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유괴단의 오랜 팬입니다. 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이주형 감독의 팬입니다. 특히나 의인화 코드와 병맛코드를 제대로 활용한 <당신의 키보드>, <에이닷 인공지능학교>를 좋아합니다. 돌고래유괴단의 작품들은 다양한 방식의 병맛 코드를 선보이고 있지만, 저는 특히 감독님의 병맛코드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저는 성덕입니다. <에이닷 인공지능학교>를 통해 이주형 감독님과 함께 일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담당자로서 제가 원했던 요소들을 제대로 구현해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분야별 탑 유튜버 출연자들의 적절한 역할 부여, 의인화를 통한 병맛 코드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과 회의를 하면서 에이닷의 브랜드 방향성, 포지셔닝에 대해 논의했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AI’라는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배우는 ‘인공지능 학교’ 콘셉트를 확정했었습니다.
이주형 감독이 배우 주지훈과 함께한 ‘주지훈 씨 제 손을 잡으세요’편 이공개 되었습니다. 저는 ‘역시 이주형 감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광고의 강점은 뻔한 메시지를 병맛 코드를 통해 특별하게 전달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특별하게’는 끝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집중도 높게, 메시지에 대한 높은 공감대를 의미합니다.
‘누군가에겐 관심 없는 일이 당신에겐 중요한 문제임을 우리는 알기에, Spotlight on YOU’
이번 광고의 키(Key) 카피 자체는 기존 TV 광고의 카피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카피만 보면 뻔하고 지루한 광고가 연상됩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뻔한 듯한 카피를 뻔하지 않게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에겐 관심 없는 일’, ‘당신에게 중요한 문제’에 병맛 코드를 더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 속 야외 화장실에서 팬을 만난 주지훈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온화한 미소로 팬 서비스를 해주게 됩니다. 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간 후 온화한 미소는 이내 흙빛이 됩니다. 휴지가 한 칸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거사(?)를 치른 후이기 때문에 휴지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관심 없는 일’이자 당신에겐 중요한 문제’에 해당합니다.
카피에 해당하는 상황을 뻔하지 않게 ‘팬들이 둘러싸인 화장실에서 탑스타가 휴지가 없다면?’이라는 특수하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환한 점이 돋보입니다.
이렇게 병맛 같은 상황에서도 광고의 톤 앤 매너는 진지합니다. 잔잔한 음악과 어머니, 친구 등이 떠오르는 과거 회상신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극단의 조합’이 성공하는 콘텐츠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라이너 생명의 담당자는 오랫동안 지켜봤다면서 휴지를 건네줍니다. (물론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병맛 코드의 돌고래유괴단이 기게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허위 과장 광고로 신고하겠습니다. 라이나 생명 가입했는데 휴지 없을 때 도와준 적 없습니다’라는 베스트 댓글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광고가 팬들이 대댓글 통해 놀 수 있도록 만든 부분도 칭찬할만한 부분입니다.
분명 병맛 코드인데 왠지 모르게 감동을 받아버린 스스로가 신기한 영상이었습니다. 결국 보험 회사의 핵심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이주형 감독님의 다음 작품을 팬으로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또다시 저와도 협업 기회를 갖게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