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내기 위해 영감과 아이디어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은 듣지 마세요.
하지만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거든요. 세상에는 감도 높은 영감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큰 성과를 낸 사람들이 분명 많습니다. 저는 이것을 예술가적 성과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영감과 아이디어는 평범한 우리들이 쉽게 흉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방 가능한 대상’이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모방 불가능한 방식으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보면서 배우려고 합니다. 이들의 말을 듣다 보면 성장이 더 멀고 막연해 질 때도 많아요. 따라할 수 없다면 배울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방하기 힘든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우연입니다. 그래서 우연히 성과를 낸 사람들에게는 배울 것이 없어요.
영감이나 아이디어도 모방하기 힘듭니다. 작곡가 방시혁님이 찜질방에서 영감을 얻어 <총 맞은 것처럼>이라는 명곡을 작곡 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일화이지만 작곡가 지망생들이 이를 모방해 매일 찜질방에 간다고 하더라도 같은 영감을 받기는 힘들 거에요.
감이 좋아 성공한 사람들도 모방하기 힘듭니다. 최근 안정환 선수의 코칭 방법이 인터넷에서 화제입니다. 대부분의 국가 대표 선수들이 ‘감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툭’이라고 가르쳐 주지만 어린 선수들은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이에요.
하지만 안정환 선수는 두루뭉술한 표현 없이 슈팅의 메커니즘을 설명해 줍니다. 어린 선수의 슈팅을 보고 뒤딤발과 공의 간격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차는 발은 뒤로 얼마나 높이 올렸다고 내려야 하는지를요. 따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으로 어린 선수가 ‘감’을 찾아 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누군가를 모방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따라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따라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은 시스템과 프로세스, 프레임워크와 같은 것들입니다. 안정환 선수가 코칭하는 방법처럼요. 언제 올지 모르는 영감을 기다리거나, 모방하기 힘든 감을 흉내내는 것보다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익히는 것이 다양한 상황에서도 균질적인 성과를 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믿습니다.
영감과 아이디어로 예술가적 성과를 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분명히 이런 방법이 존재하고, 이렇게 성과를 내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분명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쉽게 따라하기 힘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술가적 성과를 선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술가적 성과를 내는 세계적인 거장들도 입을 모아 프로세스와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프로세스 없이 영감이 떠오를 때만 글을 쓴다면 하루 종일 한 글자도 적지 못할 수도 있고, 프레임워크가 없는 단편적인 아이디어는 큰 그림이 무엇인지 모른채 수집하는 작은 그림들이 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꾸준히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세스와 프레임워크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창의력>의 저자 실바노 아리에티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창의적인 결과물은 항상 빛나고 새롭지만, 창의적인 과정은 오래 되었고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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