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글을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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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로도 바쁜데 언제 책을 썼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지하철에서 썼다고 답해요.

지하철에서 글을 쓰는 이유 메인 썸네일 : 지하철 이미지


경기도로 이사를 가고 난 이후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평소처럼 지하철을 탄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보니 다들 정신 없이 손가락을 오르내리며 무언가에 빠져 있었습니다. 2년 전 그 때가, 적어도 지하철에서는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을 버는 ‘창작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왕복 3시간의 지하철 안에서 거의 매일 글을 씁니다. 가끔 너무 힘든 날은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하지만요. 붐비는 지하철에서 글을 쓰느라 눈은 침침해졌고, 목은 뻣뻣해졌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두 권의 책(한 권은 올해 4월 정도에 출간 예정입니다)이 저에게 작가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 글을 쓰지 못한다는 답을 내리지만, 질문을 조금만 바꿔보면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없지만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의 경우 주중에는 야근을 하고 주말에는 일 하는 와이프를 기다리며 육아를 해야 하니 정말 남는 시간이 지하철에서 보내는 하루 몇 시간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질문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만약 지하철에서 글을 쓰는게 가능하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단 지하철에서 글을 써보니 몇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앉아서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앉아 갈 수 있는 지하철 경로를 찾았습니다. 조금 돌아가지만요. 신상 지하철(?)은 한 열에 좌석이 여섯개 밖에 없어 조금 더 편하게 앉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관찰해 보니 그런 열차는 매일 같은 시간에 오더군요. 그래서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열차를 탑니다. 


지하철에서 오래 글을 쓰려면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때 무릎에 올려 놓을 가방은 생각보다 높아야 해요. 그래서 부피가 큰 백팩을 쓰거나, 크로스백을 들었다면 머플러처럼 가볍지만 부피가 나가는 소품을 넣어 가방의 높이를 높여 줍니다. 바지도 중요합니다. 나일론이나 폴리 함량이 높은 청바지는 미끄러워서 지하철에서 오래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오히려 마찰력이 좋은 청바지나 트레이닝복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주로 그런 바지를 입고 출근을 합니다. 


평소의 답변이 끝나는 질문에서 조금 더 긍정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크게 힘들지 않다면 몇 가지만 바꿔 시도해 보는 것만으로 안 될 것 같던 일들을 해 낼지도 모릅니다. 올해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할 긍정적인 질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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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직
글쓴이

서현직

주중에는 마케터로, 주말에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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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328
    · 2025-02-05 at 14:12

    디테일하게 핵심을 짚어주시는 글 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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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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