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다큐] 신성일 마케터 – 와드 ‘캐치테이블’ 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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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일 | 저는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해서 광고 대행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대행사에서 약 2년 정도 일한 후, 네이버 한게임으로 이직해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고, 그곳에서 4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팀에 있던 다른 마케터들과 함께 에이전시를 창업했어요. 하지만 단순히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6개월 만에 접게 되었죠. 이 경험을 통해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후 텐센트코리아에서 마케팅을 하며 약 1년을 보냈습니다. 그 즈음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 같은 게임들이 나왔어요. 개인적으로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고, 4년 동안 재미있게 게임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투자를 해 준 회사에 문제가 생겨 결국 이 사업도 접게 되었어요.

두 번째 사업을 마무리한 후, 다시 회사를 들어가는 대신 ‘어떤 사업을 또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며 준비하던 중, 예전에 NHN에서 함께 일했던 멤버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함께 논의하다가 창업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캐치테이블입니다. 어느새 캐치테이블을 시작한 지 8년이 되었어요.


신성일 | 저희가 매장에 예약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했을 때, 매장들이 과연 이걸 정말 사용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저희는 조금 늦게 시작한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죠. 최소한의 기능이라도 빠르게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확인하려면 최소 6개월 정도가 필요했지만, 그 시간조차도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해외에 이미 있는 예약 관리 솔루션을 캡처해서 아이패드에 담아 직접 매장을 찾아가는 것이었어요.

한 100개에서 200개 정도의 매장을 방문하면서 캡처본을 보여주며 “저희가 만든 솔루션입니다”라고 소개했어요. 영어 버전이지만 한글화해서 제공한다면 사용해볼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죠. 매장들 중 약 20%가 사용해보겠다고 하셨을 때, 우리는 ‘이거다!’ 하고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예상보다 많은 매장에서 “이거 너무 편리할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그때서야 감에서 확신으로 바뀌게 됐죠.

캐치테이블 창업자 3인
와드’캐치테이블’ 창업 멤버 3인

웨이팅 솔루션을 도입할 때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어요. 경쟁 업체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이걸로 그 허들을 넘을 수 있을지 걱정됐죠. 책상에 앉아서 고민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성수동, 송리단길, 한남동 등 웨이팅 매장이 많은 지역을 다니며 점주 분들께 의견을 물어봤어요. 그렇게 피드백을 얻고 나서야 확신이 생겨 웨이팅 솔루션을 도입하게 되었죠.

이렇게 직접 발로 뛰며 얻은 피드백들이 저희에게 큰 확신을 주었고, 덕분에 지금까지도 캐치테이블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신성일 | 저는 IT 서비스도 해보고, 게임도 만들어보고, 또 대행사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브랜드를 경험해봤어요. 그런데 캐치테이블에서 마케팅을 시작할 때는 정말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저희 서비스는 예약 관리 솔루션이라 단순히 앱 다운로드나 회원 가입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거든요. 회원 가입만 해서는 의미가 없고, 결국 사람들이 매장을 예약하고 방문해야 저희의 진짜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결국 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어요. 그냥 회원 가입자나 앱 다운로드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는, 실제로 매장을 방문하고 캐치테이블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더 중요했죠. 그래서 첫 번째 타겟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전화로 예약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전화로 예약하는 사람들은 매장에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를 받지 않거나, 브레이크 타임이거나, 영업이 끝난 경우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끼게 돼요. 저희는 이 불편한 순간을 잡아서 캐치테이블의 편리함을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매장에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이 안 되거나 부재중 전화가 남았을 때, 바로 콜백을 넣어서 ‘지금 캐치테이블로 예약하면 바로 가능합니다’라고 안내했죠. 이때 전환 효과가 정말 좋았고, 이 방법은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어요.

이렇게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순간에 필요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저희 마케팅의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포인트들을 고민하고 시도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중요한 경험 중 하나예요.

