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의 문제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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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세련되지 않거나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 마케터들이 언제부턴가 ‘감각적인 마케터’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난 훌륭한 마케터들 중에는 무색무취의 문제 해결사들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감각’에 대한 환상부터 살펴 보면 좋겠습니다. ‘감각’이라는 단어가 가진 풍성한 정체성 중 ‘감각적인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 의미가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되면서, 언제부턴가 감각적인 것은 겉으로 보기에 멋지고 세련되었다는 뉘앙스로 굳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각적인 마케터라는 말은 세련되고 트렌디한 마케터라는 느낌을 풍깁니다. 사실 감각은 훨씬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사전을 찾아 보면 ‘감각적’이라는 것은 감각을 자극한다는 말이고, 감각은 다양한 기관을 이용해 외부의 자극과 징후를 알아 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감각적인 사람’이 보는 사람의 감각을 자극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외부의 자극과 징후를 잘 인지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해요. 전자가 눈을 사로잡는 공작이라면, 후자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섬을 떠나는 도요새입니다. 



일을 하는 우리에게 이 단어를 적용해 볼까요? 일터에서 필요한 감각은 수치화 하기 힘든 ‘정성적인 영역’, 다른 사람들은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미묘한 영역’, 가이드나 매뉴얼이 없는 ‘애매한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여 좋고 나쁨을 가려내, 훌륭한 의사 결정을 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무색무취의 사람도 감각적일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 필요한 ‘감각’에 반드시 취향이나 개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거든요. 


마케터는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감각적인 마케터는 고객이 가진 복잡하고 미묘한 니즈를 캐치하여 고객을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분석가는 해석을 하는 사람입니다. 감각적인 분석가는 남들과 같은 지표를 보고도 이들 사이에 미묘한 연결점을 감지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디자이너는 창작을 하는 사람입니다. 감각적인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느끼는 애매한 불편함을 인식해내 더 나은 경험을 창작하는 사람입니다. 


일터에서 감각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독특한 취향이나 개성이 아니라 다양한 자극과 징후를 알아 차리기 위한 지식과 시행착오를 통한 검증의 반복입니다. 기본적인 감각을 확장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모르는 것은 쉽게 알아 차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통해 어떠한 징후를 감지했다면 활용해 보세요. 효과가 있다면 잘 감지한 것이고, 소용이 없다면 잘못 감지 한 것일 거에요.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나만의 감각을 발달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무색무취의 사람도 감각적인 문제 해결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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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마케터로, 주말에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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