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곳의 이직 실패 끝에 찾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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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번의 문, 78번의 좌절

2022년, 저는 이직을 위해 80곳에 지원했습니다. 70곳에서 서류 탈락. 8곳에서 면접 탈락. 숫자로 세어보니 거의 모든 곳에서 거절을 당한 셈이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나는 이제 이직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나이가 되었구나.”


그 당시 저는 이미 마흔 중반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경력과 포트폴리오가 자산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그것은 오히려 제약이 되었고, 더 이상 무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여전히 일을 해냈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기록은 사라지고, 제 이름으로 남는 건 없었습니다. 그 공허함 속에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내 이름으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돌파구는 글쓰기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글쓰기.

사실 저는 애초에 작가의 꿈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지식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사소한 시행착오라도 의미가 될 수 있다면, 시작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첫 글을 올렸습니다. 아이콘 제작에 관한 글이었죠. 솔직히 아무도 읽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몇몇 독자가 좋아요를 눌러주었고, 짧은 댓글도 달렸습니다. 그 작은 반응이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다음 글을 써보자.”

그 순간 글은 기록이자 대화가 되었고, 누군가와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첫 울림

물론 위축되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브런치에는 여행, 감성 에세이, 사회적 이슈처럼 넓은 독자층을 가진 글들이 넘쳐났습니다. 그에 비해 제가 쓰는 디자인과 브랜드 이야기는 독자층이 제한적이었고, 반응도 적었습니다. 브런치 메인에 걸리는 소재 또한 아닙니다. 좋아요 수를 볼 때마다 ‘내 글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글의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많지 않더라도 제 글을 기다려주는 독자가 있었고, 그분들의 짧은 피드백은 수백 개의 공감보다 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글은 점점 제 일상이 되었고,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글을 쓰는 습관이 자리 잡았습니다. 자료를 정리하고 생각을 가다듬으며,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던 순간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함 끝에 받은 선물

저는 브런치 작가 심사를 신청했습니다. 누군가의 인정보다,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자.”

그 다짐은 곧 습관이 되었고, 습관은 기록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100개의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기록은 뜻밖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세 곳의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결국 『AI 디자인 for e-커머스』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온라인 강사로 수강생들과 만났고, 대학교에서도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제 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은 브런치에 올린 첫 글 한 편이었습니다.


내 이름이 브랜드가 되다

돌아보면 답은 단순했습니다. 회사를 떠나도,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일. 그것이 바로 글쓰기였습니다.

브런치는 저에게 작가라는 이름을 주었고, 강사라는 또 다른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제는 회사의 소속이 아니라 제 이름으로 세상에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여전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문장을 다듬다 보면 늘 부족함이 보이고, 누가 읽어줄까 의심도 듭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글쓰기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지속적인 일이 되었고, 회사 아닌 제 이름으로 세상에 남을 수 있는 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여정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생각지 못한 선물은 계속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받아보고 선물은 브런치 메인에 소개되는 것인데.. 가능할까요?

에디터의 더 많은 인사이트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jisu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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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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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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