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바운드랩 조용민 대표: AI 시대, B2B 비즈니스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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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지난 KPI를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
“AI를 도입하긴 했지만, 실제 문제 해결에 쓰이고 있긴 한 걸까?”
“마케팅, 세일즈, 전략… 우리는 진짜 ‘한 팀’이 맞을까?

기술은 점점 빨라지고, 시장은 점점 예측할 수 없어지는데, 우리는 여전히 각자의 언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케팅팀은 리드를 이야기하고, 세일즈팀은 클로징을 말하고, 전략팀은 방향을 그리죠. 각자 자기 일은 잘하고 있지만, 같은 문제를 보고 움직이고 있는 건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시점입니다.

– 각 부서가 하나의 KPI로 연결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 기술을 ‘조직에 안착시키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질문들에 가장 선명하게 답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IBM, 그리고 구글에서 B2B 비즈니스의 실무와 전략을 모두 경험한 뒤, 지금은 AI 딥테크, B2B SaaS, 컨슈머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과 팀’에 투자하는 조용민 대표님입니다. 조용민 대표님은 B2B Roadmap 2025에서 기술이 아니라 문제 해결 방식의 변화, 도입이 아니라 조직 문화에 AI가 스며드는 조건, “우리가 진짜 풀고 싶은 문제는 뭔가요?”라는 질문 자체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저는 한국과 미국에서 AI 딥테크·컨슈머·B2B 솔루션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중인, 조용민입니다. 피투자 기업은 주로 B2B나 D2C 기업이고요. 저희의 역할 중 하나는 피투자사의 BM(Business Model), 프로세스를 AI로 개선하여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에요.

실제로 B2B 기업에도 많이 투자 유치를 진행중이고요. B2B 기업을 혁신하는 데 필요한 AI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B2C 포트폴리오가 많이 강화돼서 B2B 기업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어요.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조용민 대표 (화면 캡처)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조용민 대표 (화면 캡처)


대부분의 기업은 RFP(요청서)에 적힌 문제를 그대로 해결하려 하죠. 그런데 진짜 좋은 팀은 그 문제를 재정의하거나, 더 큰 문제로 바꿔서 접근합니다. 저희가 인상 깊게 봤던 한 팀은 AI 기사 작성 솔루션을 제안했던 기업이었는데요. 단순히 ‘AI로 다량의 기사 생성’이 아니라, 고객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제안했어요. 

저도 그런 ‘경계를 허무는’ B2B 팀이 있으면 가장 투자하고 싶고 눈여겨보게 되죠.

초기 스타트업이 8~9%의 비중입니다. 나머지 91~92%는 상장사부터 중견기업까지 집중되어 있어요. 그런데 매체에서는 주로 초기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상장사나 중견기업에는 투자유치 홍보가 따로 필요 없기 때문이에요. 초기 스타트업은 제안서도 받고 싶고, 극초기 단계 기업은 숨어서 일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웃음) 저희도 찾아가는 셈이죠. 

맞습니다. 사실상 진검 승부가 일어나고 있는 셈인데요. 투자처를 구하는 기업은 정말 많은데,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VC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앵글이 달라요. 정말 좋은 팀이 딱 맞는 투자자를 찾게 되는 꿈같은 상황은 잘 없는 것 같아요.

저희(언바운드랩)도 365일 내내 투자 심사 미팅을 하는데요. 364일 정도는 거절하게 돼요. 거절이 빈번한 곳이죠. 그러다보니 옥석과 같은 팀을 찾게 되는 것 같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투자의 본질이 ‘거절을 얼마나 잘하고, 거절된 팀이 얼마나 진화했는지를 트래킹하는지’ 라고 생각해요. 심사 한 번으로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는 잘 없어요. 팀을 트래킹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리더가 팀에 던져야 할 질문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이 질문만으로 팀은 사일로를 깨게 됩니다. 구글에서는 개인 KPI, 팀 KPI 외에 ‘One Google’이라는 협업 지표가 있어요. 협업 자체가 평가 대상이라는 거죠. 원팀이 되지 못하는 건 팀원이 게으른 게 아니라, 리더가 잘못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세일즈=매출, 마케팅=리드, 전략=방향” 이런 식으로 역할이 나뉘는데요. 리더가 ‘결국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는 뭔가? 이걸 협업했을 때 얼마나 더 큰 결과물이 나올까?’를 질문하면 판이 달라집니다. 조직이 자기 팀 성과만 챙기는 게 아니라, 다른 팀이랑 부딪힐수록 더 큰 시너지와 성과를 낸다는 걸 조직원이 체감하게 되죠. 

1만 가지 넘는 경우의 수가 있을 것 같아요(웃음).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이츠나 배달의민족이에요. 가게 썸네일 이미지가 예뻐졌잖아요. 음식 사진을 AI가 자동 보정해주고 있는데, 이후로 주문량이 늘어났어요. 기업 매출이 늘어났다는 이야기거든요.

