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데요. 영국도 최근 10년간 6,929명의 젊은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네요. 특히 15~34세 사이 자살이 영국 내 주요 사망 원인 1위라는 사실, 그리고 24세 이하 여성의 자살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자살예방단체 CALM(Campaign Against Living Miserably)은 이러한 청소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지난해 청년 자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기 위해 ‘Missed Birthdays’ 캠페인을 기획했는데요. 영국의 자살예방단체 CALM은 어떻게 청소년 자살 문제를 사회적 아젠다로 이슈화시켰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캠페인의 핵심은 2024년 9월 9일부터 11일까지 런던 웨스트필드(White City) 쇼핑센터에 설치된 대형 체험형 인스톨레이션이었습니다. 이곳에는 6,929개의 생일 풍선이 설치됐는데, 각각의 풍선은 지난 10년간 자살로 세상을 떠난 청년들과 그들이 맞이하지 못한 생일을 상징합니다. 축하의 상징인 풍선을 통해, ‘축하받지 못한 생일’이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전달하려고 한 것이죠.
방문객들은 단순히 풍선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가족이 남긴 음성 메시지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과 친구들의 진솔한 목소리는, 통계 너머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을 체험하게 했습니다. 이와 함께 캠페인은 ITV, 아이슬란드 푸드 자선재단 등과 협력해 TV, 라디오, 디지털, OOH(옥외광고) 등 다양한 채널로 메시지를 확장했습니다.
#. 캠페인 성과
‘Missed Birthdays’ 캠페인은 단순한 경각심 고취를 넘어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모든 메시지와 광고는 ‘CALM C.A.R.E. Kit’(https://care.thecalmzone.net/)로 연결되어, 부모와 교사 등 신뢰받는 어른들이 청년과 자살 문제를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구와 정보를 제공했는데요.
캠페인 기간 동안 언론과 SNS, 전국 옥외광고, ITV의 대표 프로그램 ‘This Morning’ 등에서 청년 자살 문제와 유가족의 이야기가 집중 조명됐습니다. 아이슬란드 푸드 자선재단의 후원으로 CALM은 37,000건 이상의 생명 구조 상담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고, 캠페인 이후 자살 예방 대화와 상담 요청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 캠페인 인사이트
1. 숫자를 ‘경험’으로 바꾼 상징적 연출
통계 수치로만 존재하던 ‘6,929명’이라는 숫자를, 실제 풍선과 음성 메시지로 시각·청각적으로 체험하게 했습니다. 이는 추상적 슬픔을 현실적 공감으로 전환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2. 축하의 상징을 통한 반전 효과
생일 풍선이라는 밝고 긍정적인 상징을 정반대의 메시지(상실)와 결합함으로써, 캠페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는 대중이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효과적으로 각인시켰습니다.
3. 유가족의 목소리와 실제 사례 중심
실제 유가족의 목소리와 사연을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메시지에 진정성과 신뢰를 더했습니다. 이는 참여자와 관람객 모두에게 깊은 감정적 울림을 주었습니다.
4. 실질적 행동 유도
단순한 경각심 고취에서 그치지 않고, CALM C.A.R.E. Kit 등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행동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청년 자살 예방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5. 미디어 파트너십과 통합적 확산
ITV, 아이슬란드, JCDecaux 등 다양한 미디어·유통 파트너와 협력해, 전국적·다채널 확산을 이뤄냈습니다. 이는 사회적 대화와 정책적 변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Missed Birthdays’는 단순한 공공 캠페인을 넘어, 사회적 금기를 깨고 모두가 함께 대화와 행동에 나서야 할 문제임을 일깨워줍니다. 캠페인 기획자로서, 우리는 숫자와 통계 뒤에 숨겨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모두가 청년의 생명을 지키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구와 용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이 캠페인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우리 모두가 ‘생일을 잃어버린 청년’이 더 이상 없도록, 작은 대화와 관심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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