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겼다… “마케팅은 줄타기이자 시소 싸움이다.”

낑겼다… “마케팅은 줄타기이자 시소 싸움이다.”

마케터는 여러모로 사이에 낑긴(끼여 있는, 어감이 좋아 사투리로…ㅎㅎ) 사람입니다. 그래서 줄타기를 잘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스탠스를 바꿔가며 의사 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1. 단기 매출 vs 지속가능성, 그 어려운 줄타기
마케팅은 고객과 기업 간의 상호 가치 교환입니다. 시장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시장으로부터 획득해 오는 것인데요. 쉽게 말하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즉각 반응이 오는 광고 소재와 캠페인을 운영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챌린지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돈 버는 것도 좋은데, 마케팅 왜 이렇게 하냐.”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래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브랜드 캠페인을 기획하면,
“이거 한다고 돈이 되냐. 정량적인 기대효과가 뭐냐. 왜 이런 데 돈 쓰냐.”는 류의 이야기가 나와요.

다 맞는 말입니다. 마케팅 근시안에 빠져서 단기 매출에 효율적인 전략만 취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생존이 중요한데, 3년 뒤 5년 뒤를 말하며 지속가능성을 잡겠다고 당장의 매출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이 사이에서의 조율, 의사결정,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마케터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2. 인풋 vs 아웃풋 (아웃풋 = 매출 vs 수익), 숫자의 시소 싸움
돈 버는 게 중요한 카테고리에서는 ROAS를 따집니다. 근데 ROAS 높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광고비 1천만 원 써서 ROAS 400% 나오면 4천만 원 매출입니다.
다른 항목은 논외로 하고 광고비만 제외하면 3천만 원 남았습니다.

그럼 이제 2천만 원 써보는 겁니다.
ROAS 350%로 떨어졌지만 7천만 원 매출입니다. 5천만 원 남았습니다.

그럼 3천만 원 써보는 겁니다.
ROAS 250%로 떨어지고 매출 7천5백만 원 입니다. 4천5백만 원 남았습니다.

큰 단위에서 예산 투입을 탄력적으로 실험하면서 비용효율성과 탑 라인,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거나 하나에 집중하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비용 효율적으로 2천만 원 써서 5천만 원 남길지.
3천만 원 써서 4천5백만 원만 남기더라도, 탑라인을 7천 5백만 원으로 좀 더 찍을지.

예산 투입에 따라 ROAS 하방선을 지켜내면서 어디까지 찍을 수 있을지. 하루, 일주일, 2주일… 계속 트렌드를 보면서 체크하고 방향성을 유지할지, 멈출지, 더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P.S 메타와 구글의 머신러닝 타령이 현실과 얼마나 거리가 먼 시스템인지…)



3. 포지션 사이에서의 줄타기
리더 급이라면 낑긴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입니다. 어렵지만 해야 할 일입니다.

경영진 레벨과는 상대적으로 큰 숫자, 추상, 거시, 목표의 레벨에서 소통하는 일이 많습니다.
실무진과의 소통에서는 실시간의 세부 지표, 구체, 미시, 현실적 제약의 레벨에서 소통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사이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할 건지 스탠스 결정을 해야 합니다. 포지션에 따른 언어가 다르다 보니 같은 한국어임에도 일종의 번역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요. 아니면,

양극의 사이 어느 즈음에 적절한 숫자가 있을지
또는 어느 한 방향을 분명하게 찍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 밀어붙이는 결정을 해야 할 지
이걸 선제적으로 결정하고 방향 제시와 공유를 해야 하는 건일지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려두고 같이 논의하며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훨씬 효율적일지

방향과 방법과 과정을 선택하는 게 마케팅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고객과 기업 사이에서,
서로 다른 요구와 요구 사이에서,
비용효율성과 볼륨 사이에서,
하이어라키 사이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숫자와 경험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마케터로 매일 직면해야 하는 난제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성취감도 큽니다.

이건 그래도 해냈다,
통했다,
의사결정 잘했다,
먹혔다,
증명했다,

싶은 일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누리는 성취감. 제가 잘 하고 있다는 건 아니고요. 마케팅 하다보니 이런 기쁨과 슬픔이 있더라고요.

낙승보다 신승이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버티면서, 차곡차곡 쌓아가는 겁니다.

😊더 많은 인사이트 구경가기 : 황승욱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