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식당이 공연 포스터를 붙이는 이유. 🍕
역삼동에 제가 종종 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지아니스 나폴리’라는 곳인데, 며칠 전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문구를 보았어요.
“지아니스 나폴리는 예술, 문화, 공연 관련 홍보물 or 포스터를 부착 가능합니다. 작고 개인적인 문화, 공연을 더욱 사랑합니다. ♥”
이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집에 가는 길에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1️⃣ 이탈리안 식문화의 본질은 ‘문화 커뮤니티’.
👉 이탈리아 식당은 전통적으로 음식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소통하고 문화를 나누는 ‘광장(Piazza)’의 연장선입니다. 그래서 지아니스 나폴리는 그런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려고 노력해왔어요.
👉 그렇기 때문에 공연 포스터, 전시 팸플릿 등은 이 식당이 ‘문화와 예술을 소비하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 그렇게 이 식당이 ‘먹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 그리고 ‘영감을 주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죠.
2️⃣ ‘먹는 재미에 문화적 자극’으로 고객 락인.
👉 지아니스 나폴리는 캐주얼 다이닝에 가까운 곳입니다.
👉 이런 공간에서 공연, 전시 홍보물은 고객에게도 흥미로운 자극이 되고, 음식 이외의 대화 주제를 제공합니다.
👉 식사를 하다가 “이 공연 재밌겠다”는 대화가 시작되면, 그것이 곧 이 식당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남거든요. 이것이 경험 중심 마케팅(Experience Marketing)입니다.
3️⃣ 젊은 예술인·공연계와의 로컬 협업 생태계 구축.
👉 강남·역삼은 다양한 문화 공연, 독립 전시, 소극장 등이 모여 있습니다. 실제로 이 식당 바로 옆이 LG아트센터입니다.
👉 하지만 예술인이나 창작자들은 작은 공간이라도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을 찾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런데 식당에서 홍보 공간을 제공하면 젊은 창작자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식당 입장에서는 로컬과의 연결고리를 확보하며, 자발적인 SNS 콘텐츠와 입소문을 유도하는 착한 브랜딩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홍대, 상수의 식당이나 카페에는 이런 협업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쪽은 그런 분위기가 덜 했어요.
그런 가운데에 제가 애정하는 식당이 이런 문화에 동참하고 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 중에 이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또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제가 돈쭐내러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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