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디자인과 UX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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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얘기했지만, 마케팅 디자인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영역이다. 브랜딩도 봐야 하고 퍼포먼스 마케팅도 봐야 하고…(마케팅 디자인과 브랜딩의 연관성 글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 UX도 고민해야 한다. 사용자가 어떤 혜택이 있는지 파악하고 이 혜택을 받는 경험의 첫 관문은 배너와 이벤트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사실 마케팅 디자인을 진행하는 디자이너들이 작업하는 데에 UX의 중요성이 다소 낮은 편이다. UI 디자인처럼 개발자와 직접 맞닿아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로 포맷이 정해져 있는 반복 업무다 보니까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깊게 고민할 부분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를 생각하지 않고 페이지나 배너를 디자인하면 정작 사용자가 해당 구좌에서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파악을 못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배너와 이벤트 페이지는 사용자가 보지 않는 구좌가 되고, 있으나 마나 한 영역이 될지도 모른다.


이 버튼을 여기에 왜 넣어야 하죠?

마케팅 디자인에 UX/UI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바로 [버튼]을 볼 때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버튼은 페이지를 모두 보고 나서 하단에 00으로 이동하는 링크를 심어놓는 버튼이다. 때에 따라 중요한 버튼은 스크롤 없이 화면 하단에 고정되게끔 플로팅 버튼으로 띄우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버튼을 디자인할 때마다 더더욱 UX 관점의 필요성을 느낄 때는 아래와 같다. 

– 동일한 레벨의 CTA버튼이 여러 개 나올 때
– 같은 링크로 이동하는 버튼이 계속 반복될 때
– 생뚱맞은 위치에 전혀 상관없는 버튼이 나올 때

이럴 때 “여기에 왜 이 버튼이 있지?” “이 버튼을 누르면 어디로 이동하지?”를 디자이너가 생각하고 이를 페이지에 반영해야 한다. 배너 -> 페이지 -> 주문(본격적으로 앱 탐색 또는 구매)으로 이어지는 플로우 속에서 페이지의 흐름도 이에 맞는지 들여다 보고, 만약에 맞지 않는 부분은 기획자와 맞추며 고쳐나가야 한다. 이는 버튼뿐만 아니라 혜택 정보 나열 영역, 쿠폰 등에 모두 해당된다. 

많은 정보를 담고 이를 제공하는 페이지일수록 UX 관점의 중요도는 올라간다 (24년 3월 배민브랜드할인 페이지)

보통 이러한 UI 관련 요소들은 마케팅 디자인에서 잘 들여다보지 않는데, 이 태도가 쌓이고 쌓이면 전반적으로 배너와 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정보를 얻고 버튼을 통해 다음 step으로 이어지는 경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누군가는 버튼, 쿠폰, 할인정보 등의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이를 배너와 페이지에 적용해야 한다. 


마케팅 프로덕트요?

팀장님과 우리 팀의 업무를 얘기할 때 팀장님이 꺼낸 단어가 있다. 마케팅 프로덕트. 이게 뭔 조합인가 싶겠지만 아마 팀장님은 [마케팅 디자인 구좌 내에서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얘기하셨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이거다!” 싶었다. 이 단어가 우리 팀의 업무에 대한 척도겠다 생각했다.

사실 배너나 페이지 영역의 UI에 대해서 프로덕트와 온전히 통일시키려고 한 적이 있었다. 이를 프로덕트 디자이너들과 얘기했을 때, 그들의 의견은 “프로덕트의 UI와 마케팅 영역의 UI는 결을 맞추되, 너무 똑같이 가긴 힘들 것 같다”였다. 프로덕트도 사업 방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마케팅은 그보다 사업방향에 크게 휘둘리고, 넣어야 하는 정보가 프로덕트와 너무나도 다르다는 이유였다. (이거 말고 이유 또 얘기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둘이 각자의 UI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컸다. 그리고 마케팅 디자인은 앱의 브랜드를 보여줄 그래픽의 중요도가 높은 것도 있다.

