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보다 3배 더 강력한 고객 획득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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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보시나요? 

저는 아직 짧은 클립들로만 봤지만 곧 정주행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유튜브에서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제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흑백요리사 이야기가 나오니 괜히 저도 보고 싶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라면 재밌겠지’라는 기대감도 생기고요.

특히 이 장면 보고 정주행 결심했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유튜브)특히 이 장면 보고 정주행 결심했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유튜브)

사람들의 주의와 관심이 곧 힘이 되는 시대입니다. 이제 콘텐츠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큰 산업이 됐습니다. 넷플릭스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콘텐츠와 세세하게 짜여진 바이럴 전략을 조합해 자신들이 왜 이 산업의 정점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고요. 

작은 기업도 콘텐츠를 만들긴 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광고비를 태워 트래픽을 만드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콘텐츠를 만드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단 시간이 많이 듭니다. 

흑백요리사처럼 스케일이 큰 콘텐츠는 꿈도 못 꿉니다. 

당장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꾸준히’만 한다고 100% 성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죠.

콘텐츠를 아예 버릴 수도 없지만(작은 기업을 위한 콘텐츠 마케팅 가이드를 통해 더 나은 콘텐츠 전략을 세워보세요!), 그렇다고 콘텐츠에만 의지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와 시너지도 나면서 더 빠르고 강력하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없을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2

고객에게 인상적인 첫인상을 남기는 방법 

대부분의 작은 기업들은 재미와 감동을 주며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콘텐츠보다는 핵심 타깃 고객의 세분화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콘텐츠에 더 집중합니다. 그래야 우리 제품을 구매할 고객과 만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보면 어떨까요? 그 세분화된 문제를 즉시 해결해 줄 수 있는 심플한 웹사이트, 앱 등의 ‘도구’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일반적인 콘텐츠에는 넣기 어려운 개인화라는 요소를 넣어서요. 

사례 1. 당신만을 위한 콜드메일을 작성해 드립니다 

copy.ai는 블로그 콘텐츠나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이메일 등에 쓰일 글을 더 빠르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서비스입니다. 기업의 마케터, 세일즈 리더들이 주요 고객이죠.

그들은 자신의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하나의 문제에 주목합니다. 콜드 메일을 작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죠. 마침 ‘이메일 글쓰기’는 그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콜드 메일 생성기’라는 도구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무료로 공개합니다. 

출처 : copy.ai 공식 웹사이트출처 : copy.ai 공식 웹사이트

콜드메일을 보낼 대상의 링크드인 URL을 입력하고, 보낼 제안을 간단하게 적으면 AI가 콜드메일을 대신 작성해 줍니다. 상대방의 링크드인 게시물들을 분석해서 1:1 맞춤 글쓰기를 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이 무료 도구만으로도 copy.ai 본제품의 퀄리티와 차별화 포인트를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사례 2. 당신의 브랜드 이름을 지어드립니다

윅스는 웹사이트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고객 중 다수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초기 창업가들이죠. 

윅스가 주목한 고객들의 문제는 ‘작명’이었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짓는 일은 많은 초기 창업가가 어려워하는 과제 중 하나입니다. 윅스는 고객들의 이런 고민을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기로 합니다. ‘비즈니스 이름 생성기’라는 이름의 무료 도구를 제공하는 것으로요. 

출처 : 윅스 공식 웹사이트출처 : 윅스 공식 웹사이트

사업이 속한 산업과 몇 가지 특징 키워드를 입력하면 브랜드 이름을 추천해 줍니다. (윅스도 AI를 활용했습니다.) 심지어 윅스는 이 도구 외에 몇 가지 도구를 추가로 제공합니다. 사용 가능한 도메인 이름을 검색해 주는 도구, 로고를 만들어주는 도구를 함께 제공하고 있죠. 

이 도구들은 윅스의 유료 사용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만들어둔 도구들은 계속해서 잠재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이미 끌어들인 기존 고객이 로고나 이름을 고민하다가 서비스를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덤이고요.

큰 틀에서의 프로세스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1) 우리 타깃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합니다. 
2) 그들이 가진 여러 문제들 중 우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작은 문제를 하나 찾습니다.
3)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도구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만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마케팅은 개발자들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업들만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AI를 다룰 줄 알아야 가능한 마케팅인가?’ 

물론 개발자가 있으면 좋습니다. 개인화를 위해 AI도 다룰 수 있으면 좋죠. 하지만 이런 것들이 무료 도구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을 뽐내기 위한 도구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타깃 고객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콘텐츠보다 더 큰 가치를 주기 위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죠. 

이 본연의 목적에 집중하면 훨씬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내부 개발자 없이도 이 목적을 달성한 사례들 역시 콘텐츠 하단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무료 도구 마케팅의 핵심 요소 

무료 도구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름 그대로 무료여야 합니다. 

