터 성공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하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젠슨 황은 처음엔 최고의 기술로 제품을 만들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시장과 소비자의 수요를 더 정확히 읽어야 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처럼 부침이 있었지만 창업자의 확고한 신념과 인내로 인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회사라고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부분만으로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 어떤 연유로 엔비디아가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폴리곤 그래픽을 그대로 구현한 본사 사옥 지붕

엔비디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그래픽 기술이란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말하는데, 여기에 사용하는 반도체 칩을 GPU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림에서 곡선은 어떻게 표현할까? 컴퓨터상에서 곡선을 자유자재로 그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엔디비아는 다각형인 폴리곤의 기본 단위를 삼각형으로 표현하고, 여러 개의 작은 삼각형을 이어 붙여 자유롭게 변형시킴으로써 동식물 등의 그림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작은 삼각형의 각 꼭짓점을 좌표로 나타내고 꼭짓점끼리 이어 붙여서 여러 개의 작은 삼각형이 모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이 기본 단위의 작은 삼각형이 바로 엔비디아 본사의 신사옥 지붕 모양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엔비디아의 원점은 바로 이 그래픽 기술이다.

Ⅱ. 반도체와 AI, 양쪽을 다 갖춘 것이 성장 요인

엔비디아의 성장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AI다.

2012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신경망 연구자 제프리 힌턴 교수팀이 합성곱 신경망 방식을 사용한 고도의 이미지 인식 기술 알렉스넷을 개발했다.

젠슨 황이 알렉스넷을 오늘날의 AI빅뱅이라 표현했다. 그만큼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알렉스넷은 2012년에 개최된 이미지 인식 국제대회인 이미지넷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했다.

그전까지는 이미지 인식 기술에서 인식 오류율이 가장 낮은 기술조차 25~3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알렉스넷은 인식 오류율이 불과 16%로 엄청난 기술력을 자랑했다.

이는 기존보다 거의 10%나 낮은 수치였다. 그러자 알렉스넷이 사용한 딥러닝 기술에 이목이 쏠렸고, 이후 딥러닝, 기계학습 관련 논문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다.

알렛스넷이 우승한 뒤 2015년에는 중국의 바이두가 인식 오류율 5.98%라는 결과를 내놓았고, 한 달 뒤에는 MS가 4.94% 그 5일 후에는 구글이 4.82%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알렉스넷의 딥러닝에는 엔비디아의 GPU와 소프트웨어 쿠다가 쓰였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게임기용 이미지 처리 GPU를 중심으로 개발해 왔는데, 알렉스넷의 등장 이후 AI관련 연구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게임기에 사용하던 GPU를 AI의 기본 모델인 신경망 연상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GPU로 AI의 학습과 추론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Ⅲ. How to make에서 What to make로

팹리스 기업의 강점은 무엇을 만들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데 있다.

1990년경부터 반도체 사업은 어떻게 만들지에서 무엇을 만들지로 무게 중심이 바뀌어왔다.

메모리와 같은 대량생산품에서 SoC나 세미 커스텀 반도체 등 소량 다품종 시대로 전환된 것이 팹리스라는 방식과 잘 맞아떨어졌다.

팹리스가 늘어나면서 설계와 제조를 모두 맡았던 기존의 반도체 기업은 IDM이라 불리게 되었다.

IDM에서 팹리스로 전환하는 곳도 점차 많아졌다. 미국에서는 AMD나 LSI로직 외에도 오디오용 IC전문 기업인 시러스로직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공장을 처분하고 서서히 IDM에서 팹리스 또는 팹라이트로 전환하는 등 공장을 없애거나 공장 규모를 줄여왔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모두 팹리스가 되었다.

참고로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공장을 소유하고 있으나 설계에 주력하는 팹라이트 방식으로 운영한다.

성장률이 더 높은 팹리스

팹리스 기업의 약진은 시장 조사기관인 IC 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IC인사이트가 테크인사이트에 인수된 이후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2012년까지의 데이터뿐인데, 오래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가장 최근의 데이터다.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반도체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5%였던 데 비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6%나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팹리스라는 형태가 반도체 기업으로서 성장률이 더 높으며 반도체 산업 전체가 불황이었던 해조차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현상 유지를 잘했다는 점이 나타난다.

2020년에는 팹리스 기업의 매출액이 반도체 기업 전체의 33%, 즉 3분의 1을 차지했다.

IDM형태를 유지해 성공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인텔이 유일했다.

