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이커머스 실적, 포인트만 짚어 드려요

시장 대비 상대 성장률, 수익성 개선 여부, 거래액 성장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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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8월 20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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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최근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이커머스 시장을 다룬 기사들 또한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통 강자의 부진, 쿠팡·네이버의 질주, 그리고 반전의 컬리. 대체로 이렇게 요약되죠.

문제는 숫자입니다. 각사마다 유리한 지표만 내세우니 해석이 어렵습니다. 정말 롯데·신세계·G마켓·11번가는 부진한 지, 쿠팡과 네이버는 문제없이 성장만 하는지, 컬리의 성적표는 믿을 만한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실적을 볼 땐 기준이 필요합니다.

첫째, 시장 대비 상대 성장률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약 2%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면 시장이 거의 멈춘 셈입니다. 이를 웃돌면 선방, 밑돌면 부진으로 봐야 합니다. 이런 국면에서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었다면 잘한 거라 봐야 합니다.

둘째, 수익성입니다. ‘이커머스=적자’ 공식은 쿠팡의 흑자 전환 이후 깨지고 있습니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계획된 적자’ 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성장률과 이익률이 함께 개선되는지가 핵심입니다. 하나만 좋아선 안 되는 시대가 되었거든요.

셋째, 거래액(GMV)입니다. 한때 ‘거래액 무용론’이 제기된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장기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입니다. 특히 거래액이 정체된 채 매출만 늘면 단기적인 실적 부풀리기일 수 있습니다. 오래가기 어렵고, 결국 한계가 드러나게 되기 마련이죠.


달라진 기준, 새로운 해석

앞서 세 가지 기준에 따라 보면,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낸 건 역시 쿠팡입니다. 세 항목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17% 성장해 시장 평균(2%)을 압도했고, 수익성도 함께 개선됐습니다.

더욱이 거래액은 매출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쿠팡은 ‘로켓배송 매출 = 거래액’ 일만큼 직매입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마켓플레이스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출 성장률 17%는 실제 거래액 성장을 과소평가한 수치일 수 있죠. 지금 이 순간에도 쿠팡의 지배력은 더 강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네이버는 결이 다릅니다. 매출 성장률은 19.8%로 쿠팡을 웃돌았지만, 거래액 성장률은 4%에 그쳤습니다. 자체 채널인 스마트스토어·브랜드스토어 등 ‘온플랫폼’만 보면 9% 성장했지만요. 이는 내부 채널 간의 전환일 뿐 전체 플랫폼 파워는 약화되고 있습니다. 광고와 수수료 인상에 의존한 성장 모델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점점 더 의문입니다. 따라서 실적은 겉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내부 고민은 더 깊어졌을 가능성이 크죠.

250820_상반기 이커머스 실적 총정리_02_그래프.png엄밀하게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쿠팡을 제외하곤 안심할 곳이 없긴 합니다

컬리는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였습니다. 매출 성장률은 7.4%로 크지 않았지만, 거래액은 13.6% 늘며 네이버 온플랫폼을 앞질렀습니다. 수수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데서 보이듯, 마켓플레이스 확대 전략이 효과를 본 셈이고요. 상품 매출도 6.7% 증가하며 시장 평균 대비 선방했습니다.

무엇보다 반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자주 비교되는 오아시스는 같은 기간 매출이 9.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거든요. 그만큼 컬리의 반등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제 막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만큼, 컬리는 여전히 증명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건 기억해야 하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전통 강자들(G마켓·11번가·SSG닷컴·롯데온)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부진합니다. 매출은 줄고, 수익성도 나빠졌습니다. 매출 감소에는 직매입 축소 영향도 있겠지만, 트래픽 등 여러 지표에서 거래액과 존재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물류를 분리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경쟁력까지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기도 합니다.


모두가 해외를 강조하는 건

정리하자면, 상반기 실적에서 확실히 웃은 건 쿠팡뿐입니다. 컬리는 이제 겨우 숨통을 틔운 수준이고, 네이버는 현재의 성과를 위해 미래를 갉아먹고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들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이 차이를 만든 배경에는 투자 압박이 있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 대규모 투자를 받아 외형을 키웠지만, 이제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할 시기가 온 겁니다. 이처럼 단기 성과에 쫓기다 보니 중장기 전략을 세울 여력조차 줄어들고 있고요.

여기서 쿠팡은 예외입니다. 호황기에 상장해 투자자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고, 김범석 창업주가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어 주가보다 미래에 베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이익률 둔화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만 사업을 확대하고 일본 재진출을 준비하는 등 해외 투자를 오히려 더욱 늘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성장성과 기업 가치를 동시에 입증해야 하죠. 하지만 쿠팡의 지배력이 이미 공고해진 국내 시장만으로는 그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쿠팡조차 그 한계를 인식하고 있고요.

그래서 주요 기업들이 모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실적 발표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신사는 일본과 중국, 컬리는 미국, 쿠팡은 대만과 일본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해외 전략은 이커머스 기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건데요. 앞으로도 이 흐름을 계속 지켜보며 소식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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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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