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직관 – 직접 관찰한다는 뜻이다. 내가 보고, 내가 느끼고 내가 직접 판단하고 결정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관찰하는 것이 직관이다.
개념은 개개인이 직관한 내용들을 보아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낸 것이다.
각각의 개인이 겪고 경험한 것 중에 공통된 부분을 모아 보편화된 조건을 모은 것,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정의해 놓은 생각이다.
직관과 개념은 다르다. 직관은 울퉁불퉁하고 개념은 매끄럽다. 직관은 각자 다른 개성, 나만의 독특한 생각들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것이다.
개념은 그 울퉁불퉁함을 망치로 쳐서 매끄럽게 만든 것이다.
1997년 나는 개념 속에서 개그맨 생활을 시작했다.
젊었을 때 참고 일해야 한다.
나중에 행복한 날을 위해서 지금 돈을 많이 모아야 한다.
빨리 집을 사야 한다. 장사를 할 때 무조건 이익을 많이 남겨라.
오로지 나를 위해서, 내 행복을 위해서 살아라.
이런 개념 속에서 낮에는 MBC 개그맨으로, 옥션에서 마케팅팀 대리로 일하고, 밤에는 네다섯 군데씩 밤무대에 오르면서 살았다.
밤무대까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새벽 3시 30분, 씻고 누우면 밤무대 여파로 심장이 둥둥 거려 잠을 잘 수 없었다.
5시쯤 겨울 잠들고 7시에 일어났다.
나중에 있을 행복한 날을 위해 참고 살라는 개념 속에서 나는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때 나에게는 직관 자체가 없었다. 그게 뭔지도 몰랐다. 8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러다 2005년에 교통사고가 났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전라남도 해남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도 나는 몸이 지칠 대로 지친 터라 완전히 넋 놓고 잠들어 있었는데, 매니저가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리다 앞서가던 트럭과 크게 충돌하고 말았다.
눈을 ㄹ뜨니 의사 선생님은 내게 사흘 안에 죽을 수 있으니 유언하고 신변을 정리하라 권했다.
언젠가 있을 행복한 날을 누리기도 전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그때 깨달았다.
이후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직관과 개념을 정확하게 알았다.
죽음 앞에 가서 후회가 없기 위해서는 직관을 갖고 살아야 한다.
죽음 앞까지 가본 대부분의 사람이 나로 살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우리는 왜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할까? 직관이 없어서 그렇다. 있어도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를 믿지 못하니 남들에게 의지하고 남들이 말하는 개념대로 살아간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나만의 직관을 가지고 내가 진정 스스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도록 하자.
Ⅰ. 2X2는 몇 인가?
2 곱하기 2는 모두가 4라고 대답한다. 2 곱하기 2가 4라는 답은 개념이다.
2 곱하기 2는 4가 아니다. 4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도스토옙스키도,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카뮈도, 앙드레 지드도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신기할 정도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2 곱하기 2는 4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나만의 답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그게 5가 될 수도 있고 498이 될 수도 있다. 나만의 직관으로 나만의 2 곱하기 2의 해답을 찾으라는 말이다.
안중근 의사도 자신만의 직관을 찾은 사람이다. 안중근 의사는 2 곱하기 2는 32라고 직관에 의한 답을 내렸고, 그 32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렸다.
두 아이와 아내, 어머님을 버려두고 떠나는 게 너무한 거 아니냐는 생각은 개념에 사로잡힌 마음이다.
안중근 의사는 직관을 통해 강렬하게 느낀 것이다. 당신의 소명을.
사실 오래 사는 게 좋다는 것도 개념에 불과하다. 장 자크 루소의 에밀에는 가장 오래 산 사람은 가장 나이 들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인생을 잘 느끼다 죽은 사람이다라는 문장에 나온다.
남들에게 끌려 다니며 내 인생이 아닌 인생으로 150년을 살면 무엇하겠는가?
하루를 살아도 자기 직관으로 인생을 느끼며 살다가 죽은 사람이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고전을 통해 죽어 있는 당신의 직관을 살려라.