B2B의 예시를 들면요.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은 AI 기반으로 구매 가능성을 예측해 세일즈 효율을 높이고 있어요. 구글 B2B도 마찬가지고요. HD현대는 디지털 조선소를 만들어서 선박 건조 과정을 단축시키려 하고 있고요. 한국콜마도 AI 기술을 탈모 진단 등 맞춤형 화장품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AI는 이미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AI라는 단어를 먼저 꺼내면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대신 ‘우리 팀이 제일 귀찮아하고, 제일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일이 뭘까?”부터 질문해야 합니다.

한 은행에서 증권 관련한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업무를 AI로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시작은 AI 도입이라는 미션이 아니었거든요. 고객에게 무엇을 안내할 때 내부 시스템 여기저기 찾아야 하는 게 힘들었고, AI를 도입해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방식입니다.

따라서 AI를 ‘도입해야 할 기술’이 아니라, ‘불편을 줄일 도구’로 접근해야 해요. 이러한 맥락으로 조직에 묻는 첫 질문은 “지금 가장 짜증나는 업무가 뭐죠?”여야 하고요. 짜증나는 업무가 정의되었다면, 그 업무를 AI가 해결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게 맞습니다. 탑다운으로 ‘우리도 AI 해보자!’고 하면 100 중 99는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금융업에 종사하지만 스스로를 “사용자 경험을 바꾸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사람일 수 있고요. 광고 대행사에서 일을 한다면 “어떤 채널에, 어떤 맥락으로, 누가 볼 때 가장 효과적일지”까지 고민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도구에 집착이 없습니다. 

또한 도구에 집착이 없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아날로그 방식이든 AI든, “이 문제가 진짜 중요한가, 어떻게 풀어야 가장 임팩트가 큰가”부터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AI를 끌어다 쓰기도 하죠.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을 골라 쓸 줄 아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JP morgan의 CEO, Jamie Dimon이 이런 말을 했어요. “내 시간의 90%는 좋은 인재를 찾는 데, 나머지 10%는 그들이 떠나지 않게 붙잡는 데 쓴다.” 스타트업은 특히 이 원칙이 중요하죠. Sergey Brin, Larry Page가 개발한 최고의 제품은 검색 엔진이 아니라 구글의 문화였고 인재 관리 방법론입니다. 토스 이승건 대표의 최고 발명품은 무료 송금이 아니라 토스의 인재 관리 방법론이고요.(웃음) 

시간 관리도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중요한 역량이죠. 그렇지 않으면 성장도 안 되고, 계속 퇴사만 늘어나죠. 인재와의 원온원 미팅 등에 쓰는 시간을 아끼지 마세요. 나중에 더 큰 리스크로 옵니다.

AI가 점점 발전해도 진짜 문제를 정의(Re-define)하고, 그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건 사람이 합니다. AI가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우리가 왜 이 그림이 필요한지”부터 모르면 의미가 없습니다.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이 없는 상태에서는 AI를 잘 쓸 수 없습니다. 기술은 늘상 발전하죠. 우리가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가”를 정의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2~3년 전과 다른 시선으로 같은 업무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진짜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입니다.

이번 컨퍼런스 때는 제가 실제로 만나고 투자했던 기업들, 그리고 함께 진행했던 AI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할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중요하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AI 도입 과정에서 어떤 갈등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AI 기술이 멋있다”보다는, 그 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의사결정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AI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AI 뒤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과 토론을 거듭했는지를 중심으로 들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릴레이 질문’이란? : 릴레이 질문은 B2B Roadmap 2025 컨퍼런스 연사인 인터뷰이가 자신의 비즈니스 고민을 다음 인터뷰이에게 전달하는 릴레이 형식의 특별 Q&A입니다. 연사들이 주고받는 솔직한 고민과 깊이 있는 해법을 기대해 주세요!

정지우님은 저작권 분야 변호사 강연과 자문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는 변호사이자, 20대부터 창작 활동을 계속해온 작가, 문화평론가입니다. 책《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의 공동저자이기도 하고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등 플랫폼에서 짧은 글을 매일 10여 년간 매일 올릴 정도로 꾸준한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 “생성형 AI 시대, 우리 기업을 지키는 저작권 법 이야기” 정지우 변호사 인터뷰 보러가기

Q. 이직이 필수가 된 시대, 나만의 중심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 정지우 변호사

요즘은 ‘한 회사에 오래 몸담는’ 시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요. 모두가 2~3년 단위로 직장을 옮기거나, 독립했다가 다시 합류하는 식의 커리어 패턴을 많이 보이죠. 이런 빠른 이동 속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까가 고민이에요.

A. 어디에서 일하느냐 보다,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 언바운드랩 조용민 대표

저도 이직을 여러 번 했지만, 사실 ‘이직’을 했다는 감각은 없었어요. 그냥 더 좋은 문제를 더 좋은 방식으로 풀고 싶어서 장소를 바꿨을 뿐이거든요.풀고 싶은 문제가 명확하면 큰 불안 없이 계속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장’은 도구일 뿐이고,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향해 꾸준히 가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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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글쓴이

김예지

B2B 기업을 위한 콘텐츠 그로스 마케팅 그룹, 엘리펀트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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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Director (영업팀장)

지오코리아

2025-05-25

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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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대표 / 콘텐츠 그로스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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