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의 새 멤버십, 여전히 내려놓지 못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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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배송 클럽으로 쿠팡을 겨냥합니다

 지난 7월 15일 SSG닷컴이 새로운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출시하였습니다. 이는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는 별도로 운영되며, 식료품과 생필품에 특화된 서비스입니다. 특히 쓱배송 클럽에서 주목할 점은 무료 배송 기준 금액을 쿠팡의 로켓프레시 1만 5천 원과 같은 수준인 1만 4,900원으로 맞췄다는 건데요. 이는 8월 7일로 예정된 쿠팡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이 무려 58%나 인상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8월에 기존 쿠팡 고객의 일부가 이탈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를 노리고 SSG닷컴은 물론, 컬리 역시 지난 6월 실질적인 무료배송 혜택을 앞세워 컬리 멤버스를 개편하였습니다. 특히 쓱배송 클럽은 아예 기존 경쟁 멤버십 이용 고객 가입 시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을 통해, 노골적으로 쿠팡 이탈 고객을 욕심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사 지원금 이벤트 자체는 기발했지만, 참여하기에 다소 복잡하다는 건 아쉬운 점입니다이사 지원금 이벤트 자체는 기발했지만, 참여하기에 다소 복잡하다는 건 아쉬운 점입니다

 더욱이 가장 늦은 시점에 출시된 만큼, 쓱배송 클럽은 이와 같은 경쟁 멤버십 대비 나름의 차별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도 한데요. 우선 쓱배송 클럽은 2만 원 이상 주문 시에만 무료 배송이 되는 컬리 멤버스와 비교할 때, 기준 금액이 낮아 고객이 더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쿠팡 와우 멤버십의 가격이 연간 기준 9만 4,680원에 달하는 반면, 쓱배송 클럽은 출시 프로모션 기간 동안 1만 원에 불과하여, 훨씬 더 저렴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SSG닷컴 내부에서는 이번 쓱배송 클럽 출시 효과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 트렌드와 반대로 갔는데요?

 하지만 쓱배송 클럽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고객 트렌드와 반대로 가고 있기에 큰 파급력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멤버십의 복잡성은 심화되었고, 혜택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가입 문턱은 애매합니다. 우선 고객은 단순한 것을 좋아합니다. 내용이 복잡하면 설득하기도 어렵습니다. 쿠팡이츠 무료 배달이나 쿠팡플레이 같은 혜택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여전히 쿠팡이 단일 상품을 고수하는 이유는 다소 비싸더라도 단순한 메시지가 더 강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전히 무제한 혜택이 아닌, 쿠폰 형태로 제한했다는 점도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무료 배송 쿠폰을 3장으로 한정해도, 장을 자주 보지 않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로 고객들은 이러한 제약을 불편해합니다. 소수의 아웃라이어로 인한 피해를 두려워하여 대다수의 고객 편의성을 저해한 결정인 셈인 거죠.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연회비 방식을 고수하는 것 역시 빠른 성장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상품들이 와우 멤버십 대비 압도적인 가격 우위를 가지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의 위치에 있는 만큼, 고객들을 빠르게 가입시키기 위해서는 당장의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가격을 받을 거라면, 차라리 월 1,000원 메시지가 더 강력했을 것입니다. 또한 매월 돈이 나가면 일부 이탈은 있겠지만, 동시에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이러한 결정이 더욱 아쉽습니다.

 이에 반해 컬리는 확실히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쿠폰을 매일 쓸 수 있도록 31장을 지급하면서, 2만 원이라는 금액만 채우면 사실상의 완전 무료 배송 혜택으로 전환하였고요. 또한 프로모션 역시 3개월 컬리 멤버스 무료 이용 형태로 제공하여, 최초 가입자의 망설임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더 효과적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손익과 성장, 모두를 얻을 순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난번 스마일 클럽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리뉴얼할 때부터 이번 쓱배송 클럽에 이르기까지, 계속 애매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는 SSG닷컴, 더 나아가 신세계 그룹이 손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료 멤버십은 이름 그대로 돈을 받고 파는 상품이지만, 이를 통해 돈을 벌기보다는 플랫폼의 성장을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에 가깝습니다. 오로지 멤버십 상품만으로 손익 분기점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 하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들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문제는 여전히 신세계 그룹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자체만으로도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들려 한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쿠팡이나 아마존은 유료 멤버십을 통해 고객 수요를 확보한 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자체 물류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때로는 가격 이상의 혜택을 주는 것을 꺼려하지 않습니다. 코스트코는 약간 결이 다른데요. 이들은 이익의 대부분을 구독 요금으로 만드는 대신, 상품 마진은 정말 최소화합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당장은 하나를 버리는 대신, 장기적으로 둘을 얻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세계 그룹은 손익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단 한순간도 모두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비용 절감을 하면서 거래액 성장을 만드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만, 분명 매우 어려운 과제이고요. 더군다나 쿠팡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기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 모두를 놓지 않으려다 보니, 결국 두 가지 모두를 잃게 되는 길로 향하고 있는 거죠. 물론 신세계 그룹이 현재 어렵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성장도 해야 하고, 동시에 수익도 챙겨야 합니다. 그러나 어차피 직접 물류를 포기한 상황에서, 굳이 유료 멤버십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규모의 경제로 인한 비용 절감이 없다면, 돈을 써가면서 주문 수를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왕 경쟁자들과 똑같이 갈 수 없게 된 마당에, 조금 더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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