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예술계에서 큰 화제가 된 만남이 있다. 바로 팝아트의 대명사이자 거장인 <앤디워홀>과 그 당시 젊은 예술가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장 미셀 바스키아>의 콜라보가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의 전형적인 표현 방식을 거부하고 각자의 세계를 구축해 낸 이들의 만남이었다.
[좌]워홀과 바스키아(@미카엘 할스밴드) / [우] 두 예술가의 콜라보 작품
두 예술가는 1984~1985년 사이에 약 160여개의 작품을 협업해서 만들어 냈다. 더군다나 둘의 협력 방식 역시도 흥미롭다. 어떠한 주제나 방식을 정하기 보다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협업을 진행하며 서로 영감을 받았다. 워홀이 캔버스를 채우면 그 위에 바스키아가 마치 낙서를 하듯이 그려 나가며 작품을 완성해 갔다.
동시대에 활동한 유명 화가인 <키스해링>은 둘의 콜라보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능가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건 말 대신 물감으로 이루어지는 물리적 대화였다.”
이와 같이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은 라티어 콜라보레(Collaborare)에서 유래된 말로, 예술가의 공동 작업에서 유래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예술가들간의 협업 뿐만 아니라, 예술가나 유명 IP(지적재산권)의 캐릭터와 제품 혹은 브랜드가 만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공간과 만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1. 제품/브랜드에 新가치를 불어넣다.
제품과 브랜드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완전히 다른 존재와 만나면서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고객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제품일 뿐만 아니라 신선함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구매로 이어진다.
(1) 곰표 X 제품
콜라보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단연코 <곰표>를 들 수 있다.
곰표의 대표적 콜라보 제품(@대한제분)
대한제분에서 70년이 넘게 지켜온 <곰표>는 익숙한 듯 하지만 생소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 밀가루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제분이지만, 대부분 B2B에 집중하기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제분은 <곰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제품을 협업해서 출시하게 된다. 바로 세븐브로이와 협업해서 만들어낸 <곰표 밀맥주>이다. 해당 제품은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일주일만에 초도 물량인 30만개가 완판되며 편의점 CU에서 캔맥주 부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인기는 밀가루에서 연상되는 ‘흰색’의 이미지를 더해서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해 간다. 맥주와 어울리는 팝콘은 물론 여성용 화장품인 쿠션 제품 등으로 성공적인 확장을 이어 갔다. 뿐만 아니라 레트로 열풍에 편승해서 출시한 한정판 패딩점퍼는 출시되자 마자 완판이 되서 웃돈까지 주고 거래가 될 지경이었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의 인기는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술가 혹은 인기 스타와의 협업을 들수 있다. 특히 인기스타의 이미지와 팬덤을 바탕으로 출시된 제품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서 시장에 신선항 충격을 준다.
(2) 인기스타(뉴진스) X 제품
최근의 인기 스타와의 대표적인 콜라보레이션은 <뉴진스 X 코카콜라>를 들 수 있다.
뉴진스X코카콜라 콜라보(@코카콜라)
올해 초 코카콜라에서는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가수 <뉴진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코카콜라 제로 제품의 메인 모델로 <뉴진스>를 기용하면서, 신곡 <제로>로 출시한다. 이 곡은 ‘코카콜라~맛있다!’라는 가사를 익숙한 멜로디에 녹여내면서 CM송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국내 음원차트 1위까지 올라가게 된다. 매출 실적면에서도 국내 코카콜라를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의 Refreshment사업부 3분기 영업이익이 11.2%증가한 것에서 그 효과를 짐작해 볼 수 있다.
(3) 유명 IP X 제품/브랜드
제품/브랜드의 콜라보는 유명 캐릭터와 같은 IP(지적재산권)와의 콜라보를 통해서도 성공적인 사례가 만들어 지고 있다. 캐릭터와 같은 IP를 활용한 콜라보의 장점은 유명 스타와 같은 탄탄한 팬층이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수요층이 있기에 해당 IP의 이미지를 살린 제품은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웹소설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올해 5월 더현대 서울에서 일주일 간 진행한 팝업스토어에 1만명이 넘게 고객이 몰렸다. 바로 인기 웹소설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의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구경하기 위한 여성 고객의 몰린 것이다. 해당 소설은 누적 조회수 4.2억뷰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자, 해당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품에 녹여낸 팝업 스토어가 몰렸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기념> 펀딩 모습
또한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끈 일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매이션인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 기념으로 진행된 펀딩이 화제였다.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제품의 가치를 소장하고픈 팬던으로 단기간에 7억원이 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은 유명 캐릭터와 같은 IP를 활용한 콜라보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여도 항상 성공할 수는 없다. 적어도 사전에 기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마케팅 초인이 진행한 강연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중소기업이 성과내는 콜라보레이션 3가지 방법(@가인지캠퍼스))
중소기업이 성과내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3가지 방법(@가인지캠퍼스)
첫째, 캐릭터와 같은 IP가 제품 혹은 브랜드에 잘 부합하는지이다. 연관성이 없는 캐릭터의 활용은 도리어 제품 판매에 독(毒)이 될 수 있다.
둘째, 캐릭터를 활용해서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이다. 팬으로서의 소장욕구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가치가 제공되어야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2. 공간에 新가치를 불어넣다.
콜라보레이션은 제품 뿐만 아니라 공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간과의 콜라보는 고객이 응원하는 대상의 세계관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경험의 다양성과 깊이는 단일 제품의 콜라보와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공간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렌트 X 가나초콜렛(@롯데제과)
오프라인 공간 플랫폼인 <프로젝트렌트>는 다양한 제품이나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하다. 특히 작년 상반기에 진행한 가나초콜렛 팝업스토어는 6주간 2만 여명이 몰렸다. 특히 사전 예약제로 진행한 그 곳에서만이 경험할 수 있는 파티쉐 제품 경험 프로그램은 조기에 마감이 될 정도였다. 또한 이러한 인기는 검색어 트렌드를 통해서도 실감할 수 있다.
‘가나초콜렛’을 검색시 확인되는 검색량 추이(@네이버 검색어트렌드)
해당 팝업스토어가 진행된 시점의 ‘가나초콜렛’에 대한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큰 변화가 없던 검색량 추이는 팝업스토어가 진행된 시점(22년 4월)에 확연한 변화를 나타낸다. 공간에 녹아든 브랜드의 경험은 그만큼 세간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은 예상치 못한 두 존재가 만남으로서 무엇을 만들어 낼까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앤디워홀과 바스키아의 콜라보레이션과 같이 확연히 다른 존재의 만남이 큰 기대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제품과 브랜드에 있어서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 존재를 단순히 결합시킨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유통쟁이)
<곰표>브랜드가 가진 하얀 밀가루의 속성을 살린 제품 라인의 확장, <뉴진스>가 가진 신선함과 청량함이 녹아든 제품과 같이 새로운 존재의 이미지가 잘 녹아들어야 한다. 막연한 결합을 시도하게 되면 마치 물과 기름과 같이 영원히 섞여들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릴 수 있다.
기존 제품의 보유한 속성에 새로운 존재의 이미지를 잘 녹여냄으로서 고객에게는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고 그 새로운 존재에 대해서 고객의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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