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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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travlr/442

브랜딩이 생각보다 돈 많이 들지 않는다‘는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돈이 많이 안 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마케팅 자동화와 SNS, 쇼핑몰 등을 통해 홍보, 유통이 쉬워졌기 때문이죠. 그럼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가치’죠. 그 가치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업무 상이든, 개인적으로든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가면 우린 흔히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지금 무슨 일 하세요? 어떤 회사인가요? 

하지만 작은 회사들의 경우 회사 이름 얘기해도 모를 때가 많죠. 길게 설명하기도 구차해 보여서 그냥 조그만 회사 다녀요, 하고 얼버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향후 새로운 기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 한마디로 설명하실 수 있나요? 

그리고 프리랜서라면, 또 개인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나를 뭐라고 설명하실 건가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경우. 

예전에 브랜딩 관련된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수강생 분들이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고 있었죠. 당시 저는 스타트업에 다니던 중이라, 우리 회사를 뭐라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제 옆에 계시던 분이 이렇게 소개를 하시더군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다니고 있습니다. 

당시 이 소개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결혼정보회사’라는 말이 듀오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듀오에 대한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주고 있으니까요. 

요즘엔 결혼정보회사를 표방하는 회사들이 많았지만 당시만 해도 듀오가 브랜드화 한 최초의 회사였기 때문에 ‘결혼정보회사=듀오’이고 ‘듀오=결혼정보회사’로 바로 연결되는 거죠.  

지금은 ‘결혼해 듀오’라고 더욱 간단하게 컨셉을 설명한다. (Ⓒ듀오 웹사이트)

브랜딩에서는 이런 것을 ‘포지셔닝’이라고 하죠. 한 영역에서 우리 브랜드를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하는 건데요. 포지셔닝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만약 우리 회사에 대해 이를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의 질문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1. 우리 회사에 대해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2. 일반인들도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나요? 

3. 동시에 우리 회사가 어떤 ‘독특한 가치’를 제공하는지도 전달될 수 있나요? 

1번은 어떻게든 만들 수 있을 겁니다. 2번까지도 대략 말할 수 있겠죠. 유통업을 한다거나, 부품업이라거나, 프랜차이즈 회사나, 쇼핑몰을 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일반적인 카테고리에 넣으면 되니 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 

문제는 3번 ‘독특한 가치’를 담는 부분입니다. 우리만의 특징을 이해시키려면 말이 길어지죠. 우리 회사는 이런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거나, 우리는 100% 유기농으로 만드는데..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작동한다 등.. 설명을 하다 보면 듣는 사람이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그럼 그냥 포기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가 소개를 하는 대상은 이미 우리 고객인 분들이 아닙니다. 나에게 잠재 고객이어야 하죠. 그렇다면 복잡하고 자세한 말 보다 관심을 끌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얼마 전에 제가 올렸던아이엠 컨설팅이라는 회사의 예를 들어 볼게요. 학생들의 진로상담이라는 분야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차별성이 크게 없겠죠. 하지만 ‘성인진로상담’은요? 이 회사도 처음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상담을 하다가, 이직 등을 고민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방향을 바꿨죠. 

이 회사를 수식하는 이 여섯 글자 안에 ‘무엇을 하는지’와 ‘독특한 가치’, 거기에 ‘궁금증’까지 갖게 만듭니다. 성인들이 진로 상담을 해? 그렇게 거꾸로 질문을 받게 된다면 성공이죠.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할 때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직원들도 우리 회사에 대해 명확히 이해를 하게 되거든요. 직원들의 로열티는 물론 위의 듀오 직원 분처럼 어디서나 간단한 소개를 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 앰버서더가 될 수 있는 효과가 있죠. 


litt.ly에 한 줄 소개 쓰기. 

혹시 litt.ly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나를 소개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지다 보니, 각 채널의 허브 역할을 해주는 곳입니다. ‘올인원 프로필 링크’라고 되어 있네요. 이 회사의 소개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구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처음부터 막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를 한 줄로 소개해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은 litt.ly를 쓰시나요? 그렇다면 한 줄 소개는 뭐라고 하셨어요? 아직 이용 중이 아니라면 뭐라고 넣으면 좋을까요? 

회사든, 개인이든.. 나의 명확한 정체성을 한 줄로 설명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회사라면 서로 공통점이 적은 비즈니스를 여러 가지 할 수도 있고, 개인이라고 해도 수십 년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쉬운 게 아니죠. 

그럼 반대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누가 나의 가장 중요한 고객인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아래의 글을 한번 보죠. 

처음부터 100명을 목표할 것이 아니라 딱 1명, 내 콘텐츠를 선물하고 싶은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면 ‘나를 위한 콘텐츠네?’ 하고 생각하는 고객이 1명 1명 늘어납니다. 100명의 골수팬 모으기는 의외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무자본으로 부의 추월차선 콘텐츠 만들기>, 송숙희 

<제로투원>이라는 책에서 피터 틸 역시 가장 작은 시장으로 쪼개서 생각하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핵심 시장은 어디인가? 그리고 그 시장에서 나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내 포지셔닝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제가 브런치에도 글을 쓴 바 있지만 (아래 링크 참조), 브런치에서 글을 쓸 때도 ‘나는 누구인가’가 고민입니다. 처음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다가, 반응이 없으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써야 하나 싶죠. 이리저리 요즘 유행한다는 트렌드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는 내 정체성이 뭔지 알 수 없게 돼요. 

저의 결론(브런치에 대한)은, 위에 언급한 송숙희 님의 글처럼.. 현재 가장 많이 방문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글을 써보자는 겁니다. 아마도 그게 제 색깔에 제일 잘 맞는 글이니까 방문하시는 거겠죠?! ㄹㄹㄹㄹ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신형철 평론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에서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우리는 모두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거죠.

하지만 ‘우리(브랜딩을 하는)’가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의 고객(독자든, 소비자든)들 역시 단순하게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여러 정체성이 있다고 믿지만, 고객들은 그렇게 오래 고민 안 하죠. 단순하게 평가당하기 전에, 먼저 설득할 수 있는 한 줄의 컨셉은 꼭 준비해 보세요. 

최프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trav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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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광고대행사를 거쳐 글과 강의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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