간단한 행동으로도 즉시 결과를 받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각 고객이 받아보는 결과에 개인화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우리의 핵심 역량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제품,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여기에 적절한 재미, 유머, 감동을 더해 바이럴까지 유도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만약 우리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이고, 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팀이 내부에 있다면 무료 도구 마케팅은 조금 수월해집니다. 간단한 플레이북을 만들어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무료 도구 마케팅 PLAYBOOK 

1) 메인 서비스에서 분리할 수 있는 작은 기능을 하나 찾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기능 중 하나를 분리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단, 그 기능은 단독으로도 고객의 작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2) 그 기능을 분리해서 이름을 붙입니다. 여력이 된다면 간단한 로고와 별도의 URL을 부여해 독립된 제품처럼 보이도록 해도 좋습니다. 우리 사이트 내에 위치시킨다면 URL에 사람들이 이 기능을 위해 검색할 키워드를 추가해 줍니다. 

3) 모든 허들을 제거합니다. 로그인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다짜고짜 이름과 이메일을 먼저 내놓으라고 하는 브랜드를 좋아할 고객은 없습니다. 고객에게 원하는 행동이 있다면, 가치를 먼저 제공한 뒤 그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을 시점에 요청합니다. 

4) 우리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모든 곳(SNS, 커뮤니티, 개별 DM, 플랫폼 등)에 공개합니다. 소액의 광고비를 써서 홍보해도 좋습니다. 만약 우리가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했고, 그 문제를 무료로 해결해주고 있다면 잠재고객은 마음을 열고 그 도구를 사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5) 성과가 좋지 않다면 다시 기획단계로 돌아갑니다.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 맞는지, 맞다면 우리의 무료 도구가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고 있는지, 충분한 홍보가 되긴 했는지 등을 분석, 개선한 후 다시 론칭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개발 업무를 최소화한 무료 도구 마케팅 

커머스 사업을 하는 스몰브랜드, 사람의 노동이 들어가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에이전시나 1인 기업에는 개발자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개발 업무가 많이 필요한 전략은 부담이 되죠. 

이런 기업들을 위한 몇 가지 무료 도구 사례를 추가로 소개합니다. 기획 과정에서 약간의 창의성을 발휘하면 개발자가 없어도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도구를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사례 1. jolie의 수질 리포트 

출처 : jolie 공식 웹사이트출처 : jolie 공식 웹사이트

졸리는 필터 샤워기를 판매하는 브랜드입니다. 수도관이 오래되어 낡은 지역에 살고 있는 고객이라면 졸리의 제품이 큰 도움이 되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본인이 사는 지역의 수도관 상태를 파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졸리는 자신의 잠재고객들을 위한 심플한 무료 도구 하나를 웹사이트에 마련해 둡니다. 

고객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ZIP Code(미국의 우편번호 같은 겁니다)를 입력하면, 그 지역의 수질 리포트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도구죠. 고객의 이메일도 확보하면서 동시에 무료로 개인화된 가치(완전한 개인화는 아니지만 ‘지역’에 따라 다른 리포트)를 주고, 제품에 대한 욕구까지 자극합니다. 이 정도는 개발자가 없어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죠. 

(리포트를 신청하면 바로 메일이 옵니다. 미리 공식 자료들을 활용해 수질 리포트를 마련해 두고, 각 코드에 맞게 메일이 보내지도록 세팅이 되어 있는 듯합니다. 이 정도 자동화는 이메일 마케팅 툴만 잘 사용해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바디럽의 큐레이션 

출처 : 바디럽 공식 웹사이트 내 상세페이지

출처 : 바디럽 공식 웹사이트 내 상세페이지

조금 더 간단한 방법도 살펴볼까요? 바디럽은 한 상세페이지 내에서 브랜드가 취급하는 모든 타입의 베개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표로 정리해 제공합니다. 베개는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을 고르기 어려운 제품군에 속합니다. 바디럽은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추천’ 항목을 넣어 고객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게 돕고 있는 것이죠.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무료이고, 고객은 나름 개인화된 결과(물론 선택지가 전부 바디럽 제품으로 좁혀져 있기는 하지만…)를 얻을 수 있으며, 원하면 바로 구매도 할 수 있습니다. 기획과 디자인만으로 전환까지 유도할 수 있는 심플한 무료 도구를 제공한 셈이죠.

사례 3. 플랜브로의 무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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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플랜브로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료 진단 역시 무료 도구 마케팅의 일종입니다. 작은 기업의 대표님들 혹은 마케팅 리더분들이 남겨주신 고민에 따라 전부 개인화된 화상 미팅이 진행되니까요. 

인간인 제가 준비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즉시’ 받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완벽한 무료 도구는 아니지만, 그 외의 핵심 요소는 모두 충족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수의 일반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B2C 기업이 아니라면 충분히 활용해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명상 앱 CALM의 do nothing for 2 minutes 웹사이트, 퍼스널 안경 브랜드 브리즘의 ‘안경 진단’ 등도 개발 업무가 많이 투입되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무료 도구의 사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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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만히 있는데 고객이 먼저 돈을 들고 우리를 찾아와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가장 우리 다운 가치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야 하죠. 콘텐츠도, 무료 도구도 결국 그 깊이와 활용성에서 차이가 있을 뿐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준비하는 우리만의 가치입니다. 소중한 사람을 처음 만나러 갈 때 준비하는 작은 선물 같은 것이죠. 

이렇게 보면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작은 기업에게 그리 생산적인 질문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어떻게 고객에게 다가가야 고객이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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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브로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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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브로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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