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현실적인 콘텐츠 마케팅 5단계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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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이 오늘부터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한다면 다음 두 전략 중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요?

1) 2~3개의 소셜 채널에 매주 업로드할 콘텐츠의 수를 정해놓고 그 수를 채운다. 

2) 한 가지 매체에 업로드할 콘텐츠 하나에 모든 시간을 투자해 매주 발행한다. 

저는 2)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더 자주, 더 많은 콘텐츠를 발행하는 1)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양과 질을 모두 높이기 어렵습니다. 양을 목표로 잡는 순간 속도에만 집착해 ‘그저 그런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찍어낼 확률이 높죠. 그런 콘텐츠는 아무리 쌓여도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시간도 자원도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콘텐츠 마케팅 프로세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초기를 벗어난 스타트업도 직원들의 리소스나 예산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활용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1. 목표 설정

인지도가 거의 없는 스타트업이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는 딱 하나입니다. 우리 브랜드 이름에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를 붙이는 것. 타깃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여기는 ~한 곳이네’라고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는 곳, 병맛 캐릭터가 매력적인 곳, 영감을 주는 정보들이 넘치는 곳, 어려웠던 ㅇㅇ을 쉽게 풀어주는 곳… 처음부터 매출, 전환을 기대하면 꾸준히 이어갈 수가 없습니다. 일단은 아래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세요. 

  • 언젠가 유명해진다면 사람들이 우리를 어떤 이미지로 기억하길 바라나요? 
  •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와 유사한 이미지의 브랜드(혹은 크리에이터)를 3개만 적어보세요. 

2. 고객의 속마음 리스트 작성

되도록이면 한 사람의 고객을 고릅니다. 아직 고객이 없다면 내가 아는 지인 중 우리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 서비스의 팬이 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을 골라보세요. 그리고 그 고객이 속으로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바람, 고민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봅니다. 

  • 바람 :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 종일 ~만 하고 싶다’ ‘갑자기 ~나 나타났으면 좋겠다…’
  • 고민 : ‘아~ 이거 너무 스트레스다’ ‘내일은 또 이거 어떻게 하지?’ ‘아 너무 오래 걸리네 이거…’ 

100개 정도 나열할 수 있으면 타깃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다고 봐도 됩니다. 어떻게든 100개를 채워본 뒤 그들이 자주 방문할 것 같은 콘텐츠 채널(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을 딱 하나만 정합니다. 방문 빈도가 비슷하다면 우리가 꾸준히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유형(영상, 사진, 글)에 적합한 채널을 고릅니다. 

특정 콘텐츠 유형에 능숙한 팀원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글’을 추천합니다. 

3. 주제, 컨셉, 키워드 기획 

생산성을 위해서라도 일관된 주제와 컨셉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점점 콘텐츠를 만드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속도가 빨라져야 그 속도를 다시 ‘깊이’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깊이가 점점 깊어져야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에 더 가까운 콘텐츠가 나옵니다. 

당연히 큰 주제는 우리 업과 관련된 것이어야 합니다. 커피 브랜드라면 커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라면 건강, 업무용 소프트웨어라면 일이나 생산성 등으로 잡으면 됩니다. 

그다음은 컨셉을 잡아야 합니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어떤 방법론으로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죠. 굳이 3단계 정도로 정리를 해보자면, 저는 보통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컨셉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1) 앞서 목표 설정에서 답했던 3개의 브랜드(혹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들을 먼저 살펴봅니다. 말하는 톤은 어떤지, 콘텐츠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뭔지, 왜 사람들은 이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보고 있는 콘텐츠의 기획안을 작성한다는 마음으로 보다 보면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고객의 속마음 리스트를 쭉 살펴보면서 우리가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고민, 우리가 가장 잘 들어줄 수 있는 바람을 골라봅니다. 완전히 해결해 줄 수는 없더라도 우리만의 관점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다 고릅니다. 

3) 그 고민이나 바람을 세부 주제로 결정했을 때 우리가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소재가 많이 떠오르는지, 공부를 해서라도 도움을 주면 우리가 정한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맞닿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검토합니다. 

이 외에도 사고의 흐름을 여러 방향으로 돌려보면서 ‘그나마 가장 괜찮은’ 컨셉을 잡습니다. 어차피 실행해 보기 전까지는 이게 먹히는 컨셉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컨셉을 잡으려고 하면 평생 시작도 못합니다. 이미 남들이 하는 것과 똑같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다음은 실행해 보면서 생각해도 됩니다. 

이렇게 컨셉까지 정해본 뒤에는 메인 키워드 몇 가지를 잡습니다. 우리가 정한 세부 주제에서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뭔지, 검색량이 높은 키워드는 뭔지 정리해 봅니다. 꼭 검색량이 높은 키워드를 넣어서 콘텐츠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문맥을 망쳐가면서까지 제목에 키워드를 욱여넣는 것보다 우리 고객이 한 번 보면 희미하게라도 ‘기억에 남을’ 콘텐츠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 심기’라는 걸 항상 기억합니다. 

4. 첫 10개의 콘텐츠 제작 

일단 채널에 열 개의 콘텐츠를 쌓는 것을 목표로 시작합니다. 처음엔 당연히 반응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완성도’에만 집중합니다. 되도록 1주일에 한 개, 유튜브 영상처럼 작업량이 많은 콘텐츠라면 2주일에 한 개여도 좋습니다. 

하나를 올리더라도 최대한 많은 고민과 시간을 담아 올리는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콘텐츠도 발전하고 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도 발전합니다. 빨리 생각해서 빨리 내놓는 콘텐츠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어렵습니다. (이게 가능한 사람을 보셨다면,  그 사람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적어도 몇 년간 엄청난 수준의 고민과 시간을 축적해 온 사람일 겁니다.)

5. 주기적 채널 리뷰 

10개 정도의 콘텐츠가 채널에 발행됐을 때 첫 리뷰를 해봅니다. 눈에 띄는 정도의 수치적 성과는 없을 겁니다. 보통 처음 10개에서 터지는 콘텐츠가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나왔다면 정말 운이 좋았거나, 만드신 분의 능력이 뛰어나신 겁니다.) 

발행된 10개의 콘텐츠를 연달아 소비해 보면서 우리의 목표와 방향성을 점검합니다. 하나의 개별 콘텐츠를 볼 때와 여러 콘텐츠를 연달아 볼 때의 느낌은 또 다릅니다. 일관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는지, 그게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인지, 짜임새나 완성도는 점점 개선되는지, 우리 브랜드만의 메시지와 철학을 더 담을 수는 없는지 등을 점검해 봅니다. 

이후 적당한 주기별로 리뷰를 하면서 ‘꾸준히’ 콘텐츠 만드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아마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겁니다. 하다 보니 컨셉에 의심이 들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채널이 문제인가 싶어 채널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만큼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좌절할 수도 있겠죠. 열심히 지켜오던 업로드 날짜를 못 지킬 수도 있을 거고요. 

그래도 시간을 할애해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스타트업에게 콘텐츠 마케팅은 단순히 ‘퍼포먼스 광고의 대안’ 정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단히 다지고, 제품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얻고,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팀의 역량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는 노력을 꾸준히 반복해 보세요. 어느 순간 마케팅 효과 이상의 가치를 얻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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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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