독서를 통해 대우주의 연결고리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모든 고전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느껴보기를 바란다.
Ⅱ. 당신의 어두운 욕망은 무엇인가
칼 융 레드 북, 이 책을 보면 융이 이 글을 1913년에 썼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특히 과학에 관한 언급은 꼭 지금의 우리에게 하는 말로 들린다.
과학에 거리를 두도록 하라는 말에 집중하자. 이 말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과학과 거리를 두라고 해서 아예 AI를 이용하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다. AI는 AI대로 이용하고, 우리는 더욱 깊은 사유를 통해 인간이 나아갈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마치 우리가 스마트폰을 쓰되 전적으로 의지해 판단하지는 않듯 말이다.
과학과 거리를 두라는 말은 몸을 움직이라는 뜻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가 죽는다.
머리는 몸보다 위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몸이 머리를 지배한다. AI가 인간을 넘을 수 없는 이유는 땀을 흘릴 수 없기 때문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확신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AI의 지식은 학습을 통해 넓어질 뿐 깊어질 수 없다. 인간만이 사유와 땀을 통해 깊어진다.
그대의 길은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융의 말처럼 우리는 사유를 통해 내 몸 깊은 곳에서 해답을 길어 올려야 한다.
Ⅲ. 인생에 늦은 순간은 없다.
제대로 사는 사람의 삶. 고통이 밀려오지만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인간은 느슨한 상태에서는 진정한 삶을 깨닫지 못한다. 아마도 박경리 선생 내면에서는 좋은 음식을 먹고, 경치 좋은 휴양지에서 체력을 회복한 후에 글을 써도 되지 않냐고 한 자아가 또 다른 자아를 수없이 유혹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통이 절정에 달해 죽음조차 두려워지지 않는 그 순간에 오히려 눈빛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고, 그것을 선택했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찾아와도 굴복하지 않고 등을 돌려 달아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워 이기겠다는 나를 발견한 순간, 정신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늙은 어부의 이야기를 담은 노인과 바닷속 산티아고 노인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박경리 선생은 실존하는 사람이고 실재하는 삶을 살아냈다.
물론 노인과 바다도 매년 한 번씩 읽을 만큼 짜릿한 감동이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오늘 밤, 박경리 선생이 태어난 통영에서 읽는 토지는 더 큰 감동을 전한다.
마치 번쩍이는 섬광이 머리를 쪼개고 심장이 정통으로 내리 꽂히듯, 감동으로 인해 내가 천천히 변하는 게 아니라, 선생의 정신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태해진 나를 단칼에 내려친다.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다.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 있구나 믿기지 않는 마음으로.
Ⅳ. 문명은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다.
시선이 물건에만 가 있으면 후진국, 물건과 제도에 가 있으면 중진국, 물건도 제도와 철학에 모두 가 있으면 선진국이다.
문명 세계를 물건-제도-철학의 세 층으로 정리했다.
물건, 제도, 철학, 내 삶에 기준이 생겼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 메밀꽃이 피었습니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쾌해졌다.
창업 후 10년이 지난 요즘, 약간의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내 시선이었다. 최근에 육수공장을 설립하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에만 관심을 가졌는데 책을 읽은 후에 한 단계 더 위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난 물건과 제도까지만 보고 있었다. 물건인 메밀국수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팔 수 있을까.
제도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잘 구축할 수 있을까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다음 단계인 철학의 시선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내 시선의 수준을 인정하고 나니 갈 길이 보였다.
물건과 제도를 팔려고 하지 말고 철학을 팔자.
세계에서 철학을 가장 잘 팔고 있는 기업이 나이키다. 나이키를 떠올려보라. 물건이 떠오르지 않는다.
