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컬리의 흑자 전환을 가능케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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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드디어 해냈습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컬리가 창업 9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EBITDA는 이자비용과 법인세, 그리고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뜻하는데요. 이자비용과 법인세는 실제 영업활동과는 관련성이 적고, 감가상각비는 회계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이는 곧 드디어 컬리가 영업 활동을 통해 현금을 벌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월간 기준이며, 또한 영업이익도 아닌 EBITDA 기준인 점을 들어, 이번 실적 개선의 의미를 축소하여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결국 공헌이익부터 차근차근 접근해야 하기에, 이번 소식 자체는 컬리의 향후 행보에 있어서 청신호가 분명합니다.

 결국 이제 관심은, 이번 흑자 달성이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것인지에 쏠릴 수밖에 없는데요. 보다 상세한 분석은 최소한 작년 연간 실적이 공시된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현재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토대로 컬리의 흑자 달성을 이끈 요인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체적인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사실 작년 4월에 컬리의 흑자 달성 로드맵에 대해 이미 분석했던 바가 있습니다. 당시 EBITDA 마진 플러스 전환을 위한 조건으로 1] 최소 25% 내외의 주문 수 성장, 2]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뷰티컬리 비중 확대, 3] 신규 물류센터 운영 최적화 기반 비용 절감을 제시하였는데요.

그간 작년 3분기까지 컬리의 수익 개선이 지지부진했던 건,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도 했던 거래액 성장이 정체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4분기 들어 반등에 성공했는데요. 와이즈앱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4분기 기준으로, 컬리는 전년대비 26%가량 결제금액이 성장한 것으로 확인되며, 이와 같은 성장성 회복이 실적 개선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동시에 컬리는 판매관리비 역시 지속적으로 축소시켜 왔습니다. 운반비와 포장비, 그리고 광고선전비까지 대부분의 비용 효율화 노력을 지속해 왔는데요. ‘마이컬리팜’이나 ‘컬리로그’와 같은 신규 서비스들도 일정 부분 이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고객의 방문 빈도를 뜻하는 고착도(DAU/MAU) 지표가 ‘마이컬리팜’이 도입된 작년 8월 이후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은 고무적인데요. 물론 가장 먼저 보상형 미니게임을 활용한 원조 올웨이즈가 거둔 효과에 비하면 살짝 부족했지만, 예측과 달리 지표 변화까지 이어진 점은 확실히 놀라웠습니다.

컬리의 수익 개선은 작년 내내 펼쳐졌던 다양한 노력들의 총체적인 결과로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출 총이익률 역시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마도 뷰티컬리 비중 확대나 물류센터 운영 최적화 효과가 일부 반영되어 있을 걸로 추정되는데요. 앞으로도 컬리는 꾸준한 주문 수 성장을 통해, 물류센터나 배송차량 가동률을 최적화하여 매출총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다행히 작년 내내 구매고객 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로 확인되고 있고요. 따라서 지금까지는 영남권 지역 확장이나 뷰티 카테고리 강화가 확실히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의 동력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컬리의 흑자 전환 요인에 대해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추정해 보았는데요. 일단은 EBITDA 마진 플러스 전환이, 일시적인 이벤트라기보다는, 작년 내내 이어진 수익 개선 활동의 결과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올해 내내 이어질지는 아직은 미지수인데요. 컬리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선, 지속적인 매출 규모 성장이 반드시 따라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봤던 지표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유의미한 고객의 구매 빈도나 객단가 상승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작년 컬리의 성장은 신규 고객 유입 영향이 컸던 걸로도 해석되는데요. 향후 컬리는 반드시 이들을 빠르게 충성고객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선 아무래도 컬리멤버스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줘야 하는데요. 만약 지금까지 성과가 기대 이하였다면, 다시 이를 빠르게 피보팅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아니면 이번에 CU와 함께 진행한 컬리 특화 편의점처럼 아예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접근법을 택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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