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잘 안 풀릴 땐, 이력서보다 추천서를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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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위한 추천서

진로가 잘 안 풀릴 땐, 이력서보다 추천서를 써보세요.

제가 첫 직장을 들어갔을 땐 다시 이력서를 쓸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퇴사 후에 창업을 했으니 더더욱 이력서를 쓸 일은 없을 줄 알았죠. 하지만 석사, 박사를 지원하고, 교수 임용을 준비하면서 이력서를 다시 쓰게 됐습니다. 그런데 석박사 과정이나 교수 지원에는 일반적인 이력서와 함께 <추천서>를 같이 제출해야 했어요. 그래서 지인들께 추천서를 부탁하면서 ‘저라면 저를 어떻게 추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추천서를 써봤고, 특별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1️⃣ 저의 이력들에 대한 자기 객관화가 생겼습니다.
이력서는 그야말로 저에 대한 히스토리일 뿐이잖아요. 그 각각의 이력과 경험, 성과를 보며 과연 추천할 정도인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씩 따져보니 어떤 건 무난하거나 보편적이었지만 개중엔 추천할 법한 점들이 두드러지더군요. 저의 경우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에서 특진을 했다든지, 중위로 전역 후 특별 선발을 통해 대위로 진급했다든지 하는 부분이 추천 포인트였습니다. 그래서 그 포인트에서 스스로 자부심도 느꼈고, 그 부분을 더 자신감 있게 어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력서가 좀 더 뾰족해졌죠.

2️⃣ 반대로 부족한 부분도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저를 제일 잘 아는 건 저인 만큼 저에 대한 추천서를 쓰면서 괜히 감추고 싶고, 부끄럽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보였습니다. 이력서에서는 잘 안 보이는 약점들이나 성격적인 부분이요. 그렇게 제 스스로도 추천할 수 없는 부분을 보면서 ‘아, 이런 걸 보완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면접 때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준비도 됐습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통해 면접 때 저를 간파한 어떤 면접관분의 질문에 잘 답변할 수 있었어요.

3️⃣ 지원분야에 저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위 1, 2번을 거치면서 제가 저를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게 됐습니다. 그럼 ‘여기는 아직 무리인가?’ 하는 인정과 ‘이 정도면 여기 들어갈 법하지!’하는 자신이 동시에 생겼습니다. 그래서 합격을 하면 좀 건방지지만 응당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패를 해도 그건 제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뻔뻔함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이력서가 아닌 나에 대한 추천서를 써보면 나의 진짜 강점이 뭔지, 약점은 뭔지,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강점은 좀 더 뾰족하게 만들고, 약점은 보완하게 되면서 합리적인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그랬거든요.

그런데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저의 추천서를 쓰면서 스스로를 잘 알게 됐고, 결과에 ‘내 탓’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여러분께도 추천드려 봅니다.

p.s. 사진은 제가 박사과정에 지원할 때 교수님들께 받았던 밀봉된 추천서입니다. 저를 뭐라고 추천하셨을지 지금도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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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운
글쓴이

민병운

광고홍보 대학교수(Ph.D.) · 연구소장 · 베스트셀러 작가│Ex-삼성전자 HR, 스타트업 Founder &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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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365

    자기 객관화는 정말 큰 무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간지럽겠지만 저도 셀프 추천서 한 번 써봐야겠네요ㅎㅎㅎㅎ

WPL 민병운 마케터

민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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