위대한 스포츠 선수들, 새벽에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달리는 사람들, 그들의 땀방울, 그리고 Just do it 나이키는 전 세계에 생산 공장과 매장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라며 제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위대한 스포츠 정신만 얘기할 뿐이다. 이처럼 철학이 확립이 되면 제도와 물건은 저절로 해결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철학을 내세울 것인가? 행복한 식당? 건강한 식당? 다시 오고 싶은 식당? 이런 생각에 잠긴 채 매장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데 여성 손님 한 분이 나를 조용히 부르더니 말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Ⅴ. 누군가의 그림자로 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말하는 안정적인 직업이란, 누군가의 등 뒤에 붙어서 닥쳐오는 위험을 모두 그가 물리쳐줄 거라 믿으며 그 뒤를 졸졸 따라가는 그림자의 삶이다.
그 방향으로 계속 따라가 봤자 영원히 그림자일 뿐이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자기만의 빛을 찾아야 한다. 그 빛을 자신이 정면으로 받아야 한다. 나로 인해 내 뒤에 그림자가 생겨야 한다.
나는 이 원리를 깨닫고 방송국이라는 빛줄기에서 벗어나 요식업, 작가, 강사라는 길로 방향을 틀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내가 당당하게 빛날 수 있는 방향을 찾았다.
본체의 삶을 살게 된 나는 자유롭다. 잠도 여섯 시간 이상 푹 잔다. 언제든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다.
삶의 방향을 찾은 지금은 그림자로 살 때보다 열심히 살지 않지만, 더 안정적이고 자유롭다.
알에서 깨어났고,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웠다.
집오리로 생을 마감하는 대신 원래 내가 태어난 대로 천재 오리가 되어, 원하는 곳을 향해 힘껏 날고 있다.
나라는 본체는 하늘에 있고 내 그림자는 땅에 있다. 그야말로 삶의 질이 하늘과 땅 차이다.
당신은 천재로 태어났다. 당신은 실존하는 본체다. 그림자가 아니다.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다.
몰라서 그랬다. 지금부터 찾아가면 된다. 해답을 가진 건 오직 책뿐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 날아가야 한다.
누군가의 그림자로서 뒤에 숨지 말고 태양의 빛을 정면으로 흠뻑 받아라.
책이 날개가 되어주리라. 박제가 되어 굳어버린 당신의 날개에 뜨거운 피를 돌게 할 것이다.
당신은 천재다.
[ 글을 마치며 ]
책을 읽으면 다양한 장점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좋은 장점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을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살지만 뜻대로 발전이 되지 않거나 생각하는 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 그런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목적성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얼마나 자주 스스로의 삶을 고찰하고 있는가이다.
각각을 단계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 목적성에 대한 고찰은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매일 열심히 살지만 바쁘게 살아가지만 노력한 만큼의 대가 혹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이 왜 살아지고 있는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매우 좋은 예시를 들었는데 2X2는 무엇일까라는 간단한 수식을 통해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이 말의 뜻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타인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매일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어제와 다른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다른 형태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그 시간은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0년 후에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경제의 기본적인 지식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마케팅에 대한 지식도 함양해야 한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어야 하고 정치 제도적인 변화에 대해서고 함께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나아가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분야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럼 10년 후의 발전을 위해서 5년 후에는 이런 점으로 발전하고 싶다를 생각할 수 있다.
3년 후에는 이런 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1년 후에는 이런 변화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고 6개월 후에는 이런 변화 나아가 3개월 후에는 이런 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세분화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면 당장 오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이 과정은 우리의 하루하루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번째는 한 번 세운 계획이 마음에 들더라도 계속해서 변경하고 고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세우고 실천하기로 한 계획을 잘 달성해나가고 있다면 그 시간 동안에 분명히 우리는 변화했을 것이다.
그럼 예전과 다른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는 실력을 가질 수도 있다.
그 실력은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주었을 것이고 나아가 새로운 목표를 수정하거나 설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예전보다 한 단계 발전을 했다면 다음 단계에 대한 도전을 해 볼 수도 있고 다른 과정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도 있다.
멈추지 않고 스스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성장을 해나갈 수 있도록 자신만의 2X2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하자.
참고 도서 :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 고명환 )
* 박천욱님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확신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정말 인상 깊은 구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