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글을 다루는 업무는 대부분 ㅇㅇ씨가 담당해 주세요.”
입사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 시절 내가 들었던 말이다.
어쩌다 보니 브랜드에서 주어지는 글,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는 자연스럽게 대부분 내가 담당하고 있다. 신규 론칭하는 학원의 공식 홈페이지 카피부터, 브랜드 굿즈 스토리카드, 온라인 매거진 작성 등 글과 카피를 중심으로 내 업무는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연차에 비해 중요도 높은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될 기회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또 그걸 기반으로 외부 채널에 아티클을 기고하거나, 글쓰기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고 있는 요즘이다.
대부분 탑다운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주니어지만, 나의 전문성과 앞으로의 경력을 위해 ‘내 업무는 내가 정하는’ 퍼스널브랜딩은 꼭 필요하다.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기여도를 높임으로써, 자연스럽게 더 많은 프로젝트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회들은 나의 경력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되어줄 수 있다.
회사 내에서의 퍼스널브랜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과 정리와 공유
첫 번째는 ‘성과 정리와 공유’다. 사소한 업무더라도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데이터화, 문서화해야 한다. 나의 경우 입사초 브랜드 블로그 관리 업무를 전담했었는데, 게시글별 메인 키워드/서브키워드의 상위노출 여부나, 홈페이지로의 유입 전환율, 특이사항 등을 분기마다 정리하여 모든 팀원들이 다 볼 수 있도록 공유했다.
실제로 입사 초 내가 만들었던 블로그 성과 지표
주니어 시절 맡는 업무는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엄청난 고퀄리티로 성과를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버려도 좋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의 업무 성과를 구체적인 데이터와 결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해당 업무를 주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또, 당연히 나의 실무 능력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제안
두 번째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제안’이다. 성과 데이터를 꾸준히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의 운영 방향성이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제안하면 된다. 나의 경우 블로그 성과를 정리하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정리해서 새로운 콘텐츠 카테고리를 제안했고, 실제로 온라인 매거진을 론칭하게 되었다.
피드백 요청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의 글쓰기, 카피라이팅 능력을 인정받게 되었는데. 반대로, 내가 마케팅 업무 중 어떠한 업무에 더 강점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면 그다음 방법은 바로, ‘피드백 요청’이다.
면담이나 가벼운 커피챗을 통해 상사나 동료들에게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다. 내 강점이나 약점, 구체적으로는 최근에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반응을 묻는 등 이런 피드백은 어떤 영역에서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중요한 건, 회사 구성원들로 하여금 나의 강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게 된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회사 내에서 나라는 사람이 퍼스널브랜딩되고 있었다. 또, 그걸 기회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업무를 완수하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는, 자신의 업무에 의미와 깊이를 부여하며 전문성을 스스로 키워나가야 한다. 회사 안에서의 퍼스널브랜딩은 주니어의 커리어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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