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을 건너 입술이 전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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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 카네보가 이 강렬한 카피를 세상에 내놓은 것은 1980년이었다. 일본 사회에서 ‘여성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던 시기였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고, 자립과 개성의 목소리가 커지던 흐름을 카네보는 빠르게 읽었다. 신제품 립스틱 ‘레디80’의 출시와 함께,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는 매개체로 화장을 재정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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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에는 전통적인 미인의 이미지 대신, 도시적이고 개성적인 매력을 지닌 신예 모델이 등장했다. 그녀는 밝고 당당한 표정으로 거리를 행진했고, 화면에는 개성과 자유를 상징하는 다채로운 립스틱 컬러가 펼쳐졌다. 이 광고는 ‘자신 있게 스스로를 드러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당시의 여성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기가수 와타나베 마치코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CM송은 카피와 같은 제목의 싱글 앨범으로 발매되어 오리콘 차트 4위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40년이 흐른 2020년, 카네보는 같은 멜로디에 새로운 단어를 얹어 이 캠페인을 부활시켰다. 기존 카피에서 君(너)라는 한 단어만 希望(희망)으로 바꿔 내놓은 새 카피는 “唇よ、熱く希望を語れ(입술이여, 뜨겁게 희망을 말하라)”였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불안을 겪던 이 시기, 카네보는 브랜드 슬로건을 ‘I HOPE’로 바꾸며 “희망을 말하는 뷰티 브랜드”를 선언한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광고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40년 전의 음악과 카피를 가져온 선택은 더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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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하면서 카네보는 시대와 함께 진화된 철학을 제시한 것이다. 한 때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하던 화장이라는 행위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를 연결하는 희망의 언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동영상 보기: 1980년 입술이여, 뜨겁게 너를 말하라

동영상 보기: 2020년 I HOPE

* https://ja.wikipedia.org/wiki/唇よ、熱く君を語れ

정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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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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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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