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 프로세스가 쌓이면 정크 팀이 됩니다.
이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팀에서 정크 프로세스가 더 많이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팀도 정크 프로세스를 모조리 피하기는 힘들기도 하고요. 제가 관찰한 정크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만들어 지고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 겉보기에는 그럴싸 하지만 목적과 거리가 먼 프로세스가 만들어 짐
비위생적인 상하수도로 인해 쥐가 들끓던 도시 문제로 고심하던 정부가 쥐를 잡아오면 포상을 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비위생적인 상하수도를 고치는데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쥐를 사육하게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목적과는 거리가 먼 정크 프로세스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런 프로세스는 ‘일단 뭐든 하고 있다’는 안심을 주지만 조금만 방치되면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합니다. 진짜 원하는 목적과는 거리가 먼 프로세스이니까요. 급한 마음에 무엇이든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프로세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사람들이 목적이 아닌 다른 곳에 힘을 쓰게 만듭니다.
2. 정확한 의도는 누락된 채 프로세스가 전파됨
처음에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심지어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던 프로세스도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 되며 자리 잡으면서 의도는 빠지고 과정만 남은 정크 프로세스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라포가 형성된 작은 팀에서 효율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운영되던 정기 미팅들이 정확한 의도나 배경에 대한 합의 없이 팀의 몸집이 커지고 위계가 복잡해 안면도 없는 구성원들에게도 그대로 남아 미팅을 위한 미팅으로 운영되거나, 리더의 생각이 모든 구성원에 잘 전달되지 않아 프로세스 자체를 잘 운영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의도 없이 과정만 남은 프로세스는 팀의 레거시가 되어 참여자들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의식처럼 반복 되는 불필요한 과정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3. 멈추자는 선언의 부재로 정크 프로세스가 반복됨
의사결정권자가 명확한 선언을 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프로세스가 반복 되기 시작 하면 정크 프로세스가 됩니다. 당시 그 프로세스가 필요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팀을 둘러싼 사업적인 상황과 협업적인 맥락은 계속 바뀌니까요.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프로세스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는 산더미 정크 프로세스가 만들어집니다. 리더는 옛날에 만든 프로세스가 이미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라도 명시적으로 ‘그만 하자’는 선언이 없다면 구성원들은 이를 계속 반복하고 있을테니까요. 그렇게 지층처럼 쌓여버린 정크 프로세스들이 단단하게 굳어 버립니다.
—
회사와 커리어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저의 책에 있습니다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352819
더 깊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zseo_hj, 링크드인 @서현직으로 DM 주세요 🙂
서현직님의 더 많은 콘텐츠는🔽
https://www.linkedin.com/in/%ED%98%84%EC%A7%81-%EC%84%9C-502062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