인텔의 CPU 평균 단가는 2000년대 초에도 40달러나 되었다. D램은 1.5~2.5달러 정도였는데 일본의 D램 제조사는 인텔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랬던 인텔도 정상을 유지한 기간은 2015년 정도까지였다.

이후 CEO가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나고 기술적인 지식이나 배경이 없는 사람이 CEO자리에 오르는 등 사내 문제가 표면화되었다.

PC시장도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이제는 확실한 승자의 자리를 위협받게 되었다.

Ⅳ. 소프트웨어 쿠다의 생태계 구축

GPU에는 병렬 연산기가 대량으로 집적되어 있는데, 이것을 프로그래밍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2006년에 쿠다라는 GPU프로그램 개발 환경을 개발했다.

C언어 같은 표준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서 GPU에 집적된 다수의 연산 기를 이용한 병렬 처리 프로그래밍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캐나다의 ATI테크놀로지스도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그래픽용 프로그램이 가능한 셰이더를 개발했는데, 엔비디아는 그래픽 외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쿠다를 개발했다.

GPU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로는 디렉트 X 등도 있었지만 이건 컴퓨터 그래픽 전용이었다.

엔비디아는 범용 언어를 지원해 그래픽 외에도 이용가능하도록 쿠다를 개발한 것이다.

Ⅴ. 꾸준히 증가하는 엔비디아의 파트너들

현재 엔비디아의 솔루션 비즈니스는 여섯 개의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AI,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디자인 및 시뮬레이션, 로보틱스 및 에지 컴퓨팅,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자율주행 차량이다.

AI나 컴퓨터는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된다. 제조, 금융, 사회 인프라 사업, 운송 교통 통신 의료 헬스케어 교육 환경 경제 기상 정보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한다.

이렇다 보니 엔비디아의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뉴스가 줄을 잇는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플랫폼 상에서는 다양한 업계의 기업들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트럭 제조사, 모빌리티 서비스, 1차 공급업체, 시뮬레이션, 센서, 소프트웨어, HD 맵핑 등 여러 업계의 기업이 엔비디아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로는 중국의 비야디를 비롯해 볼고, 메르세데스 벤츠 폴스타 등이 있다.

시뮬레이션 기업으로는 앤시스, 매드웍스, 디스페이스가 있다.

1차 공급업체 기업으로는 보쉬, 콘티넨탈, 하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레드햇, 블랙베리 QNX, 후지소프트가 있다.

센서 기업으로는 소니, 온세미, 옴니비전 등이 있다.

많이 보급될수록 더 잘 팔리는 GPU

옴니버스로 시뮬레이션하고 시각화하려면 GPU를 사용한 컴퓨터가 꼭 있어야 한다.

단순한 칩 설계를 넘어서 그 칩을 사용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기반을 구축하고, 그것을 모든 제조 디자이너들이 쓸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엔비디아의 전략이다.

옴니버스의 플랫폼을 대중화시키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고성능 컴퓨터인 하드웨어도 팔리게 되고 그 핵심을 이루고 있는 GPU도 팔리는 셈이다.

옴니버스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모듈을 짜 넣을 수 있도록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과 같은 몰입형 그래픽을 사용해 아바타를 만들고, 그 아바타와 대화를 통해 시뮬레이션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 글을 마치며 ]

AI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점 더 각광받는 기업 중의 하나가 엔비디아이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을 제외하고서는 AI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도 현실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연산작용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 처리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 반도체 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군다나 AI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반도체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해지게 된다.

AI로 무언가를 하려는 기업은 직접 AI칩을 설계하지 않으면 성능이나 소비전력에 만족할 수 없다.

PC시대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로 진지한 사람은 자신의 하드웨어를 만들 것이라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발표했을 때에도 인용되었는데 AI시대에 들어선 현재까지도 이 말의 효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말을 입증하고 있는 기업이 엔비디아라고 생각된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칩 설계는 물론 칩의 성능을 높여줄 소프트웨어 쿠다도 개발해 AI 관련 다양한 라이브러리까지 갖춘 기업이다.

향후에는 자금력이 존재하고 인력도 존재하는 기업들은 분명 엔비디아의 칩이나 생태계를 떠나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들이 점점 더 경쟁하고 빠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상용화되기에는 아직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반도체 칩의 중요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고 현재 리더의 위치에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당분간은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엔비디아, 세계 최강 반도체 기업이 만드는 2040 AI세계 (츠다 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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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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