캐치테이블 사무실의 포스터
캐치테이블 사무실의 포스터


신성일 | 저희 회사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각 팀에서 ‘이런 거 해보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오면, 리더들 미팅에서 논의하고 바로 진행되기도 하죠. 저희는 직급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서, 구성원, 팀 리더, 대표 이렇게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리더가 설득되면 바로 대표님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정말 빠르고, 작은 테스트를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큰 리소스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게 정말 테스트해볼 만하다’ 싶으면 작고 짧게 빠르게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이렇게 작게 시작하다 보니 부담도 적고,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테스트가 많이 실행되고 있어요. 저희는 팀원들에게 많이 시도해 보라고 장려하기도 해요. 실패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꼭 리뷰를 하자는 원칙이 있는데, 오히려 이게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테스트를 많이 실행하면서도 회사 전체에 큰 부담이 가지 않아서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신성일 | 최근에 저희가 ‘팝업 모아보기’라는 새로운 기능을 준비해서 7월에 처음 선보였어요. 이 아이디어는 저희가 웨이팅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떠오르게 되었어요. 성수 지역에는 사람들이 줄 서는 인기 매장들이 많은데, 그와 동시에 팝업 행사들도 많이 열리더라고요. 그래서 ‘이 핫한 지역의 트래픽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팝업 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사실 팝업 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가긴 하지만, 그 정보를 얻는 과정이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게다가 저희 웨이팅 솔루션도 팝업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팝업 정보를 한곳에 모아주면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팝업만 방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팝업에 가기 전이나 후에 근처 레스토랑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점에서 캐치테이블의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더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해서 ‘팝업 모아보기’를 7월에 출시했고, 생각보다 반응도 꽤 빨리 왔어요.

물론 지금도 팝업 모아보기 섹션에서 보여주고는 있지만, 시스템이 완전히 자동화되지는 않아서 수동으로 대응하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다 보니, 필요한 기능들을 하나씩 더 개발해 나가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발전시키면서 기능을 확장해 나가는 중입니다. 저희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테스트하고, 반응을 보고 맞춰가며 개발을 이어가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어요. 덕분에 여러 가지 시도들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죠.


신성일 | 저희는 실패를 잘하려면 문제를 잘 정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아이디어가 실행될 때 사용하는 문서가 있는데, 저희는 이걸 ‘린 페이퍼’라고 불러요. 보통 스타트업들이 ‘린하게 일하자’고 하잖아요? 저희도 그걸 실천하기 위해 만든 문서예요.

린 페이퍼에는 ‘이 아이디어가 왜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지’, ‘어떤 시장적인 배경이나 근거가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하면 잘될 것 같다’는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요. 이 문서를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빠르게 테스트하는 게 핵심이에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린 페이퍼를 작성해서 공유하고, 팀원들이 ‘이런 근거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그리고 빠르게 결과를 확인하죠.

이 과정에서 핵심은 ‘이 가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검증하는 거예요. 가설이 맞았다면 빠르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를 철저히 리뷰해요. 이렇게 실패의 원인을 잘 문서화해 두면,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이전에 했던 실험 결과를 참고해서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거든요. 실패했던 이유를 알고 나면 같은 리소스를 낭비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저희가 계속해서 해오고 있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신성일 | 저는 개인적으로 관심사가 많아서, 마케터라면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케터 입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건 언제나 도움이 되죠. 크고 작은 경험들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오히려 관심을 잃어버리는 게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시장의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잖아요.

예전에 제가 광고대행사나 NHN 네이버 한게임에서 마케팅을 할 때와 지금은 매체도 다르고 방법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늘 관심을 가지고 ‘요즘엔 저렇게도 하는구나’, ‘왜 저런 광고를 할까?’, ‘왜 저런 마케팅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파고들어야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잃으면 마케터로서 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게 음악이든, 영화든, 아니면 다른 어떤 분야든 말이죠. 다양한 부분에 관심을 유지하는 게 사실 좀 피곤할 때도 있지만, 마케터라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성일 | 요즘에는 ‘팝업을 왜 이렇게 많이 할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단순히 저희가 ‘팝업모아보기’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팝업을 이렇게 많이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거든요. 캐치테이블도 B2C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다 보니, 팝업이 새로운 마케팅 도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은 정보가 너무 넘쳐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나 서비스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껴요. 예전에는 그냥 TV 광고를 하면 대중에게 메시지를 널리 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이제는 정말 우리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팝업인 것 같아요.

팝업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규모는 좀 작을 수 있지만, 그만큼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서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팝업이 많이 열리고, 또 붐업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도 이런 트렌드를 관심 있게 보고 있고, ‘팝업모아보기’를 통해 이 흐름을 잘 반영하고 노출하면 요즘 마케팅 트렌드를 잘 짚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팝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신성일 | 사실 저희 캐치테이블은 전반적인 미식 생활의 슈퍼앱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위스키나 주류 같은 것도 다루고 있고, 밀키트도 제공하고 있죠. 다양한 미식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미식 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특정한 아이템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먹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미식과 관련된, 캐치테이블이 해결해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더 확장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위픽레터 마케터 다큐 | 캐치테이블 CMO ‘신성일 마케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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