예를 들면 프로덕트 쪽에서 사용하는 쿠폰과 마케팅 디자인에서 사용하는 쿠폰은 어느 정도 큰 결은 맞추는 것은 좋지만, 완전히 디테일한 것까지 맞추기는 힘들다. 그래서 쿠폰 영역을 본다면, 프로덕트와 마케팅 디자인에서 고민하는 쿠폰 룩을 서로 고민하면서 너무 다르지 않게 큰 틀만 맞춰나가기로 했다. 

마케팅 디자인 영역에서의 UI는 회사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다를 것 같다. 아직 프로덕트와 마케팅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은 조직이라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충분히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마케팅 디자인의 중요도가 너무 커진 조직이라면? 마케팅 영역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디자이너가 고민하는 것이 좋다. 아마 팀장님은 이 부분을 생각하고 [마케팅 프로덕트]라는 얘기를 꺼낸 것 같다. 

마케팅 프로덕트라는 말이 나왔을 만큼 마케팅 디자인에서도 UX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하다. 마케팅 디자이너가 UX 관점으로 업무를 바라본다면, 그들의 업무 범위는 훨씬 더 확대될 것이다. 


마케팅 디자인도 UT가 필요하다

사실 단기간에 작업 후 빠르게 라이브 되어 빠르게 내려가는 배너와 페이지 특성상, UX를 깊게 고민할 여유는 없다. 새롭게 진행할 이벤트 페이지를 1주일 내로 제작할 때 더욱이 그러하다. 이 버튼을 사용자가 더 클릭을 할지, 이렇게 디자인하면 사용자가 정보를 더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지 알아볼 길이 없다. 그리고 디자이너가 UI를 이렇게 바꾸겠다고 하는 데에 명확한 근거, 사용자의 실제 경험을 들어볼 창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UT(Usability Test), 즉 사용성 테스트가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사용자가 앱 진입부터 혜택 경험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배너와 페이지는 제 역할을 다하는지, 두 구좌에서 충분히 혜택 정보를 인지하는지 UT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마케팅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혜택 경험 관련된 UT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A사용자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B사용자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혜택관을 잘 이용했다. 오히려 이벤트 페이지에서 쿠폰을 받지 않고 바로 넘어간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여기서 현재 마케팅 디자인 구좌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이는 지금의 프로젝트로 이어져서 현재진행형이다.

어쩌면 “배너랑 프로모션 페이지에 굳이 UT가 필요할까?” “그래픽 요소로 이루어진 영역에서 UT 기준을 잡는 게 어려울 텐데” 싶겠지만 혜택 경험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꼭 마케팅 디자인 구좌를 중심으로 UT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본 아티클 중에서 오늘의집에서 진행했던 오시즌위크 UT(BX 디자인팀은 고객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까?)가 정말 인상적이어서, 이 글도 한 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케팅 구좌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일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것을 주축으로 일을 진행한다. 이는 마케팅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이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킥오프 미팅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배경을 설명하는데, 이는 [기존에 이런 문제가 있었으므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다. 주로 제시되는 문제는 이러하다. 

1. 컬러 대비가 좋지 않아서 텍스트 가독성이 떨어질 때
2. 비슷한 기조의 프로모션인데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너무 중구난방이라 통일할 필요가 있을 때
3. 최종적으로 혜택을 밟기 위한 step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감소해서 이를 해결해야 할 때 (스크롤 이슈 등)
4. 그 외의 이슈들 등등

마케팅은 실제로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의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지표 삼아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크다. 사용자가 이벤트페이지를 봤을 때 쿠폰 정보를 더 잘 인지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자가 이 상품이 이만큼 할인하니 구매를 유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문제를 디자이너(+마케팅 기획자)가 정의하고 이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페이지 내의 UI 개선이 될 수도 있고, 그래픽을 새로 만들어서 해결할 수도 있다.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구매로 이어져서 결국 성과로 도출하게끔 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을 위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디자인을 진행하는 것은 마케팅 디자이너의 역할이기도 하다. 

HYO의 더 많은 글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designer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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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와 제일 가까이서, 제일 오래 함께 일한 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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